[에너지신문]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8일 열린 한국전력 임시주주총회에서 제21대 사장에 선임됐다. 산업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 임명을 받아 6월 1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전 사장 공모에 지원자가 없어 사상 처음으로 재공모까지 진행하면서 정승일 사장이 선임됐지만 대체로 평가는 호의적이다.

여전히 정권 교체시 임기가 1년조차 남지 않은 '시한부' 임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우리는 그의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강한 소신까지 겸비한 그의 리더십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과도기에 에너지업계의 맏형격인 한국전력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반도체전기과장, 에너지산업정책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산업·통상·자원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한국가스공사의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2016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추진하다가 주형환 당시 장관과 의견 충돌을 빚고 사표를 냈던 일화는 향후 한전 사장으로서 소신있는 경영을 추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 사장의 이같은 행보는 혹여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소신껏 한전의 변화를 주도하며 3년간의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 사장이 한전의 수장으로 취임하더라도 넘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당장 2분기 유보한 전기요금 인상을 3분기에 단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부터 유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연료비 변동분을 발전 원가에 반영하기 위해 연료비를 3개월마다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정부가 물가 상승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도 시행을 유보하면서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한전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산업부 전 차관과 한전 사장의 각기 다른 입장에 마주한 그의 소신은 무엇일지 주목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를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 등 한전의 현안 과제와 이를 반대하는 발전사업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정 사장의 행보는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우리는 에너지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깊은 정 사장이 한국전력의 수장으로서 경영능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라고 믿지만 에너지시장의 전반을 두루 살피며 보다 폭 넓게 국내 에너지산업을 이끄는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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