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주 기자
▲ 신석주 기자

[에너지신문] 지난 11일, SK와 LG가 2년 가까이 진행해 온 배터리 소송에서 극적으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을 배상하고, 양측과 관련한 모든 쟁송을 취하하면서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모든 소송절차는 2년여만에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에 관심 쏠린 이유는 미래 핵심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패권을 내줄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중국, 일본업체들의 배터리 경쟁력이 커지는 시점에 국내 기업간의 ‘제살 깍아먹기 경쟁’이 한국 배터리사업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양보가 쉽지 않은 지루한 ‘샅바싸움’을 끝낸 양사는 향후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자로서 협력관계 구축, 한국 배터리 확산을 위해 전력을 쏟아 붙는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에 주력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전기차에서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시장은 매년 25%씩 급성장하는 ‘블루오션’으로 2025년 18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3개사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서 52.8% 점유율을 확보할 만큼 ‘배터리 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상태라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가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중국과 일본, 유럽 등이 급성장하며 혼란에 빠질 배터리 시장 상황을 잘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사자성어처럼 이제는 배터리 3사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전략을 마련,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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