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전기의날 특별포럼'서 발전6사 탄소중립 노력 소개
산업부 "정부-발전공기업 함께 고민해야"...'공정한 전환' 강조

[에너지신문] "지난 20년간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한 발전공기업의 노력이 컸다. 다만 앞의로의 30년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5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56회 전기의 날 특별포럼'에 참석한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탄소중립시대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를 조망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발전공기업들의 노력과 변화, 향후 과제 등이 심층적으로 논의됐다.

▲ 김종갑 대한전기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김종갑 대한전기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럼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탄소중립은 OECD 37개국 중 32개국, G20 가운데 12개국이 선언할 만큼 전 세계적 추세로 자리매김 했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에너지다소비업종 중심의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성희 본부장은 "탄소중립 및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온실가스 배출의 감소세 전환이 필요하다"며 "고효율·저탄소 에너지시스템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제시스템 구현이 에너지전환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화석연료기반 중앙 집중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은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달성하시 위해서는 전원 구성의 변화와 함께 에너지 소비, 공급, 전달체계 등 에너지시스템 전반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공정한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승훈 교수는 "발전공기업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석탄발전 상한제 등에 따라 기존설비 폐지 및 연료전환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PS의무를 이행한다는 관점 이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의 과제와 관련해서는 보상할 것은 보상하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면서 전환을 추진하는 공정한 전환이 중요하다"며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함과 동시에 독일의 사례처럼 석탄발전사, 소속 노동자, 입지 지역 모두에 대한 보상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강승진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서는 6개 발전공기업의 현황과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과 노력, 정책 목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포럼에 참석한 발전6사 관계자들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에너지전환, 신기술 활성화, 적극적인 투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석탄발전 상한제 등으로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발전사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탄소전원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과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전원에 대한 정책지원, 고용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 제공이 수반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발전공기업들이 그간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30년(2050년)은 큰 변화의 시기인 만큼 정부와 발전공기업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발전 6사 소속 패널들의 각 발전사별 탄소중립 노력 현황 및 계획, 그리고 이옥헌 과장의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김민철 한국수력원자력 HSE실장=안전한 원전운영, 신재생발전 비중 확대, 수소 전 주기 기술 및 에너지융복합사업 등 신사업 및 기술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한수원 탄소중립을 조기 달성,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이상규 남동발전 환경품질처장=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4252만톤을 달성했다. 이는 2017년 대비 26.9% 감축한 것이다. 단계적 에너지 대전환으로 201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88%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동훈 중부발전 환경정책실장=탄소감축 예산인지제도 도입, 사내외 위원으로 구성된 탄소중립위원회 설치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각적인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발전연료전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는 물론 CCUS와 산림조림, 외부감축사업 등 수단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700만 톤도 상쇄할 계획이다.

이상용 서부발전 발전운영처장=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습식포집기술 실증을 완료했으며, LNG 복합발전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수소혼소 실증 연구 등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권달정 남부발전 기후대책부장=고탄소배출원에 대한 연료전환 추진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뉴딜 투자 확대, 청정수소 활용 사업 추진 등을 위해 약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재생에너지의 수소변환 및 저장, CCS 기술의 LNG 발전기 적용 등 미래기술 R&D 역시 지속 추진할 것이다.

백강수 동서발전 기후환경실장=기존 석탄발전의 연료전환 추진을 비롯해 바이오연료 혼소 확대, 수소혼소가스터빈 실증을 통한 노후복합발전소 대체 등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30년까지 25%로, 정부 목표 대비 5%p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 패널토의에서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 패널토의에서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발전공기업들은 지난 20년간 원전, 석탄을 주력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한 향후 30년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발전사들의 전원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변화할지, 큰 변화의 시기가 왔다. 정부도 발전공기업과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다.

정부는 지난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 상반기 시나리오 작업, 하반기 분야별 추진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는 게 정부의 역할이나, 전력수급을 담당하는 당국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최대한 현실적인 전력수급 및 계통안정성을 담보해 나가야 한다.

전력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와 가격입찰 방식으로 가야 한다. 석탄발전 시장 역시 발전사간 실질적인 경쟁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정당한 보상(지역경제 및 일자리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현재 논의 중인 에너지전환지원법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 정의롭고 공정하고 질서있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만들어 나가겠다.

또한 재생에너지 PPA, 녹색요금제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린수소 등 새롭게 성장하는 신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부가가치 창출토록 하고, LNG발전의 원활한 전환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발전설비 용량의 2/3는 민자발전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발전공기업의 역할은 크다. 지난 20년간 기여한 부분 인정받음과 동시에, 앞으로의 달라질 환경에 대비한 변화가 필요하다. 발전공기업이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는 향후 30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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