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환경 급변… LNG 직수입 및 터미널사업 리스크 커져
전력거래소, LNG 연료비 평가방안 및 규정 개정 추진 ‘주목’

▲ 광양 LNG터미널 전경.
▲ 글로벌 LNG시장이 최근 크게 변화하면서 신규 LNG직도입, LNG터미널 건설 검토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광양 LNG터미널 전경)

[에너지신문] 국제유가 및 글로벌 LNG시장이 불과 1~2년만에 큰 환경변화를 보이면서 신규 LNG직도입, LNG터미널 건설 검토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력거래소도 LNG연료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전력시장에서의 연료비 평가방법을 재검토하고 있어 향후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민간사의 LNG터미널 건설 확산과 일부 발전공기업과 지역난방회사의 직도입 및 LNG터미널 건설이 검토되고 있지만 불과 몇 년새 글로벌 LNG시장이 크게 변화하면서 신규 사업자의 LNG직도입 및 LNG터미널 건설 추진에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LNG시장은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기준으로 100만BTU(천연가스 거래단위)당 가격이 2018년 8월 100만BTU당 13달러를 넘었지만 미·중 무역전쟁 지속과 글로벌 경제 둔화 등으로 2019년 2.5달러 아래로 하락했었다.

이후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둔화 지속으로 낮은 가격을 지속하다 코로나 19 백신 개발이후 지난해 11월 100만BTU(열량 단위)당 6.5달러에서 올해 1월에는 16.3달러로 껑충 뛰기도 했다. 올해 초 불어닥친 이상기후 영향 등으로 LNG 가격은 4개월 사이 3배 가까이 뛰었다. 최근 LNG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LNG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LNG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글로벌 LNG시장 가격이 요동치면서 LNG도입 및 LNG터미널 건설에 따른 경제성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얘기다.

글로벌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세계 LNG 잉여물량은 1000만톤 이하로 전망된 바 있으며,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세계 LNG 개발 프로젝트가 대체로 2025~6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LNG시장이 기존 구매자 중심시장(Buyer‘s Market)에서 판매자 중심시장(Seller’s Market)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LNG시장에서의 잉여물량이 적을 경우 유가상승, LNG 현물가격 급등을 보이며 판매자 중심시장으로 구분되지만 반대로 잉여물량이 많을 경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유가, LNG 현물가격이 하락하며 구매자 중심시장으로 바뀐다.

고유가 시기였던 2011~2013년까지 LNG 현물가격 급등과 함께 판매자 중심시장이었다면 저유가였던 2014년이후 최근까지 구매자 중심시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LNG현물가격이 급상승하는 등 판매자중심시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의 NYMEX-Henry Hub기준 LNG가격은 2019년 3월말 2.66$/MMBtu에서 2020년 3월말 1.64$/MMBtu로 떨어졌다가 올해 3월 17일 현재 2.53$/MMBtu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하에서 경기 활성화의 일환으로 강력히 추진됐던 셰일가스전 개발 정책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추구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미국 셰일가스전의 LNG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향후 셰일가스전으로부터 LNG를 수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최근 글로벌 LNG시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라며 “향후 연기됐던 LNG개발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더라도 LNG시장환경은 판매자중심시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 천연가스 중장기 도입계약 및 신규 LNG터미널 건설시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늦어지는 발전사의 LNG터미널 건설 검토 결과

민간에 이어 발전공기업의 LNG직수입 또는 LNG터미널 직접 건설 검토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LNG시장 환경변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검토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LNG직수입을 하고 있는 GS와 SK E&S, 중부발전, 포스코, S-OIL 뿐만 아니라 남동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과 지역난방공사, 서울에너지공사 등도 LNG터미널 건설 또는 임대, LNG직수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LNG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할 경우 모두 민간사다.

LNG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GS에너지와 SK E&S의 50:50 합작 법인인 보령LNG터미널과 포스코에너지의 광양LNG터미널로, 현재 저장탱크를 확충중이다.

여기에 순수 상업용 LNG 터미널 사업자로 등장한 한양, 한국석유공사·SK가스·싱가포르 MOLCT사가 합작한 KET, 통영천연가스발전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한화에너지 등이 LNG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특히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고 LNG발전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발전공기업의 LNG직수입과 LNG터미널 건설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전 공기업은 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 직수입 또는 LNG 터미널을 직접 건설하거나 임대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중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발전공기업은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다. 중부발전은 직수입 시행 첫 해인 2015년이후 LNG도입을 통해 연료비를 절감하면서 지속적으로 직수입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2019년 10월부터 보령발전내 건설을 목표로 LNG인수기지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용역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용역결과는 늦어지고 있다. 당초 2020년 4월까지 용역결과를 도출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하반기 예정된 KDI 예비타당성조사 전까지 용역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부발전도 지난해부터 하동발전본부 인근 부지 등을 대상으로 LNG 인수기지 건설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자체 LNG 인수기지 건설 추진을 포함한 ‘LNG인수기지 및 배관시설 임차 법률자문 용역’을 시행하면서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중부발전과 남부발전 모두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LNG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용역 범위에 LNG터미널 직접 건설을 포함해 가스공사 인수기지 및 배관시설 이용, 민간LNG터미널 임차, 천연가스 제3자 판매, 천연가스 도입 연계 LNG벙커링 및 연료전지 등 신사업 검토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평택발전본부의 평택중유탱크터미널을 대상으로 평택 LNG 터미널 건설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했다가 용역발주를 취소한 바 있다.

서부발전은 당시 “국내 가스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사업부지의 활용방안 및 용역 사업범위 등 세부현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취소 이유를 밝혔었다.

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발전공기업, 지역난방사의 경우 LNG 직수입과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LNG터미널 건설, 민간 시설 임대와 가스공사 시설이용 등 다양한 선택권을 갖고 있다”라며 “LNG관련 사업 추진을 서두르기보다는 최근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글로벌 LNG시장과 정부의 정책방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각 사의 환경에 최적화된 선택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LNG 연료비 재평가 나선 전력거래소

이같은 LNG시장의 환경변화는 향후 발전사업자의 전력요금 산정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력거래소는 LNG 직도입 확대, 민간 LNG터미널 건설 확산, 한국가스공사 개별요금제 도입 등에 따라 현재의 연료비 평가 기준을 재검토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연료 도입 및 운영환경을 고려해 연료비 평가방안과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10월 LNG연료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연료비 평가절차 고도화 용역을 시행하면서 올해 중으로 연료비 평가방안과 규정 개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LNG 도입환경 변화에 따라 출현 가능한 LNG 도입모델을 분석할 예정이다. 도입-수송-하역-저장-기화·송출-배관에 이르는 LNG 연료조달 밸류체인(Value Chain)을 분석하고, FOB(본선인도), DES(착선인도) 등 LNG 수송방식에 따른 비용발생 구조도 비교한다.

터미널 자가이용과 임대방식의 차이에 따른 비용발생 구조와 하역, 저장, 기화송출 설비 중 일부만 직접 이용 또는 임차하는 구조와 한국가스공사 개별요금제 적용시 발생가능한 사례 분석, 현 규정에 반영된 LNG 조달구조와 상이한 LNG도입 발생 가능성도 분석한다.

아울러 해외 선진국의 전력시장 변동비 평가사례도 조사할 계획이다. LNG조달 다양성을 보유한 해외 발전사의 연료조달 사례를 살피고, LNG조달 사례별 비용발생구조 및 변동비 평가, 다양한 비용발생 구조를 포괄할 수 있는 비용평가규정도 조사한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사업자의 LNG연료비 제출자료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LNG 연료 조달방식의 다양화에 대응한 표준적 평가 기준도 마련한다. 다변화된 연료조달구조를 포괄 할 수 있는 발전변동비 산정규정을 마련하고 비용발생 형태별 대응할 수 있는 비용평가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한편 신규 LNG 터미널 이용시 초기 재무제표 부재에 대한 비용평가 반영 방안도 살핀다.

기타 특수한 형태의 연료사용에 대한 열량단가 산정기준도 개선한다. 신재생연료원과 주-연료원 혼소시 연료비 평가 기준. 특수관계자 거래 확대 등 다양한 거래형태에 대해 연료비 평가 기준, 현행 LPG 열량단가 산정기준의 적정성 검토 및 개선방안도 도출한다.

전력거래소의 관계자는 “발전사의 연료 도입 절차 분석과 도입 비용 반영기준을 마련하고 발전사 의견을 적시에 반영해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며 “LNG 연료 도입 환경변화를 고려한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