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저탄소‧친환경’ 트렌드 따른 사업 다각화 모색
석유화학‧친환경에너지‧주유소 변신 등 신사업 구축나서

[에너지신문] 정유업계가 코로나19와 친환경 트렌드 등에 따른 석유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며, 이러한 변화를 위한 장기적‧전략적 플랜 수립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30년 이후 원유수요가 정점에 다다르고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대 이후 원유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측했고, OPEC은 저탄소‧친환경 정책 등으로 2040년 이후 감소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석유 메이저인 BP社 역시 2020년대 후반 원유수요의 정점에 이를 것이고, 2030년대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유제품 중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용 연료수요가 탄소배출 저감 추진으로 급감할 것이라는 부정적 영향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 GS칼텍스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 전경.
▲ GS칼텍스의 미래형 주유소 브랜드인 '에너지플러스 허브' 전경.

이에 따라 정유업계도 확 바뀌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즉, 트렌드에 따라 저탄소 생산환경 구축, 부생수소 활용,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화 등 신사업 구축을 위한 플랜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선 GS칼텍스는 저탄소에너지 정책 실천에 나서고 있다. 정유사 중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복합수지를 활용한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드는 친환경 복합수지는 화장품 용기, 자동차 부품 및 가전 부품 등의 원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이를 활용해 GS칼텍스는 아모레퍼시픽과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MOU를 체결한 바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을 위해 재활용하는 경우 이산화탄소를 연간 6만 1000톤 감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을 강화한다. GS칼텍스의 핵심자산인 주유소부터 디지털과 친환경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주유소에 다양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세차사업, 카셰어링사업, 드론‧로봇 배송서비스 등 주유소를 활용한 여러 종류의 사업에 발을 뻗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와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대응,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 등 일반적인 서비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드론‧로봇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성장동력인 미래차 배터리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헝가리 이반차(Iváncsa) 시에 투자해 유럽 제3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이미 헝가리에 유럽1, 2공장을 세웠기 때문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구축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공장을 통해 ‘2025년 연산 125GWh+α’ 생산능력을 보유한 명실상부 세계적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중장기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럽 3공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보다 공격적인 수주를 통해 글로벌 톱 플레이어(Top Player)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찌감치 폐배터리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양극재에서 리튬을 비롯한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소재를 분리해내는 핵심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로 2019년 폐배터리 양극에서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할 수 있는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배터리 폐기 시 유발할 수 있는 토양·해양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 기술력은 “자원고갈 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가치와 안정적 원료 확보 및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로 ‘그린밸런스 2030’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보유한 셰일오일 광구 지분 및 제반 설비를 매각하기로 해 탈탄소 그린밸런스 실행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실탄을 두둑히 챙긴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차원에서 추진중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탈탄소화 사업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신사업의 중심으로 올해 완공되는 초대형 석유화학 ‘HPC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췄다.

HPC는 롯데케미칼과 2조 7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해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설비로,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현대케미칼 HPC를 통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살리기도 핵심과제다. 이를 위해 전기차 충전소를 2023년가지 200개로 확대했는데, 특히 주요 유통업체 물류센터에 전기화물차 전용 충전소를 구축해 전기화물차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아울러, 프리미엄 세차시장, 공유주차 등 유휴공간 활용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 S-OIL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 S-OIL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S-OIL은 올해 총 5조원을 투자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 RUC & ODC(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이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등 ‘석유에서 화학으로(Oil to Chemical)’ 역발상 전략으로 지속성장 동력을 강화한다.

특히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 기존 시설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증대, 에너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수익성 향상 활동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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