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아우디 e-tron 55, 저온에서 충전주행거리 오류 확인
해외규정 적용 306km 제출, 이후 국내 규정 맞춰 244km로 정정
전기차 주행거리 점검 필요…“모사 프로그램 개발 검사 활용할 것”

[에너지신문] 최근 아우디가 인증신청 시 제출한 ‘e-tron 55’의 저온 충전주행거리가 국내 규정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친환경차 주행거리’ 측정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전기차 ‘e-tron 55’의 저온 충전주행거리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이 1월 29일부터 2월 9일까지 측정한 결과, 아우디가 인증신청할 때 제출한 자료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 아우디 ‘e-tron 55’ 충전주행거리 측정 장면.
▲ 아우디 ‘e-tron 55’ 충전주행거리 측정 장면.

아우디는 지난해 2월 ‘e-tron 55’를 인증 신청할 때 저온 충전주행거리 자료를 국내 시험규정과 다른 방법으로 측정해 306km로 제출했다.

해외에서는 저온 충전주행거리 측정 방식을 성에제거만 작동하고 주행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히터의 모든 기능을 최대로 작동한 상태에서 주행한다. 그런데 아우디는 해외(미국) 규정을 적용해 제출한 것.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것을 파악한 아우디는 국내 시험규정에 따라 측정한 ‘e-tron 55’의 충전주행거리 자료를 244km로 고쳐 지난해 12월 9일 환경부에 다시 제출한 바 있다.

이에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시험규정에 따라 ‘e-tron 55’를 측정, 그 결과 상온(20〜30℃)에서의 충전주행거리는 아우디가 제출한 307km 대비 3.6% 높은 318km, 저온(-6.7℃)에서의 충전주행거리는 아우디가 다시 제출한 244㎞ 대비 3.3% 낮은 236km로 확인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6일 연비·전비시험 전문기관인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에너지관리공단, 한국석유관리원 등의 전문가 회의를 통해 시험결과에 대해서 다시 검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주행시험결과 편차(-3.3〜+3.6%)는 내연기관차의 연비 사후조사 허용오차(-5%)와 비교할 때 아우디의 재시험결과는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법률자문에서는 “전기차의 충전주행거리는 인증취소 및 과징금 처분의 대상이 되는 배출허용기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규정과 다르게 시험한 결과를 제출한 사유로 처분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토대로 "아우디측에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충전주행거리 변경인증 신청을 하도록 우선 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e-tron 55’는 601대가 판매됐다. 이에 아우디는 자발적으로 보증기간의 연장, 충전비용 지원 등 소비자 지원방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차량은 보조금 회수 등의 조치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시 저온 충전주행거리를 고려, 보조금 수준이 정해지는데, 아우디 e-tron의 경우 고급전기차 범주에 속해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자체 할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의 사례처럼 현재 해외에서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경우 해외기준과 국내 기준의 혼용해 충전주행거리가 표기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은 어느 기준이 정확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확실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환경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충전주행거리 시험방법, 충전주행거리 등을 잘못 또는 거짓 제출 시 제재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기차 인증 및 사후관리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용량, 모터출력 등 제원을 가지고 충전주행거리를 예측할 수 있는 모사 프로그램을 개발, 전기차의 충전주행거리에 대한 사전 검사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서 출시되는 전기차의 경우, 완성차업체들이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 측정한 후 제출해왔지만, 해외기준과 혼동해 제출한 경우는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해외 전기차의 충전주행거리 기준을 전체적으로 점검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전기차를 환경부가 직접 전수조사하는 것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모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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