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탄소제로위원회 출범…‘탄소중립 위해 한 자리에 뭉쳤다’
납사 이외에 수소‧탄소 등 대체 연료 활용 위한 R&D 추진키로

[에너지신문] 현재 석유화학업계는 연간 약 71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국내 제조업 중 철강(1만 1700만톤)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대표적인 다(多)배출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부분 원료로 사용하는 납사의 열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메탄 등)를 연료로 연소하는 과정에서 CO₂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LG화학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 LG화학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석유화학업계가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한 자리에 뭉쳤다.

9일 석유화학업계는 산업부 박진규 차관을 비롯 문동준 한국석유화학협회장, 나경수 SK 종합화학 사장, 김형준 한화토탈 부사장 등 석유화학 NCC 주요업체 관계자와 최원춘 화학연구원 부원장, 이진원 서강대학교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석유화학업계가 석유화학의 탄소중립 추진 방안과 기업별 탄소중립 추진현황과 건의사항 등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우선 이진원 서강대 교수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저탄소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석유화학 탄소중립 추진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단기 방안으로는 설비효율향상, 촉매 등을 활용한 공정개선, 바이오 플라스틱 R&D 활성화 등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탄소, 바이오납사 등으로의 원료대체, 신재생에너지 전기분해로 등 연료대체 및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석유화학업계는 본격적으로 기업별로 탄소중립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업계 최초로 지난해 7월 ‘205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한 LG화학은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달 ‘203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하고, 친환경 사업 등에 5조원 투자 등 2030년까지 친환경 부문 6조원 규모 성장 목표로 삼았다.

SK종합화학은 그린중심의 딥 체인지(Deep Change)를 목표로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이상으로 확대하며, 여천NCC는 에너지효율 면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설비 및 공정개선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토탈은 프랑스 토탈社의 2050 넷제로 선언에 맞춰 세부 이행방안을 검토 중이며,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는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아직 연구개발 단계인 석유화학 연료 및 원료 확대기술에 대한 선제적 도입을 위해 관련 R&D 지원확대와 투자세액 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들이 RE100 추진 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원활히 도입할 수 있도록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REC) 등 제도 활성화를 요구했다. 

아울러 ‘자발적 에너지효율 목표제’에 참여,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 확대 요청과 배출권 거래제 관련 ’배출권 유상할당 경매 수익‘을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활용 및 ’해외 상쇄 배출권‘에 대한 국내 사용한도 확대도 건의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박진규 차관은 격려사를 통해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하며, “산업부는 민간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탄소중립 산업전환 거버넌스 운영 △탄소중립 산업대전환 전략 수립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 특별법 제정 △대규모 R&D 사업 추진 △세제·금융·규제특례 등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석유화학은 다른 어느 업종보다도 수소, 탄소,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폐플라스틱 등을 원료 및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제조기술 개발이 시급하므로, 대형 R&D사업을 기획하여 이를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차관은 출범식 참석하기 앞서 SK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석유화학 원료 및 연료 등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SK 환경과학기술원은 올해 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실제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 사용가능성 등을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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