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LNG기지 어업피해보상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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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인수 기자
  • 승인 2021.01.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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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한국해양대 조사용역 계약금 반환청구’ 법원서 기각
판결문 “염소 조사의무 불이행ㆍ소음 실증 불이행” 다툼 여지
최종보고서 채택 여부 놓고 가스공사와 보상대책위원회 ‘이견’
통영LNG 기지 전경.
통영LNG 기지 전경.

[에너지신문] 한국가스공사가 한국해양대를 상대로 한 ‘용역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이 대구지방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통영LNG기지의 ‘염소 및 소음 어업피해 조사’에 따른 피해 보상 논란이 또다시 점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한국해양대의 최종용역보고서 채택 여부는 타 LNG기지 뿐만 아니라 해안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복합발전소 등 타 지역의 에너지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중요한 이슈기 때문에 향후 피해보상시 조사결과 반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구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정욱도)는 지난 14일 한국가스공사가 한국해양대 산학협력단을 상대로 제기한 용역 계약금 반환 청구를 기각하고 잔금과 이에 대한 연 6~12%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른 잔류 염소 발생원 조사와 소음현장 실증 실험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용역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해양대는 2015년부터 가스공사로부터 의뢰받아 통영LNG기지에 대한 ‘염소 및 소음 어업피해 조사용역’을 시행, 2017년 3월 최종보고서를 가스공사에 제출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이 용역과 관련해 용역수행자인 한국해양대가 상호 계약한 내용대로 용역을 이행하지 않아 수차례 성실한 계약 수행을 요구했지만 거부해 부득이하게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용역 계약 총액은 16억 9400여만원으로 용역 진행 상황에 따라 4차례에 걸쳐 13억 1600만원이 순차 지급됐다. 잔금은 용역이 완료되면 지급키로 한바 있다. 이번 대구지방법원의 판결에서 가스공사의 ‘용역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이 기각됨에 따라 항소하지 않는 한 한국해양대에 잔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향후 한국해양대의 용역보고서가 채택될지, 가스공사가 추가적인 법적 다툼을 벌일지 이 지역 어업피해 보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역 피해손실보상대책위원회에서는 가스공사가 ‘용역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에 한국해양대의 최종용역보고서를 채택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업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가스공사는 이번 소송은 한국해양대 용역에 대한 원상회복 소송으로 1심 판결은 “용역을 수행했다”고 용역 수행여부에 중점을 두고 판결한 것으로, 염소 및 소음에 대한 어업 피해여부 결정 청구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판결문에서도 다른 잔류 염소 발생원에 대한 조사의무 불이행, 현장 소음 관측의 실증 실험 수행의무 불이행을 인정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통영LNG기지 건설공사와 관련해 2002년 약 330억원의 1차 어민 피해 보상을 시행했고, 이후 ‘통영기지 운영 및 제2부두 건설공사’에 따른 어업 피해보상을 위해 2015년 약 356억원(2차)을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그동안 지급한 피해보상금은 총 685억원 규모다.

2015년 2차 피해보상 당시 가스공사와 피해손실보상대책위원회는 염소 및 소음에 대한 추가 피해여부를 확인, 조사키로 하고, 이후 한국해양대학교에 용역을 의뢰해 2017년 3월 최종보고서가 가스공사에 제출됐다.

제출된 한국해양대의 최종보고서에서는 염소와 소음에 따른 어업피해가 상당부분 인정된다고 결론냈다. 통영기지는 최대 20만여톤의 바닷물을 끌어와 기화기의 열원으로 사용한 뒤 다시 바다로 방류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화기 등 핵심 설비 보호 및 운전장애 방지를 위해 염소를 투입한다. 염소가 해조류, 어패류 등의 부착 및 성장 억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보고서에서는 국내외 논문과 자체 생물검증 실험을 토대로 ‘피해 유발 최소 염소 농도(임계치)’를 리터당 0.08ppm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통영기지 인근 바다 48곳을 지정해 표층, 중층, 저층에서 월 2회 잔류염소를 조사했다는 것.

실측 결과, 통영기지에서 동쪽(거제도 방향)으로 7km 떨어진 해역에서도 평균 0.12ppm의 염소가 검출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양생물과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준의 잔류염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리가 생물에 불편한 진동(공명)을 유발한다는 점을 들어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어민 주장에 힘을 실었다. 통영기지 주변은 소음이 큰 대형 LNG 운반선이 매월 10회 가량 수시로 오가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해 영향권은 항로 좌우 1.3km, 생산감소율은 7.2%에 이른다고 봤다.

이에 가스공사는 한국해양대의 최종보고서는 ‘오류 보고서’라며 채택을 거부했다. 최종보고서에서 잔류염소 임계치를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리터당 0.08ppm로 너무 낮게 설정했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에서는 배출수 잔류염소 농도를 0.1ppm 이하로 관리하고 있으며, 더구나 실측치 평균이 이보다 높게 나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기타 요소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용역 수행자가 상호 계약한 내용대로 용역을 이행하지 않아 수차례 성실한 계약 수행을 요구했지만 거부해 부득이 소송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스공사는 국내에서 염소의 해양생물 위해성이 인정된 사례가 없고, 패류는 청각기능이 없어 소음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며, LNG선박 뿐만 아니라 타 선박도 운항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가스공사는 타 대학교에 최종보고서에 대한 검증 용역을 의뢰한 결과, 한국해양대와는 상반된 의견서를 접수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긴급히 이 지역 국회의원이 중재에 나서며 지난 22일 한국가스공사 생산본부장 등 관계자들과 이 지역 어업피해손실보상대책위원회 간 간담회가 열린 것으로 전해져 향후 어업피해보상을 둘러싸고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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