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은 정책방향·ESG 금융은 재원 수혈
유가 50달러 유지하면 탄소배출권 가격 강세

[에너지신문] 2020년을 되돌아보면 코로나 팬데믹을 빼고 얘기를 풀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이 결국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는 위기로 한층 다가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중 인류가 가장 두려워했던 위기가 바로 보건분야인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한마디로 규정하면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 전시(戰時)’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을 찾다 보니, 컨택트에서 언택트으로 비즈니스가 변화하고, 이쁘게 화장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며 생활하다 보니 혼술, 혼밥하는 문화가 생겼다.

이런 비정상적인 성장 속에서 아직도 연탄나르기를 마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업인양 이를 홍보하는 한심한 기관이나 기업들이 있다. 이를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열심히 하던 시절이 있다. 이는 그린뉴딜도 ESG금융도 아니다.

ESG금융은 E(Environment), S(Social), G(Governance), 즉 환경을 고려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건전한 지배구조를 가진 사업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요즘 세간에 핫한 주제이다. 2021년의 그린뉴딜정책과 기후에너지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ESG금융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린뉴딜과 ESG금융은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뼈와 살 vs 피’ 같은 관계이다. 그린뉴딜에 대한 큰 그림이 없이 ESG금융은 주먹구구가 될 소지가 높다. 그린뉴딜은 그린(살)이라는 색을 정한 바와 같이 뉴딜(뼈대)을 이루는 정책방향을 정한 것이라면 ESG금융은 이를 위한 재원조달, 즉 면역체계가 정상화되도록 수혈이 가능하도록 한다.

ESG금융은 과거 녹색금융, 탄소금융과 지향하는 바가 같다. 저탄소경제 구현을 위한 재원조달을 용이하게 해준다. 다만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방식의 결이 다소 다르다. 녹색금융이 2차원적이고, 탄소금융이 3차원적이라면, ESG금융이 4차원적으로 입체감을 더한다. 따라서 합의를 이루는 대상 폭이 넓어지며 투자대상 또한 넓어진다.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기후정책의 실효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즉 미국이 빠진 합의는 의미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래서 2021년은 바이드노믹스와 함께 그린뉴딜의 박차를 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성장통
그린뉴딜은 에너지전환정책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믹스를 크게 흔들 수 있는 힘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는 돼야 한다. 즉 기존연료의 희생이 필요하다. 석탄을 가스가 대체하고, 가스를 신재생이 대체하는 정도의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에 따른 고통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에너지시장은 더 이상 수요와 공급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140달러 유가를 목격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는 마이너스 유가를 경험했다.

140달러짜리 원유와 마이너스달러의 원유는 다른가? 똑같다. 금융시장의 위기가 에너지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리스크 변형을 가져온 것이다. 이 뿐인가? 암호화폐가 금을 대체할거라는 두려움과 경외심이 또 다른 형태의 패닉바잉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그나마 안전한 시장은 탄소배출권거래이다. 바이드노믹스는 ‘규제와 인센티브’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온실가스규제와 배출권거래’이다. 탄소배출권은 유럽과 국내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아멕스에도 지난 하반기부터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을 인덱스로 하는 상품이 출시, 거래되고 있다.

영리한 서학개미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배출권을 포함시키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에너지전환의 기회비용을 반영한다. 예를 들면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는데 드는 비용이 탄소배출권 가격인 셈이다. 즉 2021년 배출권가격이 상승세에 있다는 것은 석탄보다 가스가격 상승폭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유수 에너지전문기관들의 전망치를 요약하면 2021년 에너지-기후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하느냐가 전반적인 시장무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연말까지 유가가 50달러대를 유지한다면 에너지가격과 탄소배출권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이다. 석탄의 경우 2021년을 마지막으로 피크를 장식할 것이라는 전망은 공공연하다. 문제는 가스인데 악재와 호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IMO규제로 인해 LNG벙커링 수요가 현실화되고 발전용 가스수요가 견고할 전망이지만 가정상업용 수요는 그린뉴딜의 힘을 받은 신재생에너지가 재빨리 채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이 에너지시장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가인데, 이는 결국 유·가스 가격의 변동성(volatility) 확대로 발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할 부분이다. 즉 고통없는 성장은 없기 때문이다.   

2021년은 국내 배출권거래의 진화를 목격하는 해가 될 것이다. 파생상품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국내 에너지시장이 자율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출권 파생상품을 도입한다는 것은 신선하다 못해 혁신 그 자체이다. 배출권 거래의 리스크를 헷징하는 수단인 파생상품은 가격시그널을 통해 견조한 시장운영을 도와줄 것이다.

이로 인해 유동성 확보는 물론 효율적인 시장운영이 에너지시장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데 조용하지만 큰 파고를 예고한다. 전문가는 알 것이다. 탄소금융을 잘 활용한다면 시장변화를 가장 빨리 직감하게 된다는 것을. 여러분을 목격할 것이다. 작은 파도가 큰 파도를 만들어내는 것을.

ESG경영, 리질리언스를 중시하는 핵심전략
2021년을 맞이하면서 코로나 1기가 2기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견뎌야만 한다면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긴 터널을 지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

다행히 ESG금융에 대한 관심은 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꽤하는 우리에게 좋은 내비게이터가 될 것이다.

ESG 금융은 과거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수직적인 체계보다는 수평적인 체계를 점검하라고 주문한다. 따라서 보편적으로 에너지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탠스다. 주변환경에 따라 스탠스는 바뀌어야 한다. 고정관념을 깨는 시각이 필요하다. 금과 달러가 그 역할을 비트코인에게 나눠주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지형에 따라 때로는 왼발을 열어야 한다.   

둘째, 밸런스다. 헤드업을 하지말라는 얘기는 균형을 잃지 말라는 얘기이다. 균형있는 발전은 상생 비즈니스,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를 필요로 한다.

특히 신산업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요구한다. 즉 혼자 독보적으로 앞서나가는 기업환경은 독점의 함정에 빠진다. 점차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환경은 허용되지 않는다. 함께 장수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임팩트다. 타수를 줄이는 전략은 정확한 임팩트에서 나온다. 정확한 임팩트는 내 스윙에 대한 정보가 완벽할 때 가능하다. 전문가를 가까이 하라는 뜻이다.

ESG 금융이 핫해지면서 여기저기에서 꾼들이 꼬인다. 옥석을 가려 전문가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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