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앞서가는 고도의 R&D 체계 확보해야
中 물량공세에도 국내기업 판로개척 앞장서

[에너지신문]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흰색을 의미하는 ‘신(辛)’과 인내와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소를 의미하는 ‘축(丑)’이다. 황소의 힘찬 기운으로 올 한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소멸시키고, 신재생에너지 업계 종사자 모두가 건강과 행운을 얻기를 기대해본다.

올 한해는 그린뉴딜, 탄소중립 선언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계가 혁신적인 역할을 해야만 하는 시기다. 화석연료 남용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이미 전 지구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기후위기가 발생하며 그 영향은 증가 일로에 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했으나, 산업화 이후 1℃가 올라간 상태이며, 이제 나머지 1℃만 남았다. 지구 빙하기에서 간빙기까지 만년에 4℃가 올랐으나,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100년 동안 1℃가 올라 지구 평균온도 상승률이 25배 빠르다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화석연료를 남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EU의 그린딜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미국의 파리협약 재가입, 그리고 중국 2060년 및 일본 2050년에 이어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화석연료 중심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대전환의 시대를 열었다.

화석연료 비중이 높고, 특히 탄소배출량 세계 7위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탄소중립이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지만, 주요 선도국과 함께 기후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은 향후 미래 먹거리 창출과 탄소중립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 에너지 체계를 순조롭게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고, 탄소중립 로드맵을 착실하게 수립해 지체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제정 및 정비 △R&D 고도화 △고용연계와 확대 △대국민 홍보 △지자체와 유기적인 관계 △그린에너지의 수출 경쟁력 강화 등 국가 시스템 전체의 재점검이 요구된다.

첫째로 경제구조의 저탄소화를 위해 탄소 발생량이 많은 석탄화력 중심에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의 관련 법제도 개선과 그린뉴딜, 에너지전환기본법 등의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신재생법, 전기사업법 등 관련 정책과 시책을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설치·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또 사업자에게는 국제 에너지시장 변화에 적응이 가능하도록 적정한 비용 회수와 편익을 나눌 수 있는 전력시장 개선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기관의 강력한 협조가 필요하다. 신재생 에너지에 맞는 신속한 계통연계, 간헐성 보완이 되는 다양한 주변장치 개발과 전력시장 운영 제도 등 고도의 기술과 선제적이고 선진적인 시장의 개선 노력이 수반될 수 있는 체계의 완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둘째로 햇빛, 물, 지열 등 자연을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한차원 높은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해 물량공세와 규모의 경제로 가격만을 앞세우는 나라와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개발하고 한발 앞서가는 고도의 R&D 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일본, EU, 미국 등의 주요 태양광 기업은 중국의 물량공세로 문을 닫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힘입어 다수의 기업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내수 물량 증가와 품질 우위를 앞세워 당당하게 수출전선에 뛰어들어 판로 개척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셋째로 대국민 홍보가 매우 중요하다. 탄소중립 사회는 국민 개개인이 이를 직시하고 기후위기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연관성 있는지 인지를 해줘야 한다. 사실 산업화가 발달한 선진국들은 탄소 다배출국으로, 그 영향을 받아 지금은 산업화가 미진한 적도 인근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주를 해야 할 지경에 놓여 있다. 문명의 이기주의가 비문명 국가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를 ‘기후악당’이라고 한다.

EU의 그린딜 정책 중의 하나가 바로 공정전환이다. EU 국가 하나라도 탄소 배출이 증가하면 그린딜이 안되기 때문에 공정하게 모두가 배출을 줄이자는 정책이다.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보급과정에서 주민수용성 문제에 부딪혀 확대가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다.

▲ 가시리 국산화 풍력발전단지.
▲ 가시리 국산화 풍력발전단지.

현재의 주민수용성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기후위기가 몰고 오는 결과가 어떤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동해바다의 명태가 사라지고, 난류어종이 밀려오고, 사과와 감귤이 계속해서 북쪽지방으로 생산지가 이동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국민 개개인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과 지역이 가진 신재생에너지를 개발, 분산형 전원으로 사용을 촉진해야 한다.

넷째는 고용연계와 확대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고용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 추세다. 유연성은 재사회화와 연결돼 다른 직업을 구할 때에는 직종 전환교육을 통해 타 직종으로 순조로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기존의 인력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인력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데, 동일한 대우를 해줘야 빠른 전환이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화석연료는 대규모 투자와 그동안의 많은 지원책으로 임금 구조가 높은 것이 현실이며, 신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 산업발전이 초입 단계여서 임금차이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인력의 전환이 어려운 것인데, 정부 및 관련 공공기관이 순조로운 전환을 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EU 30%, 미국 20%, 일본 10% 대에 반해 우리는 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인허가 통합기구, 집적화 단지, 이익공유제 등 관련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에 권한과 책임의 위임, 중앙부처와 유기적인 협조체계, 보급목표를 부여함으로써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지자체 역할 및 인센티브가 요구된다.

또한 적극적인 수요개발도 필요하다. 기존 주택의 옥상, 고속도로 방음시설, 교육시설, 주차장, 유휴 공유지 등 사회생활 공간에서 활용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수요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적극적 지원정책으로 전환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가야 할 것이다.

여섯째로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형 경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내수 시장은 협소해 국내 보다는 해외에 널리 알려진 제품이 많다.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원전을 비롯해 석탄, LNG 등 우리나라가 화석연료 중심이어서 에너지플랜트 수출은 정부가 직접 수주전에 뛰어든 경우도 많다.

신재생에너지도 단품 수출에서 벗어나 발전 플랜트 및 민간건설과의 통합 수주 등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도 테스트베드를 갖추고 장기 실증을 거쳐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의 새만금단지, 에코델타시티, 카본프리아일랜드 등을 통해 실증 경험을 쌓아 하루빨리 해외 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에너지전담 부처가 설립되고 탄소중립 위원회 등 미래 저탄소 사회로의 공정한 진입을 위해서는 그간 쌓아온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과거를 뒤돌아보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 로드맵 수립과 과감한 추진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신산업화 및 수출산업 성장으로 일자리와 국부 창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1년을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원년으로 삼고, 각종 대책이나 규제, 법제도 등을 재점검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반을 공고히 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성장해 나가길 희망한다.

신재생 미래에너지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지만, 다가올 미래 세대를 위해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해 그린에너지 거점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협회가 앞장서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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