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그린 뉴딜의 방향: 진단과 제언' 브리프 발간
국내 고유 여건 효과적 반영...에너지민주화 함께 추구

[에너지신문]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은 한국판 그린 뉴딜에 대한 진단과 정책 제언을 담은 정책 브리프 '한국판 그린 뉴딜의 방향: 진단과 제언'을 발간했다.

이번 브리프에서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장기적 에너지시스템 전환의 관점에서 한국판 그린 뉴딜의 역할을 조명하고, 시스템 전환 추진 과정에서의 주요 장애요인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특히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 탈규제화, 에너지민주화를 기본 방향으로 하는 장기 에너지시스템의 비전으로서 '그린에너지 통합시스템(Sector Coupling)'을 제시했다.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기반으로 에너지원(가스·수소, 열 등)이 서로 통합되고 이를 통해 산업·건물·수송 등 에너지 소비 부문이 서로 연계되는 시스템이다.

브리프는 한국판 그린 뉴딜과 장기 에너지시스템 전환의 성공적 접목을 위해 △전력망 보강·관리체계 고도화 및 전력도매시장 제도 개선 △합리적이고 단계적인 규제개선을 통한 민간 투자 촉진 △온실가스 難감축 업종 감축 역량 강화 지원 △지자체·지역 주민의 역할과 참여 강화 △정책 효과와 국민 체감도를 제고하는 융·복합형 사업 확대 등의 정책 과제들을 제안했다.

울산시에 위치한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전경.

한국판 그린 뉴딜, 올바른 방향은?

한국판 그린 뉴딜은 다른 주요국과 유사하게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이를 저탄소·친환경 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美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청정에너지 중심 2조달러 투자 공약, EU의 그린딜 및 유럽회복계획 등 주요국은 각자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 7월 발표된 한국판 그린뉴딜은 생활 인프라와 에너지의 녹색 전환과 녹색산업 혁신 추진으로 탄소중립(net-zero) 사회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 집중 지원할 5대 대표 과제를 지정했다. 디지털 뉴딜과의 융복합 과제를 포함하는 5대 대표 과제는 △그린 스마트 스쿨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다.

한국판 그린뉴딜에는 2022년까지 총 32조 5000억원(국비 19조 6000억원), 2025년까지 총 73조 4000억원(국비 42조 7000억원)이 투입돼 2025년까지 일자리 65만 9000개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브리프는 구체적인 사업과제 중심의 중기 이행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판 그린뉴딜에 우리의 고유한 여건을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에너지시스템의 구조전환의 비전을 반영하고 관련 장애요인들을 해결하는 대안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기존에 추진해 온 사업들 대비 차별성과 효과성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아울러 에너지 전환의 국제적 추세인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와 더불어 전력시장의 진입규제·요금규제, 취약한 시민참여 등 국내적 특수성을 고려해 탈규제화 및 에너지민주화의 방향성도 함께 추구될 필요가 있다.

브리프는 단일 전력계통, 에너지다소비업종 중심의 산업 구조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한국판 그린 뉴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신뢰성 있고 지속가능한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으로 전환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이 구현되면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열 등의 타 에너지원으로 변환·활용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계통과 최종에너지소비부문에서 활용함으로써 에너지시스템 안정성 제고와 온실가스 難감축 부문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 중인 가시리 국산화 풍력발전단지.

5개 정책 과제, 구체적으로 반영돼야

브리프에서는 에너지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예상되는 장애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그린 뉴딜에 더욱 구체적으로 반영돼야 할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전력계통 안정성 강화다. 태양광, 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급속한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 망 투자, 실시간·보조서비스시장 개설 등 전력 시장 제도 개선, 차세대 전력망 관리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온실가스 難감축 업종의 탈탄소화다. 탄소 중립 이행을 위해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에너지다소비업종과 화물운송 및 난방 등 온실가스 難감축 업종의 탈탄소화 전략 마련 및 차세대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지원이다.

세번째는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단계적 규제 개선이다. 정부·공공부문 재정투자의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계적 규제 개선을 통한 민간부문의 자발적 투자와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합리성과 수용성을 고려, 신재생에너지 입지 규제 기준을 체계화하고 'One-Stop-Shop' 제도 등을 통해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력소매시장 진입규제, 요금규제 등에 대한 단계적 규제 완화를 통해 분산자원(DER) 중심의 다양한 에너지신사업 모델에 민간 투자와 참여가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네번째는 지자체, 지역 주민의 역할과 참여 강화다. 지자체 및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특화 친환경 커뮤니티 성공 모델을 창출·확산시키고 실질적인 지역 분권화가 구현되도록 지자체의 행정력과 예산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 기존의 개별 사업 단위 예산 지원 방식에서 포괄보조 방식으로 전환, 지역 특화 사업 개발의 자율성과 예산 집행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융·복합형 사업 확대다. 개별 단위사업 중심보다는 서로 시너지 높은 사업들을 패키지화한 융·복합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 사업추진 효과를 극대화하고 국민들의 체감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브리프는 유망한 신규 융복합 프로젝트로 '스마트 제로에너지커뮤니티(가칭) 융복합 사업' 및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 기반 구축 사업'을 제안했다.

스마트 제로에너지커뮤니티(가칭) 융복합 사업은 디지털뉴딜의 스마트시티에 그린뉴딜의 에너지 사업들을 결합, 커뮤니티 단위에서 추진되는 융복합 사업이며,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 기반 구축 사업은 제주도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인해 계통 운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그린에너지 통합 시스템의 핵심 요소기술(P2G, P2H, V1G, V2G 등)에 대한 대규모 기술 실증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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