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기본계획안 발표...건설 재개 가능성 낮아져
원자력계 “원전 축소로 탄소중립 불가‧전기료 상승”

[에너지신문] 현재 건설 중단 상태인 신한울 3,4호기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사실상 제외됨에 따라 향후 건설 재개 가능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기조로 볼 때 건설 재개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전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보고했는데 신한울 3,4호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건설 재개 여부를 산업부 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산업부가 신한울 3,4호기를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울원전 3,4호기 전경.
▲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당초 신한울 3,4호기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건설이 중지됐다.

원전 운영권을 가진 한국수력원자력은 2018년 이사회를 통해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하고 아직 건설단계에 돌입하지 않은 천지‧대진원전을 백지화시켰으나 신한울 3,4호기의 거취는 결정하지 않았다. 당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발전사업 허가가 유효하기 때문에 (한수원이) 자의적으로 건설 취소를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원자력계가 가장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인 만큼 부담을 느낀 산업부와 한수원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2월 발전사업 허가를 득한 이후 건설이 유보된 상태로 3년을 보냈다. 현행 전기사업법 상 발전사업 허가 취득 후 4년 이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2월이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신한울 3,4호기가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누락되면서 건설 재개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2월까지 공사 재개 또는 사업 허가기간을 연장해야 하는데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돼 동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아직 폐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2022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시점에서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으나 현 정부 집권 하에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실상 내년 2월까지 건설 재개 결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수원은 내달 이사회 등 내부 논의를 거쳐 발전사업 허가 연장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원자력계는 탈원전 정책기조를 유지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 탄소중립’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원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들도 우리처럼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들은 원전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원자력과 석탄을 동시에 축소하고 그 공백을 LNG와 신재생으로 대체하면서, 전기요금도 올리지 않고 탄소중립을 이행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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