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국내 최초 주민참여형 풍력단지 운영 중
신재생 종합감시운영시스템, 계통안정에 큰 역할

[에너지신문] ‘Carbon Free Island Jeju by 2030(CFI 2030)’을 추진 중인 제주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용량은 전국평균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의 신재생 설비용량은 2012~2018년간 연평균 42.1% 증가했으며, 특히 2018년 기준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8.9%로 이는 전국 기준(4.7%) 보다 6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제주도는 요즘 신재생에너지의 ‘핫 플레이스’라고 할 만큼 지자체, 지역주민들의 청정에너지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본지는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설비인 ‘가시리 국산화풍력단지’, 그리고 전력계통을 모니터링 및 분석하는 ‘신재생에너지 종합 감시운영시스템’ 현장을 방문했다.

▲ 제주 가시리 국산화풍력단지 전경.
▲ 제주 가시리 국산화풍력단지 전경.

가시리 국산화풍력단지, 주민수용성의 ‘롤 모델’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공동목장 일원에 조성된 가시리 국산화풍력단지는 국내 최초의 본격 주민참여형 풍력발전 사업으로 그린뉴딜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2012년 4월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시리 풍력단지는 총 15MW 규모로 한진산업(1.5MWx7기), 유니슨(750kWx3기), 효성(750kWx3기) 등 100% 국산 풍력발전기를 도입, 운영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풍력발전 설비용량으로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2016년 PCS 3MW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보완을 통해 현재까지도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당시 총 사업비는 435억 8300만원으로 국비 254억 6700만원, 도비 181억 1600만원이 투입됐다. 2009년 국내 최초로 부지선정 공모를 통해 가시리 공동목장을 선정했으며 기본‧실시설계 및 사전환경평가 검토용역을 거쳐 조달청과 풍력설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건축계획심의를 완료하고 개발사업승인시행 및 전기사업허가를 득하며 2010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이어 풍력발전 전용선로 공사 진행, 표선변전소 계통연계 등의 추가작업을 진행했으며 2012년 4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운영은 2013년 11월부터 제주에너지공사 맡고 있다.

가시리 풍력단지는 국내 최초로 부지선정 공모를 통한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사업’이라는 점에서 추진 당시부터 주목받았다. 또한 100% 국산 풍력발전설비를 도입, 국내 제조사의 트랙레코드 확보를 통한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시리는 공동목장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연간 3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는 마을 발전을 위한 중요 재원으로 쓰이고 있다. 이는 지자체, 운영기관, 주민들의 상호 협력을 통한 다자간 윈-원전략 실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풍력단지가 건설되기도 전에 갈등을 빚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가시리는 풍력단지 운영을 두고 제주에너지공사와 지역주민간의 마찰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가시리 풍력단지 현장에서 만난 정윤수 가시리 이장은 “일부 주민들이 공동목장에서 방목하는 가축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풍력단지 건설을 반대하기도 했으나, 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지금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풍력단지가) 주민들의 거주지역과 멀기 때문에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정 이장은 “제주에너지공사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마을의 공동재원으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으며, 가시리가 청정에너지 생산에 일조한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계통 안정 책임지는 ‘신재생 종합 감시운영시스템’

제주 지역은 ‘Carbon Free Island(CFI)’ 정책 추진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 신재생에너지 개발계획에 따르면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2016년 344MW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2255MW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CFI 달성 목표 연도인 2030년에는 4311MW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 급증에 따라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은 필수적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운영, 관리하고 있는 제주 신재생에너지 종합 감시운영시스템은 전력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력생산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감시운영시스템은 △신재생 발전현황 분석 △기상예측 △신재생 출력 예측 △신재생에너지 안전도 평가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전압별 연계현황 운전자료를 분석 및 제공하고, 신재생발전 전력품질을 분석하고, 이를 평가한다. 아울러 매 15분 주기로 신재생에너지 설치지역의 기상 상황 예측을 수행하고 풍속, 풍향, 일사량, 온습도 등 풍력과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 신재생에너지 출력예측은 물론 안전도 평가 및 한계용량 산정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605MW)의 약 75%를 대상으로 감시운영시스템의 출력데이터 취득 및 분석이 이뤄진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향후 1MW 이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출력데이터 취득비율 향상을 위한 후속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 풍력 및 태양광의 출력예측시스템은 단기(6시간), 중기(2일), 장기(7일)로 각각 출력예측이 수행되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지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연계계통 안전도 평가시스템을 개발, 신재생에너지 상태추정 및 전력계통 안정도 해석 및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평가 결과는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출력변동을 고려한 전력계통 운영에 적용된다.

신재생 종합 감시운영시스템은 다양한 분석 결과를 한전 제주지역본부 및 본사와 연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출력급변시 전력계통 운영설비 운영계획 수립에 활용되며, 신재생에너지 출력데이터(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계통보강계획 수립에도 활용된다.

▲ 제주 신재생 종합 감시운영시스템 운영실 내부.
▲ 제주 신재생 종합 감시운영시스템 운영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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