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지식경제부 차관 교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부 인사라는 것이 사전예고 없이 진행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보통 상식적인 선에서 결정되어온 점에 비춰보면 이번 지경부 2차관 인사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국내에 없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코리아 브랜드 & 한류상품 박람회' 참석차 해외 출장 중이었다.

귀국하자마자 경질사실을 통보받았다.

“장관 잡아먹은 차관 교체”라는 말이 지경부에 파다하다.

김 전 차관은 지경부의 대표적 에너지통이었다. 9.15 대정전 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라고 본인은 말하지만 최중경 전임장관이 떠난 마당에 김 전 차관까지 경질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점이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겨울철 전력피크를 막는 일이다. 내년 1월 2~3주 경에 예비전력 50만kW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이 수준까지 간다면 일시 대규모정전사고인 블랙아웃이 코앞에 있는 상황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울진4호기가 가동 중단됐다. 이로인해 올겨울 예비전력은 100만kW 절대부족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분야 주무차관을 경질했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인가 우려된다.  

특히 김 전 차관은 전기요금을 국민적 거부감 없이 한해에 두차례나 인상하는데 성공한, 기자가 보기에는 아마 이부분 최초의 고위공직자가 아닐까 싶다. 

고위공직자의 정통코스(서울대-행시-경제학박사)를 거쳤음에도 김 전 차관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석사)을 추가로 공부했다. 에너지분야를 제대로 알려면 공학을 알아야 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30여년 공직생활 동안 6번의 정권교체를 경험했지만 대부분은 에너지, 전력분야에서 한길을 걸어왔다.

“가실때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라고 서정주 시인은 읊었지만 한명의 잘 훈련된 고위공직자가 갈자리 없이 소일한다면 그것은 국가적 낭비가 아닌가 여겨진다.

정부는 이번 인사가 많은 후배 공직자들에게 불안감과 의욕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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