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원자력연료 이사회, 제3공장 증설 추진 재검토 결정
한무경 의원 "1,2공장만으론 역부족...국내 공급량도 우려"

[에너지신문]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연료 생산시설 증설 계획이 중단되면서 UAE 원전 추가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 원전연료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이 한전원자력연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전원자력연료는 ‘핵연료 비상 생산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제조공정 운영 불가 및 부품 수급 중단 등 연료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핵연료 제조 비상상황에 대비한 정상화 계획 수립 및 절차 등을 매뉴얼화해 오는 12월까지 작성 및 배포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난 2010년 국내 원전 확대 및 수출 등을 고려, 경수로 원전연료 가공공장 증설을 계획하면서 연간 생산량을 550톤에서 8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 대전에 위치한 한전원자력연료 본사 전경.
▲ 대전에 위치한 한전원자력연료 본사 전경.

이를 위해 한전원자력연료는 2014년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가공공장 증설 허가 신청 이후 4년만인 2018년 12월 허가를 받았으나, 2019년 1월 계획변경을 위한 연구용역(삼일회계법인) 발주를 강행했다. 이어 같은 해 2월 이를 토대로 기존 계획을 대폭 줄이고 세라믹 등 중간단계 공정만 일부 확충키로 한 계획변경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한전원자력연료 이사회가 의결한 ‘경수로 원전연료 성형가공시설 부지조성 및 증설사업 계획 변경’ 보고서에 의하면 ‘에너지전환 정책 등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따라 제3공장 증설 사업 추진계획을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탈원전 정책으로 증설사업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1,2공장 만으로 생산 가능한 물량이 약 550톤인데 반해 한전원자력연료가 지난 2월 작성한 ‘경수로 원전연료 생산계획’을 보면 2021년 628톤, 2022년 643.5톤, 2023년 636.5톤, 2024년 654톤, 2025년 570.7톤 등 당장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생산 계획량이 생산 가능 범위를 넘어선다.

한편 지난해 3월 UAE원자력공사(에넥)는 스페인과 원전연료공급 MOU를 체결했다. 우리나라로부터의 원전 연료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공급선을 다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무경 의원은 “원전연료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도록 증설계획까지 취소해놓고 비상상황에 대비해 ‘핵연료 비상 생산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기존 설비 노후화로 UAE 추가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 소요량도 맞추지 못해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을 교대 근무까지 시키면서 무리하게 생산량을 맞출 것이 아니라, 공장 설비를 증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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