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친환경에너지 LPG, 다양한 활용 필요”

[에너지신문] 지난해 3월 LPG차 규제 폐지는 LPG업계에 큰 경사였다. 부진했던 LPG차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오랜만에 업계에 활기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대한LPG협회 새 회장으로 부임했던 이필재 회장은 LPG차 보급 활성화와 기술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10년만에 LPG차 등록대수 증가’라는 달콤한 성과도 맛봤다.

부임 2년째를 맞은 이필재 회장은 올해 초 “앞으로 친환경 연료로 LPG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중대형 승합차 및 화물차 뿐만 아니라 LPG 건설기계, LPG 선박 개발과 보급 확대 등 ‘LPG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더욱 매진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필재 회장을 만나 친환경 LPG차의 발전 방향과 기술개발, LPG 사업의 다양성,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규제 폐지 1년 성공적 한해, 신차 출시되면 활기 되찾을 것" 
"친환경 연료로 LPG역할 중요…사업 다각화 위해 매진할 터"

Q. 지난해 LPG규제 풀린 이후 1년이 넘게 흘렀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고 생각하는지?
분명 긍정적인 영향이 LPG시장에 흘렀다고 본다. 우선 규제폐지 전에는 계속해서 감소하던 국내 LPG차 등록대수가 10년만에 상승곡선을 기록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010년 11월 246만대를 정점으로 지속 감소했는데, 2020년 1월 전월대비 1215대 늘어나면서 9년 2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또한 지난해 3월 규제 폐지 이후부터 올해 7월까지 월평균 LPG차 판매대수도 1만 1622대로 지난해 1분기(8220대) 대비 41% 증가했다.

연간 1000여건 수준이었던 LPG차 개조대수도 3000여건으로 3배 가량 늘어났다. 이는 LPG차의 친환경성, 경제성이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운전자들의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LPG 신차만 출시된다면 LPG차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그렇다면 LPG차 확산에 대한 관심을 높일 전략이 있을까? 
다양한 LPG 신차 모델 출시다. 특히 SUV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0년만 해도 카니발, 카스타, 갤로퍼, 싼타페 등 LPG SUV가 대세였는데 현재는 대부분의 모델이 중·대형 세단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 아쉽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 SUV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고 이것이 LPG차 시장 확대의 어려운 점이다.

때문에 LPG차의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LPG 모델 출시나 LPDi 엔진 상용화 등 LPG차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완성차업체 좀 더 적극적으로 LPG모델 출시에 나서준다면 다소 침체된 자동차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Q. 유럽에서는 LPG차의 인기가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우선 LPG 가격 경쟁력이 높다. 유럽 각국 정부들은 LPG 보급을 위해 타 유종보다 낮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아트크라이슬러, 르노, 오펠 등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도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다양한 차종을 출시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유럽 등 여러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디젤을 대체할 친환경 대체연료로 LPG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LPG차에는 △보조금 지원 △세금감면 △차량 2부제 제외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Q. ‘도넛 LPG용기’ 장착은 LPG차 경쟁력 강화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LPG 차량 기술 향상을 업체와 논의하는 부분이 있는지?
우선 협회는 LPG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동차업계와 부단히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 성과가 2014년 르노삼성과 자동차 트렁크 공간 부족문제 해소 위해 개발한 ‘도넛형 LPG탱크’의 상용화라 할 수 있다.

현재는 3리터급 LPG직분사 엔진을 개발 중이다. 기존 LPG엔진은 2리터급 소형으로 적용 차량이 승용차 또는 RV에 한정됐다. 3리터급 엔진은 15인승 이상 미니버스나 중대형 트럭까지 적용 가능해 친환경 중대형 차량 시장 수요에 대응 가능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Q. LPG 1톤트럭이야말로 공략해야 할 틈새시장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협회는 2018년 미세먼지 저감과 영세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LPG 희망트럭 지원사업’을 추진, LPG 1톤트럭 구매 시 구매 보조금 400만원을 총 300대에 지원했다. 이 사업이 마중물이 돼 지금의 환경부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으로 발전된 것이다.

정부는 올해 1톤 LPG트럭 1만대, 어린이 LPG통학차 6000대 보급에 정부 예산 각각 400억원, 300억원을 책정, LPG차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일환으로 2025년까지 LPG화물차 13만 5000대를 보급하겠다고 나서 LPG 1톤트럭 보급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경유 트럭의 수요를 LPG트럭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성과 엔진성능을 강화한 ‘LPDi 1톤트럭’을 개발해왔다. 정부의 친환경 트럭 보급사업에 힘입어 LPDi 엔진을 탑재한 LPG 1톤트럭 상용화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LPG선
▲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LPG선.

Q. IMO2020으로 친환경 연료선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올해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LPG추진 선박 개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 세계에서 발주되는 선박의 60%를 가스 추진선이 차지할 전망이다.

때문에 초대형가스선(VLGC) 전문선사인 BWLPG는 자사 소유의 VLGC 12척을 LPG추진 선박으로 개조하고 있고,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사 에퀴노르도 LPG추진 VLGC 용선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LPG선박 보급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LPG선박은 벙커C유를 사용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 등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80%가량 적은 친환경 선박이다. 

2016년부터 LPG업계는 LPG추진선박 개발을 진행해왔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기존 LNG 힘쎈엔진을 기반으로 1~1.5MW급 ‘LPG 힘쎈 DF엔진’을 개발 중이다. 지난 7월에는 부산시의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에 LPG선박 실증사업이 채택되기도 했다.

아울러 2024년까지 LPG하이브리드 선박 건조, 소형 선박용 LPG선외기 전환,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LPG벙커링 실증사업도 추진될 예정이다. 앞으로 글로벌 LPG선박 시장에서 한국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Q. LPG산업 발전에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색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선 협회는 산업 부문 유해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LPG GHP, LPG 건설기계 등 LPG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온실 냉난방과 전기, 탄산시비를 LPG 가스히트펌프(GHP)로 생산·공급하는 시스템을 2014년 농촌진흥청의 ‘가스히트펌프 이용 온실의 에너지 환경 통합제어 시스템 개발’ 과제로 개발,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산업부의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촉진에 대한 규정’에 GHP의 적용 범위가 LPG까지 확대됨에 따라 LPG GHP 보급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건설기계 엔진교체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건설기계의 등록대수는 자동차의 2.1%에 불과하지만 미세먼지 배출량(PM·NOx)은 35% 수준으로 비중이 매우 높다.

이에 환경부는 건설기계가 배출하는 유해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노후 건설기계 엔진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노후 건설기계 LPG엔진 개조 뿐 아니라 2021년 출시를 목표로 42kW급 건설기계용 LPG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Q. LPG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시기라고 한다. 앞으로 국내산업에서 LPG 역할은 무엇일까? 
LPG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경제적인 서민연료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LPG의 환경성에 관심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LPG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대체연료로 장려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LPG는 친환경성, 경제성, 인프라를 고루 갖춘 현실적인 친환경에너지다. 수송부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LPG가 대안으로 제시됐듯이 미세먼지 및 유해 배출가스 감축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LPG를 두루 활용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LPG 사용제한 규제가 폐지됐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그동안 협회는 수송용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제는 여타 에너지원과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LPG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중대형 상용차 및 선박, 건설기계 등 비도로부문 LPG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부 및 관련 업계와의 공조체계를 강화해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