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석탄재에서 희토류를 뽑아내다
[기고] 석탄재에서 희토류를 뽑아내다
  • 최성웅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
  • 승인 2020.09.2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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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4차 첨단산업 핵심소재·공급 다양화 모색 필요
한국형 뉴딜 기조 속 지자체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실규모 사업 성공, 공격적인 문제해결·정책 뒷받침 돼야

[에너지신문] 희토류(Rare Earth Element)는 전기차, 각종 디스플레이 장비 등은 물론 첨단 군사장비에서도 핵심소재로 사용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필수 원료광물로써 수입규모가 2019년 기준으로 약 827억원에 달할 정도로 첨단산업을 리드하는 핵심소재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관심있게 봐야할 점은 국내 전체 수입규모의 약 42%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약 39%를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일본 역시 원료의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들여와 가공수출하는 상황이라 실제 국내 전체 수입규모의 80%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희토류의 공급 다양화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수입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100년만에 찾아온 폭우로 인해 희토류 공장의 상당수가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희토류 수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강원도가 2021년 주요 국비사업으로 심의요청한 ‘희토류 미니 파일럿 구축사업’이 당초 강원도 요구액보다 5억원이 증액된 35억원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실 강원도는 2016년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및 강원대학교 등과 함께 탄소광물화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저탄소 친환경 산업을 모색해 왔다.

특히 도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발전회(석탄재)로부터 희토류를 생산하는 방안이 온실가스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대표적인 전략광물을 자체적으로 확보, 산업경쟁력을 키우는 핵심기술임을 인지해왔다.

이를 통해 강원도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함께하는 국회포럼의 개최 등 다양한 노력을 대내외적으로 경주해왔으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 추진 기조 속에 지자체의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새롭게 건설돼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저열량탄으로 연소가 가능한 순환유동층 방식(CFBC 타입)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총 6개의 순환유동층 발전소 중 5개가 강원도 내에 분포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적 밀집특성이 강하다.

게다가 2040MW급 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 2100MW급 삼척블루파워, 2080MW급 남동·삼성의 강릉에코파워 등과 같이 초대용량의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있어 그에 따른 발전회가 매년 200만톤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의 폐기물로 간주되는 발전회의 최적 활용방안은 석탄화력발전의 존립을 좌우할 정도로 엄중히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에서 개발한 석탄재 활용 희토류 제조 신기술에 주목해볼만 한다. 

희토류 추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이 기술은 석탄화력발전소의 폐기물인 석탄재와 온실가스 배출원인 CO₂를 반응시킨다는 점에서 폐기물 처리와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노리는 첨단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신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정부출연연구원과 핵심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담당하는 지역거점 국립대학, 그리고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발전소와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지자체가 컨소시엄을 이루는 대표적인 산·학·연·관의 협력프로젝트로, 궁극적으로는 강원도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지속운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그러나 현재 강원도의 국비사업으로 선정된 희토류 미니파일럿 구축사업은 말 그대로 파일럿 규모다. 이 프로젝트가 실규모로 확대돼 강원도의 소재분야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탄소광물화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발전회를 이용한 폐광지역 지반안정화 등 지역경제 부양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스케일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변수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노력은 희토류 추출 원천기술 R&D 단지의 건설과 항만 등을 통한 물류개선이다. 현재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분포하고 있는 총 5개의 순환유동층 발전소들은 발전회 저장공간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아 희토류 추출 및 추출 이후 발전회의 안정화 과정을 위한 부지 및 운송시스템의 확보는 실규모 사업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변수다.

두 번째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강원테크노파크, 강원종합기술원, 강원대학교 등 강원지역의 전문 연구조직 및 대학과 발전소, 시멘트 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위원회의 구성에 있다.

탄소광물화를 통한 발전회 추출 원천기술은 운송조건을 포함한 지리적 특성, 발전회의 물리화학적 특성, 폐광산 지역에 대한 지반안정화를 위한 역학적 특성 등 다양한 조건에서의 부가적인 변수들을 검증해야 하며 이는 다양한 전공의 연구조직과 산업체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평가돼야 할 변수다.

세 번째는 ODA 사업 등을 통한 기술패키지의 수출 및 대북협력 자원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다.

▲ 강원도형 그린뉴딜 및 저탄소융합 신산업 발전방안 국회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원도형 그린뉴딜 및 저탄소융합 신산업 발전방안 국회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과 강원도에서는 2021년부터 베트남 지역에 대한 CFBC 발전소 사업을 조사해오고 있고, 그 일환으로 CFBC 석탄재의 농축사업 공동협약 및 석탄재 희토류 농축시범사업 등 석탄재 희토류 농축제조 공동사업에 관한 모델 발굴에 노력해오고 있다.

또한 강원도에서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특성화 및 활성화를 통한 국내외 경제협력벨트 거점 구축을 통해 대북협력 자원개발사업(희토류 중심)의 추진 가능성도 꾸준히 제고해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이 일관되게 진행될 수 있는 정책적 프레임의 마련 또한 핵심변수의 하나일 것이다.

현재 강원도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석탄재 희토류 75% 추출을 목표로 국내 희토류 수요량의 10%를 담당함으로써 수급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석탄재 희토류 상용화 사업을 통해 730억원 이상의 매출 및 73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5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과의 공동사업 모델 발굴을 통해 희토류가 농축된 석탄재를 대량 확보함으로써 생산량을 3~5배 가량 확대시키거나 희토류 추출 이후 석탄재에 대한 탄소광물화 처리로 온실가스 감축 및 폐광지역 지반안정화 등 지반보강재로 활용하는 등 석탄재 희토류 추출 사업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도 확보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단에서 지양하는 지역특화형 산업 육성 및 기업경쟁력 강화 인재 양성의 추진목표와도 직결되고 있어 대학의 역할을 결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강원도를 중심으로 전문연구기관 및 대학 등이 추진해왔던 친환경, 저탄소 및 첨단소재부품 확보를 위한 노력이 국비사업 확정으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은 지역사회의 신산업 모델 창출은 물론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다만 미니 파일럿이 아닌 실규모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발생할 것이며, 이에 대한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전문위원회의 운영과 정책의 뒷받침이 반드시 동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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