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R&D 투자로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삼성SDI, 기술·품질·영업 3박자로 실적 ‘활짝’
SK이노, 전기차 배터리로 세계 무대 잡는다

[에너지신문] 전기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LG화학 전기자동차 모형.
▲ LG화학 전기자동차 모형.

현재까지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전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중심으로 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의 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국내 배터리사들은 유럽 시장의 확장과 함께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일본 기업은 물론 최근 배터리 생산에 뛰어드는 완성차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기에 이들의 미래전략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 R&D 투자로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화학은 국내 화학기업 중 유일하게 매년 매출액의 3~4%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사상 처음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1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1조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이 중 배터리 분야에만 30% 이상을 투자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만 1만 7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투자와 집념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1995년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1999년 국내 최초로 대규모 양산에 성공하고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GM의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그 뒤로 10년이 지나 국내 최초로 배터리 사업 매출 8조원을 돌파했으며 2024년에는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배터리 사업에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LG화학은 △전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소재 내재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과 함께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LG화학만의 특허 받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Lamination & Stacking’ 제조 기술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며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파우치(pouch) 타입’ 등 경쟁사 대비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갖추고 있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주문량이 늘고 있다.

LG화학은 대규모 투자와 확보된 기술력으로 고에너지 밀도 구현을 통한 긴 주행거리 확보, 급속충전 및 오랜 수명 확보를 통한 사용자 편의 증대, 높은 디자인 자유도 실현을 통한 공간 최적화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요구하는 배터리 기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초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만 150조원에 달한다. LG화학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가치 상위 20개 중 65%인 13개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선제적인 연구개발로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생산기술, 품질, 공급망관리 등 운영 역량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자원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과 클린 메탈 공급망 구축에도 적극 나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10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행거리 500km 이상, 급속 충전시간 30분 이하의 3세대 전기차가 본격 출시되는 2020년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 기술·품질·영업 3박자로 실적 ‘활짝’
삼성SDI는 축적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감은 주가로 나타났다. 현재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약 27조원으로 코스피 10위다.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기록한 삼성SDI가 코스피 10위권 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을 뒷받침할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기술, 투자, 수주의 3박자를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전기차 보급의 원년으로 보고 삼성SDI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고 실적 역시 지속 확대될 것이란 보고서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SDI의 축적된 배터리 기술 리더십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망을 더욱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연구개발 부문에서의 초격차 기술 전략이 눈에 띈다. 미래 시장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이 필요하다는 기조 아래 삼성SDI는 니켈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낮춘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니켈 비중을 높이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고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또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도 절감된다. 반면 배터리 안정성이 취약해질 수 있지만 삼성SDI는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 양산에 한 걸음 앞섰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내년 출시될 Gen.5(5세대) 전기차 배터리에는 하이니켈 기술을 접목한 NCA기술을 적용한다. 니켈 함량은 88% 이상이다. 이를 통해 한번 충전에 600키로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가 나올 전망이다. 삼성SDI의 NCA 배터리는 BMW 전기차에 적용되며 관련해 4조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극대화된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도 삼성SDI는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검증된 소재 기술과 고체 전해질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규 소재를 접목해 고에너지밀도, 고안전성 전지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SDI의 꾸준하고 집중적인 연구개발비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8월 공개된 삼성SDI의 2020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 4092억원을 집행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7년부터 연구개발비용 상승곡선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6%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눈앞에 다가온 전기차 시대를 예견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씨앗으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 비중으로 미래 성장동력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비 투자는 삼성SDI 전영현 사장이 강조해온 초격차 기술의 밑거름으로도 평가받는다.

시설투자 등 자본적지출을 일컫는 CAPAX 비중 역시 매우 높다. 2018년 약 2조원, 2019년 약 1조 7000억원의 CAPAX를 기록, 매출의 20%에 가까운 높은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삼성SDI는 울산, 중국, 헝가리에 총 3개의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 거점을 갖추고 있으며 20GWh 이상의 생산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 리더십과 투자는 다수의 장기공급계약 수주로 이어졌다. BMW, 폭스바겐, 아우디, 볼보 상용차, 재규어랜드로버 등 다수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이끌어내며 회사의 입지를 증명한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금의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사업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무엇보다도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 부임 이후 영업, 제조, R&D 등 전 부문의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차별화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부문별 체질 개선 내용을 살펴보면 제조 부문에서 ‘손끝 기술 제로화’를 통한 ‘기술 표준화’를 추진했다. 글로벌 법인들의 제조 경쟁력이 상향 평준화돼야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글로벌 제조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2018년 기술연수센터를 개설해 매년 수십 명의 제조 기술 전문 인력을 양성 중이다. 또 ‘품질과 안전성은 제 1의 경영 원칙’이라는 기조아래 품질보증실을 신설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 받는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술 영업을 강화해 고객들로부터 삼성SDI 제품의 우수성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고있을 뿐만 아니라 소재 가격과 제품 가격을 연동 시키는 등 회사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 왔고 성과로도 이어졌다. 전 사장은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연간 실적으로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 대를 예상했다. 역대 최대 매출이었던 지난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 자동차 전지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내년에 흑자 달성이 예상되는 등 코로나19도 삼성SDI의 질주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로 세계 무대 잡는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빠르게 확장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역량을 확장 중이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차 업체와의 물량 수주를 늘리고, 물량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한 글로벌 증설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배터리공장 전경
▲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배터리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11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수주 물량 증대에 따라 서산 제2 배터리 공장에 7호 설비 증설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해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 가동에 돌입한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은 총 4.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서산 공장 신규 생산설비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전기차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km에 달하거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준 60km 이상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3세대 배터리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며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올라섰음을 증명하게 됐다. 제품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고 에너지밀도 배터리 셀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에서의 강력한 기술 리더십(Technology Leadership)을 바탕으로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글로벌 생산 설비를 순차적으로 늘려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수주를 늘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8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의 합작을 통해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 내 전기차 배터리 첫 해외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완공한 창저우 배터리 공장을 통해 약 30만㎡(약 9만평) 부지에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인 7.5GWh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후에도 중국 내 투자를 지속해 온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공장을 비롯한 중국 내 배터리공장에서만 2021년까지 총 27.5GWh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보하게 된다.

유럽 지역에서는 헝가리 지역을 중심으로 배터리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월, 헝가리 코마롬(Komarom)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은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이 있는 유럽 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동유럽 다수 국가의 주요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한 결과 입지, 경제성 등 사업성이 가장 뛰어난 헝가리 코마롬을 최종 사업지로 결정했다.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코마롬-에스테르곰(Komarom-Esztergom) 주(州)에 있다.

지난해 3월 SK이노베이션은 급증하는 유럽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지역에 제2 배터리 공장 건설 투자를 확정했다. 제2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최초 헝가리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코마롬시 현지에 확보한 축구장 약 60개 크기의 부지 43만㎡(약 13만평) 중 일부가 활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코마롬 제1공장에서 양산을 시작, 7.5GWh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제2공장은 2020년 공장 준공 이후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유럽지역에만 약 17GWh 수준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있는 유럽 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착공식을 개최하며 급속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을 알렸다. 이를 위해 2018년 11월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9.8Gwh 규모 배터리공장 건설을 위해 1조 1396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다수 입점해 있는 남동부 썬벨트(Sunbelt) 지역에 공장 건설을 결정,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로부터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과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조지아 주에 현재 건설중인 1공장을 포함에 추가 2공장 건설을 결정, 총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2 공장은 11.7GWh 규모로 건설될 예정으로, 올해 7월 착공해 2023년부터 양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3년이면 미국에서만 21.5GWh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되며, 글로벌 생산 규모는 71GWh에 달하게 된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한국-중국-헝가리-미국을 잇는 글로벌 사각 배터리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해 2025년 생산량 100GWh 규모의 글로벌 톱(Top)3 배터리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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