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수소' 팔겠다…정유·화학업계 '주목'

▲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이미지.
▲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이미지.

[에너지신문] 현대오일뱅크가 수소충전소 사업에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진출한다.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대주주의 현대중공업지주가 한 증권사를 상대로 연 컨퍼런스콜에서 수소충전소 사업 진출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오는 2025년까지 80개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30년까지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중 180개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하고 2040년에는 최대 300개소까지 수소충전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맞춰 관련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 1200개를 보급한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연간 30만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정유·화학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수소의 순도를 높여 자체 공정에 재활용하고 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 외에도 국내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들은 발생된 부생수소를 공장내 연료로 활용하거나 수첨공정 등에 이용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고도화 설비를 통해 석유제품을 생산할 경우 황을 제거하기 위해 수첨공정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체 생산된 수소를 대부분 소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정유사들 수소 소비처였기에 수소충전소 사업을 직접 전개할 것이라는 예측은 업계 내부에서 잘 나오지 않았었다. 현대오일뱅크가 자체 생산 잉여수소를 수소충전소를 통해 직접 유통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석유제품 생산에 필요한 수소를 바로 유통하겠다고 현대오일뱅크가 나서면서 국내 석유제품 생산량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이는 석유제품 생산에 필요한 수소를 별도로 유통시키면 자연스럽게 석유제품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부의 로드맵에 맞춰 내부적으로 청사진을 세운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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