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매출 작년比 최대 60% 줄어…"코로나 재유행 하반기 실적 걸림돌"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은 낸 정유사들이 올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사진은 SK주유소 전경.
SK에너지가 운영하는 주유소 전경.

[에너지신문]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 각국이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여행객 수요가 급감했고 이는 항공유를 판매하는 정유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올해 상반기 항공유 매출은 32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357억원) 대비 61%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용 연료인 휘발유(-16.31%)나 경유(-21.59%)는 물론 나프타(-39.09%), 파라자일렌(-38.74%) 등 석유화학제품 등의 감소 폭보다 컸다.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이 2조4293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7475억원) 대비 35.18% 내려간 것과 비교해도 항공유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S-OIL도 올해 상반기 항공유 매출이 7957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4066억원) 대비 43.4% 감소해 산업·해상수송용 연료인 벙커유(-79%)에 이어 두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작년과 비교해 정유관련 매출이 대체로 줄어든 가운데서도 항공 등 수송용 제품의 감소폭이 특히 두드러진 것이다.

상반기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 4사의 영업적자 총액이 5조1000억원을 넘어선 배경에는 항공유 판매 부진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상반기 항공유 매출 감소액은 5104억원으로, 전체 매출 감소액(1조3000억원)의 39%를 차지했다. 항공유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2.3%에서 올해 상반기는 13.4%로 쪼그라들었다.

S-OIL 역시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한 가운데 수송·난방용 경유(-9234억원) 다음으로 항공유(-6109억원)의 매출 감소가 컸다. 항공유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상반기 12.04%에서 올해 9.2%로 축소됐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 여파로 대체로 자동차용보다는 항공유의 판매가 특히 부진했고,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항공유의 경우 다른 석유 제품과 비교해 가격 하락폭도 컸다. SK인천석유화학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유 평균 판매 가격은 배럴당 5만7489원으로 작년 상반기(9만2755원)보다 38% 떨어져 무연휘발유(-36.2%) 등 다른 석유제품보다도 낙폭이 컸다.

S-OIL의 항공유 판매가도 상반기 5만3807원으로 작년 상반기 9만1000원에 비해 4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유업계가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가운데 항공 수요 부진이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항공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최근 4주 연속 하락세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2차 유행이 확산하는 분위기여서 화물 외에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하반기에 재고 관련 손실이 회복되며 흑자 전환이 예상되나 항공 등 운송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예년 수준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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