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중 벙커C유에 세금부과하는 나라 한국이 유일"

정유ㆍ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비산배출되는 VOCs를 저감하기 위해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 등의 시설관리기준이 강화된다.
정유·석유화학공장 관련 이미지. 

[에너지신문]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업계가 벙커C유에 대한 세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1분기에 4조37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2분기에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이기는 했지만 3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정제마진 영향으로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은 각각 적자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4397억원, GS칼텍스는 1333억원, S-OIL은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정유 4사의 2분기 전체 영업손실은 7241억원이었다.

정유사들은 어려운 업계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불공정한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원유(crude oil)보다 가격이 저렴한 '벙커C유'로 석유제품을 만들어도 세금을 매기고 있는 정부의 행태를 지적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OECD를 비롯해 주요 경쟁국 중에서 벙커C유를 중간제품으로 사용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만큼 다른 나라 제품과 가격경쟁력에서 차이가 난다"며 "한시적으로라도 불공정한 과세를 줄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유업계는 2분기에 1분기보다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1분기에 급락하면서 봤던 재고평가손실이 일부 만회된 효과라며 여전히 영업이익을 책임지는 정제마진은 마이너스라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3분기 시작인 7월 내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 0.2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8월에도 석유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정제마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이 잘 팔리면서 정제마진이 올라야 정유사들 실적이 개선되는데 3분기에 들어서도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2분기 실적 개선 상당 부분이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이 상쇄되면서 나타났다. 원유 구매에서 석유제품 생산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정유사들의 영업형태를 감안할 때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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