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셰일가스 '에탄크래커' 인수…최대 4조원짜리 프로젝트 될지도"

가스화학플랜트 전경.
가스화학플랜트 전경.

[에너지신문] 2013년 가스화학에 도전했다 저유가로 투자를 유보했던 한화솔루션이 다시 한 번 가스화학에 도전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지 중 하나인 루이지애나주(州)에 위치한 사솔(Sasol)의 가스화학 설비 일부를 인수하기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사솔의 일부 가스화학 설비를 인수하는데 2조원에서 4조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사솔은 남아프라카 공화국에 본사를 두고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정유·화학기업이다. 

나프타(naphtha)를 통해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설비를 국내에 보유하고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가스화학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대림산업과 공동으로 여천NCC라는 석유화학 설비 운영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에탄크래커(ethane cracker)로 업계에서 통용되는 가스화학 설비는 대표적인 화학제품인 에틸렌(ethylene, C2H4) 생산 단가에서 석유화학보다 저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에탄크래커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ethane, C2H6)을 분해해 에틸렌을 얻는 설비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플라스틱 제품의 원재료인 에틸렌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가스화학에 화학업계의 관심은 늘 뜨거웠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지난 2013년 이라크에 가스화학 설비 건설을 추진하다 관련 프로젝트 투자를 유보한 바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shale oil)이 수출되기 시작한 2016년 원유(crude oil) 가격이 배럴(barrel, 약 158ℓ)당 20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석유화학의 경쟁력이 크게 상승했기에 한화솔루션은 가스화학 프로젝트 투자를 유보했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저유가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저유가에서는 가스화학이 가진 매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각각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메탄(methane, CH4)이 주성분인 천연가스에 포함된 에탄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크래커는 고유가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고 저유가 상황에서는 중질 휘발유인 나프타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게 더 유리한 것으로 인지한다.

하지만 최근 원유 가격이 4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면서 가스화학이 다시 경쟁력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생산에 특화된 가스화학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는 고유가 상황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급격히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40달러대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West Texas Intermediate, WTI) 원유는 최근 한 달간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한화솔루션과 같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LG화학은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가스화학에 진출하기 위한 두 번째 도전에 각각 나섰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한화솔루션처럼 LG화학도 과거에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철회한 바 있다. LG화학은 2011년부터 카자흐스탄에 에탄크래커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포기했다.

현재 에탄크래커를 보유한 국내 석유화학기업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투자를 유보하거나 철회하던 시기에 투자를 결정한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에탄크래커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가스화학은 유가의 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해 모두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다"라며 "에탄에서 에틸렌을 만드는 가스화학과 달리 나프타에서는 에틸렌 뿐만 아니라 프로필렌(propylene, C3H6)과 부타디엔(butadiene, C4H6)을 만들 수 있는 C4 유분까지 생산되기에 에탄크래커 하나로만 화학사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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