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승 CDP 한국위원회 상임부위원장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금년도 글로벌 500대 기업의 탄소경영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모두 10개의 한국 기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의 탄소 경영 실태를 산업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금융업에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그리고 삼성생명이 포함되었다. 삼성생명은 응답을 하지 않아 두 기업의 사례만 소개하겠다.

이들은 공히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느끼는 위험요인으로 제도 변화와 자연 재해 증가로 인한 금융 리스크 증가, 기후변화 관련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험성 등을 들고 있다.

반면 기회요인으로는 2012년부터 재생에너지 의무 공급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RPS) 도입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기회, 이상 기후로 인한 SOC 투자 기회 증가,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인한 새로운 금융시장의 등장 등을 들고 있다.

KB금융그룹은 2020년까지 2009년 대비 절대량으로 1% 감축을 목표로 하고, 80억 이상 대출 시, 기업의 환경경영을 평가하여 반영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고,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까지 절대량 기준으로 2008년 대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녹색금융상품의 출시, 탄소 오프셋관련 상품 제공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정보공개 점수 73점, 성과 점수 C등급으로 아직은 보다 적극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소비재 부문에는 자동차 관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현대 모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현대 자동차는 절대량 기준으로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0% 감축하고 자동차 1대 생산의 온실가스 발생량을 0.61톤으로 줄인고 자동차 연비를 주요 수출국의 기준에 따라 2008년 대비 2015년까지 25% 감축하고 2020년까지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엔진 효율 개선,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정보공개 점수는 83점, 성과점수는 B등급으로 중상급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공개점수 64점, 성과점수 D등급으로 아직은 격차가 커 보인다.

한편 소재 분야에는 POSCO와 LG케미칼이 포함되었다. 철강 1톤당 발생하는 CO2는 포스코가 2.13톤,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이 2.15톤이고 포스코는 이를 2020년까지 1.98톤까지 줄이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원단위 기준으로 2020년까지 2008년 대비 9% 감축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공정 개선 (New FINEX Process 도입), 초경량 제품 개발, 강수패턴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수자원 관리 시스템 도입, 연료 전지 사업 진출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공개점수 89점, 성과점수 A등급으로 세계 일류 수준의 탄소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화학 업종의 LG 케미칼은 감축목표를 원단위 기준으로 2015년까지 2008년 기준 8% 감축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수자원 재활용 및 시설 개선을 통한 용수 사용량 절감, 2차 전지 시상 진출, CDM 사업 진출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공개점수 78점, 성과점수 B등급으로 중상위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정보통신(IT) 분야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원단위 기준으로 2013년까지 2008년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제품 에너지 효율성 향상 및 대기전력 저감, 친환경 제품 관련 R&D 투자 증가, 태양광패널사업 진출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개점수 94점 성과점수 A등급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유틸리티 분야에 한국전력, 산업재 분야에 현대중공업이 편입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이들은 CDP에 참여를 거부하였다.

특히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유틸리티 분야의 글로벌 기업 응답률이 77%인 점과 비교하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30%를 차지하는 한국전력이 CDP 참여를 거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CDP는 71조 달러를 운용하는 551개 투자기관이 60여개 나라 3000여 기업으로부터 탄소경영 현황을 파악하여 투자 결정에 참고하는 세계 최대의 기후변화 관련 투자자 조직이다.

이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기업 IR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피할 수 없는 관문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우리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응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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