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민연대,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결과 공개
에너지복지 할인 만족도, 가스요금-전기요금-바우처 순

[에너지신문]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적정한 지원을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통계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절별, 지역별, 에너지원별 특성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통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올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6월 15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광산구·서구), 대전, 전남(목포) 등 5개 시·도 6개 지역 에너지 취약가구 298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157가구는 비대면 유선연락으로, 141가구는 현장방문을 통한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는 응답자 기본 인적사항, 주거생활(창호 및 냉방시설), 에너지 이용현황,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조사결과 조사대상의 가구유형은 노인세대가 252가구(85%)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연령은 75.3세로 이는 최근 2년간 조사한 평균연령보다 높아 매년 응답자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응답자 중 229가구(77%)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으며,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조차 비정규직 비중(68%)이 정규직(32%)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월 평균 가구소득은 46만 5000원이었으며 31만원~60만원이 59%(175가구), 61만원~90만원이 11%(32가구)로 응답했다.

▲ 조사대상 가구의 92%가 20년 이상 노후주택에 거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 에너지시민연대)
▲ 조사대상 가구의 92%가 20년 이상 노후주택에 거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 에너지시민연대)

응답자는 평균적으로 약 44.3㎡(13.4평) 정도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자의 거주 주택 38%가 1970년대 이전에 건축됐으며, 2020년 기준으로 건축연도가 20년 이하인 주택은 단 8%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62%가 30년 이상 된 주택으로 매우 노후화됨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창호 노후화로 인해 개폐력이 떨어지는 등 창호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35가구(12%)로 조사됐다. 또한 화장실이 없어 주민센터, 지하철 화장실 등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극소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냉방시설로 선풍기 이용자가 262가구(88%)로 대다수였고, 선풍기 또는 에어컨 없이 부채로만 생활하는 가구도 5가구에 이르렀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어지러움, 두통 등 건강 이상을 경험한 가구는 25%(75가구)로 나타났다.

2019년 하절기 무더위 쉼터 운영에 대한 조사에서는 조사대상의 64%가 인지하고 있었고, 그중에서 40%만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경로는 40%(77가구)로 경로당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사회복지사(28%), TV(6%)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22%만 10회 이상 무더위 쉼터를 이용했으며 이용 장소는 경로당(59%), 복지관(28%)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45%(44가구)가 심적 불편함을, 27%(26가구)가 거동의 불편함으로 응답했다.

요금할인, 에너지바우처 등 에너지복지제도에 대한 인지경로는 공무원(71%), 사회복지사(12%)로 조사됐다. 수혜 여부(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할인제도 수혜자가 46%(13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가스요금 할인(35%), 에너지바우처(21%)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만족도(5점 척도)는 수혜대상 수의 차이가 다소 있으나 가스요금 할인(4.3점), 전기요금 할인(4.2점), 에너지바우처(3.8점) 순으로 요금감면 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사용이 증가한 가구는 21%(62가구)로 조사됐는데 이중 32%(20가구)는 전기요금 걱정으로 인해 필요한 만큼 에너지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부 지자체 복지 담당자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바우처제도, 효율개선사업을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여전히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는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는 잦은 담당자 변동 및 인력 부족 등을 언급했으며 그 중에서도 에너지복지 담당자가 별도로 없는 이유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2019년부터 첫 시행된 여름철 에너지바우처제도는 전체 대상자의 87%가 신청, 매우 높은 신청률을 보였는데 이는 동절기 수혜자 자동신청으로 연결성이 있으며 이사, 가구원 변동 등으로 누락되는 경우에는 재안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효율개선사업의 경우 침실 이외의 부엌, 거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 취약계층의 폭염 대비를 위한 무더위 쉼터가 지자체별 단계적으로 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용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적정한 지원을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에너지빈곤층 통계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계절별, 지역별, 에너지원별 특성에 맞는 상황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사가 매우 시급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야 에너지빈곤층의 적정 지원수준이 결정될 것이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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