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 경주지진 모사한 '진동대 실험' 결과 공개
원자력硏 "구조물 내진 안전성 확인"...안전논란 변수 전망

[에너지신문] 국내 가동원전이 규모 5.8의 경주지진 발생과 같은 조건에서도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원전의 안전성 논란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4일 국내 최대 규모의 진동대 실험장치를 보유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지진방재연구센터에서 원전 구조물의 지진 안정성 공개실험을 진행한 결과 경주 지진에 대한 원전 구조물의 안전성은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실험은 2016년 9월 경주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각종 건축물, 특히 원전의 지진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경주 지진을 그대로 모사한 '진동대 실험'을 통해 원전 구조물의 내진 안전성을 확인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김민규 박사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진행 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김민규 박사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진행 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진동대 실험에서는 경주지진 발생 당시 진원에서 가장 근접한 명계리 지진관측소에서 계측된 지진파를 재현했다. 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최인길 박사 연구팀은 원전 건물을 대표할 수 있는 높이 5m, 3층 규모의 전단벽 구조물을 제작해, 실제 발생한 지진과 같은 인공지진파에 노출시켰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약 5.8 규모의 지진에 대해 원자력발전소의 구조물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의 경우 신고리 3,4호기는 내진 성능 0.3g(지진 규모 약 7.0 해당), 그 외의 원전은 내진 성능 0.2g(지진 규모 약 6.5 해당)에 해당하는 내진설계가 돼있다. 그러나 내진설계 당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RC)가 제시하는 설계기준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온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원자력발전소는 주로 전단벽 구조(수평하중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일반적인 건물과 비교할 때 지진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욱 복잡하므로 단순히 이론만으로는 지진의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실험 종료 후 전단벽 구조몰의 지진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
▲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실험 종료 후 전단벽 구조몰의 지진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실험은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 모델을 사용, 원전을 대표하는 전단벽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실험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원전 구조물의 내진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향후 원전 내진 연구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인길 박사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활용, 원전 구조물의 지진 응답 예측기술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현재 연구팀은 국내외 대학, 건설사, 설계사, 연구원 등 16개기관과 이와 관련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가을 열리는 추계 원자력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최인길 박사는 “이번에 진행된 공개 진동대 실험은 실제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가동 원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실험 결과가 원전의 내진 안전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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