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특수가스서 수송부터 발전까지 에너지시장 판로개척

정유ㆍ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비산배출되는 VOCs를 저감하기 위해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 등의 시설관리기준이 강화된다.
정유·석유화학공장 관련 사진.

[에너지신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중 신에너지 부문의 핵심인 수소(hydroge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90%를 책임지는 석유화학업계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소가 석유화학업계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 화학섬유 등의 원료인 에틸렌(ethylene)과 프로필렌(propylene)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석유화학사들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수송·발전용 시장에 수소를 에너지로 공급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온다.

실제 수소를 생산하고 정제·유통하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덕양, SPG산업 등 다수의 석유화학업체들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수송용부터 발전용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유통하고 있다.   

▲B2B 특수가스서 新에너지로 변신

수소가 수송·발전용 에너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으로 탄소(carbon)에 대한 공포심이 극대화되면서부터다. 

수소는 '산업용 가스' 중 하나로 제조업계 내에서만 유통됐던 기업간 거래 품목, 즉 B2B(Business-to-Business) 제품이었다. 현재 석유화학업계가 생산하는 수소 역시 수송·발전용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정부가 수소를 정책적으로 신에너지로 육성하고 있는 최신의 흐름을 감안할 때 수송·발전용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사용될 수 있는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될 수 있다.

만약 정부의 정책으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발전소 등의 수소 소비처가 확대된다면 석유화학업계 입장에서는 수소를 산업용 가스로만 유통할 필요가 없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는 안정적인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수익성은 다소 포기해야 한다"며 "그동안 석유화학업계가 수소가 꼭 필요한 업계를 상대로 안정적인 공급을 해왔지만 새로운 수소 소비시장이 개척된다면 수익성을 위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가 생산한 수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업계는 정유업계다.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업계는 수소를 첨가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석유제품을 완성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와 정유업계는 울산, 전남(여수), 충남(대산)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수송부터 발전까지 에너지시장 판로개척

수소는 친환경 수송 에너지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미래 에너지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두산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에 힘입어 발전용 에너지로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업체들은 주력 상품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면서 포집한 수소를 덕양, SPG산업 등 수소정제 및 유통 전문업체에 공급하고 덕양과 SPG산업 등은 석유화학업계에서 받은 수소를 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로 정제해 정유업계 등에 공급하고 남은 잉여 수소를 수송용 에너지로 유통시키고 있다. 

한화토탈은 수소를 발전용 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한화에너지와 한국동서발전이 대주주인 대산그린에너지가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운영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 지난 1일부터 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이 생산하는 수소는 에틸렌, 프로필렌과 병산되기에 이산화탄소(CO₂), 일산화탄소(CO), 물(H₂O) 그리고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₄)까지 섞여 순도가 높지 않다. 

한화토탈 역시 수소를 전문적으로 정제하는 특수가스 업체와 거래하지만 자체적으로 수소를 정제할 수 있는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불순물이 섞인 자체생산 수소의 순도를 직접 끌어올려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같이 위치한 현대오일뱅크에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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