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회사 ‘유지’ vs 에너지회사 ‘변화’ 놓고 고심
코로나19 위기, 석유회사 미래 결정 시기 앞당겨

[에너지신문] 다국적 회계 및 컨설팅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석유 메이저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주장했다.
 

▲ 석유공사는 저유가 시황을 활용해 비축유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 PwC는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석유회사’와 ‘에너지회사’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PwC는 현재 석유 메이저 업체들은 석유와 가스에 특화된 기업의 성격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넓은 사업 범위로 진출해 ‘석유회사’가 아닌 ‘에너지회사’로 변모할 지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들은 이러한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고, 불과 향후 수년 내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 선택으로 석유회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는 것이 PwC의 주장이다.

오랫동안 영국 석유가스 기업을 분석해온 PwC는 “과거의 위기들은 석유기업의 정체성을 바꾸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에너지전환’이라는 주제 앞에 놓여 있어 전례 없이 특이(unique)한 성격을 지녔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는 에너지 전환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에도 현재 신재생 에너지 및 저탄소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라고 PwC는 예상했다.

전통적으로 석유 메이저사는 상류 부문이 부진하더라도 하류사업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로 석유의 상·하류 사업이 동시에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이 드러났고 이는 석유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의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석유사업보다 당장 수익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보다 예측이 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좀 더 매력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PwC는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받더라도, 여전히 사업을 다각화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여전히 다수의 기업은 석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석유 중심의 기업들도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과 같은 기업은 여전히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할 것이지만 이들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비용 최소화와 마진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때문에 비용 회수가 빠른 자산을 선호할 것이고, 구조적으로 낮은 생산 비용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화, 자동화, 인공지능 등을 생산과정에 도입하려고 할 것”이 PwC의 분석이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현재 유럽계 메이저는 대부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렙솔(Repsol)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한 데 이어 BP, Eni, Shell, Total 사 등도 ‘탄소배출 제로 선언’에 동참했다. 유럽계 메이저들은 이 선언에 대한 실현 방안을 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