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김민규 박사팀, 세계 최초 평가 프로그램 개발
방법론 수립 및 알고리즘 개발...실질적 안전성 평가 기대
[에너지신문]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성과는 복합자연재해 연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원전 안전성 평가 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의 김민규 박사 연구팀이 ‘복합자연재해를 고려한 원전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연이어 발생하며 대형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이처럼 두 가지 이상의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복합자연재해'라 한다.
단일 자연재해 대비 상대적으로 발생 확률이 낮지만 그 파괴력으로 인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민규 박사팀은 지난해 에너지 관련 국제저널 ‘에너지스(Energies)’에 복합자연재해 평가 알고리즘 연구를 발표했고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어 올해 초 ‘복합자연재해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 지난달 정식으로 프로그램을 등록했다.
다수의 원전 보유국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 기구(OECD/NEA)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으나,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평가한 연구 성과 또는 이와 관련된 평가방법론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김민규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복합자연재해가 원전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수립하고, 이와 관련한 계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포함된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까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실질적인 안전성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김 박사팀은 지진과 쓰나미가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복합재해도와 복합취약도를 작성했으며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종적인 위험도 값을 도출해냈다. 이 과정에서 원전 내에서 같은 층에 있는 다른 기기 간 혹은 다른 층의 동종 기기 간 상관성까지 고려하도록 설계, 계산 값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복합자연재해와 관련된 안전성 평가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접근이 어려운 연구 분야로 꼽혔으나, 위험도 값을 도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이전보다 손쉽게 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연구를 주도한 김민규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램이 가동 중인 원전 및 신규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해당 프로그램을 지진 및 쓰나미 이외의 자연재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 발전시키고 이와 관련해 다양한 국제 협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