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 "IPO 반대하는 2대 주주 천보, 음해성 의혹제기"
천보 "기업공개 반대하지 않아…장부열람 요청했을 뿐"
전기차 급성장에 전해액 제조사 '엔켐' 매출도 '쑥쑥'

[에너지신문] 코스닥(KOSDAQ) 시장에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를 준비하던 '엔켐(enchem)'이 2대 주주인 천보와 갈등하고 있다. 2012년부터 이어온 협업관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엔켐은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고 천보 역시 전해액에 들어가는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25일 엔켐은 2대 주주인 천보가 기업공개를 반대하고 있고 1대 주주인 오정강 대표에 대한 음해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호투자자였던 2대 주주가 개최 예정인 주주간담회에서 근거없는 음해성 의혹을 제기해 IPO를 무산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천보는 오 대표의 횡령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먼 음해성 의혹 제기"라고 말했다.

이런 엔켐의 주장에 대해 천보는 "오 대표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 감사보고서가 예상보다 늦게 나와 2대 주주로서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했을 뿐"이라며 "기업공개를 반대하는 입장도 아니"라고 말했다. 또 천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엔켐과 천보는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했는데 최근 약간 불편한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엔켐 관계자는 "주주들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가 예상보다 늦게 나오게 되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기업공개를 준비하면서 감사 과정에서 일부 지연된 부분은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엔켐은 연내 기업공개를 한다는 당초 목표를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엔켐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2차 전지와 그 핵심소재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2차 전지 필수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우리 입장에서 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2012년 옛 제일모직(현 삼성SDI)에서 국내 최초로 전해액을 개발한 오 대표는 2012년 자신의 기술력과 천보의 자금력을 더해 2차전지 전해액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오 대표의 엔켐 지분은 19% 이상이고 천보의 이상율 대표와 그의 우호세력의 엔켐 지분을 15% 정도다. 옛 동양화학공업(현 OCI) 연구원 출신인 이 대표는 1997년 천보를 창업했다.

전해액은 리튬이온(Li-ion) 전지의 4대 핵심소재 중 하나다. 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등에 비하면 사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최근 급격히 2차전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해액 제조사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 초기 영업적자가 누적됐던 엔켐은 2016년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됐고 2018년에는 36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9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였던 엔켐은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에도 전해액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올해 LG화학 폴란드 2차전지 공장 인근에 전해액 공장을 완공하면서 글로벌 1위와의 협업관계를 돈독하게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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