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웨비나'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와 그린뉴딜' 주제

[에너지신문]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 회복기에서 우리는 화석연료로 회귀할 것인가, 아니면 녹색혁명으로 전환할 것인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와 그린 뉴딜’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웨비나(webinar)'를 개최했다. 웨비나는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로 인터넷상에서 열리는 회의를 뜻한다.

20일 재단 에너지정보소통센터(www.etrans.or.kr)를 통해 열린 웨비나는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의 사회로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부연구위원, 최형식 녹색기술센터 선임연구원, 마티아스 벅(Matthias Buck) 독일 아고라에네르기벤데 유럽에너지정책연구팀장, 세바스티앙 오끼벤띠(Sebastien Occhipenti) EU집행위 에너지총국 국제협력부 과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웨비나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웨비나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번 웨비나는 2050년까지 유럽을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EU 그린딜'을 중심으로 한국이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그린뉴딜의 방향성과 도전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독일의 에너지전환 씽크탱크로 평가받는 아고라 에네르기벤데의 마티아스 벅 팀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전년 동기간 대비 국가별로 10~20% 감소됐으며 CO2 배출량은 39%가 줄었다"며 "코로나19 이후 CO2 배출량 반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 경제체제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녹색혁명의 기회로 삼을 것인지가 '우리 사회에 주어진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5월에 진행된 유럽 투표는 사실상 '기후투표'였다며, 새롭게 선출된 EU 집행위가 제안한 유럽기후법 등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소개했다. 이 법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55%를 줄이기 위한 의무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어 세바스티앙 오끼벤띠 EU집행위 에너지총국 국제협력부 과장은 유럽 그린딜의 진행에 있어 3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첫째, 에너지시장 개혁(renovation wave)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확충하면서 비용 효율적인 구조를 갖춰가고 탈탄소 에너지전략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체 에너지원의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단기적으로는 빌딩 리노베이션으로 경기부양, 에너지시스템 재편, 전기요금 인하, 에너지 안보를 향상 시킬 수 있다.

둘째, 에너지시스템(energy system) 통합 전략이다. 에너지시스템 통합 전략은 우리가 어떻게 스마트하게 에너지 생산과 사용 분야를 연계시킬까 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수소와 같은 기후중립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셋째, 재생에너지 확대다. 재생에너지는 경제회복에 있어서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이 많은 분야로, 기후중립성을 달성하고 에너지생산에 기여할 수 있어 유럽연합(EU)에서는 녹색투자를 위한 공공,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는 그린딜 투자계획을 마련해 자체예산뿐 아니라 소속 국가, 투자은행, 민간기업 등에서 탈탄소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그린딜에서 중요한 것은 '포용성'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의 전환에 있어 어떤 지역, 시민들도 소외받아서는 안된다는 점과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 재교육, 자금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책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제언했다.

특히 성공적인 그린딜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모든 요소를 포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기후변화 위기 및 탈탄소의 중요성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선교 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에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그린뉴딜과 관련, "지난 정부의 녹색성장은 실질적으로는 토건사업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그린뉴딜에 대한 해석 중 △회복과 유지·민주주의의 발전 △경제적 체제 개선으로 소유와 지배의 분리 △시민의 경제적 권리 보장 및 복지시스템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린뉴딜은 녹색성장을 위한 '큰 우산'의 역할을 하며, 그 위에 탈탄소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빠른 실행력을 담보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탈탄소 인프라 및 사회 안전망 구축, 탈탄소 산업 확대, 기후친화적인 일자리 창출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 (왼쪽부터) 최형식 선임연구원, 이유진 연구원, 김선교 연구위원.
▲ (왼쪽부터) 최형식 선임연구원, 이유진 연구원, 김선교 연구위원.

최형식 녹색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그린뉴딜은 장기적인 승리(winning)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세가지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에너지사용량의 69%를 차지하는 화석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그에 따른 많은 '좌초자산'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선임은 "현재 강원도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설치가 계획 중인데 투자금액은 40억달러, 창출 일자리는 380개에 불과하다"며 "대신 가정용 10KW 태양광 패널을 2GW 규모(20만개)로 설치할 경우 투자비로 30억달러가 예상되고 일자리 창출은 2100여개로 예상돼 효과가 더 높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그는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를 고려해도 한국의 전기요금은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보다 낮아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전력시장의 독점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결방안으로 △가격신호 정상화 △그린뉴딜 예산의 안정적 확보 △재생에너지 확장을 위한 정부 부처간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규제와 거버넌스 개선을 강조했다.

이날 웨비나에서는 온라인 채팅을 통한 청중 질의응답과 발표자간의 Q&A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EU에서의 공정전환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기금과 같은 EU 계획 및 사업에 대해 알려달라는 질문에 세바스티앙 오끼벤띠 과장은 "청정에너지 전환, 녹색전환은 모든 경제 주체들의 이해와 기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어떤 사람도 뒤처지지 않게 만드는 프레임워크 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U는 이를 위해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석탄발전 지역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실직되는 근로자의 교육 및 각종 복지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그린뉴딜을 위해 조성되는 기금에는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디지털화시키고, 새로운 사회적 참여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그린뉴딜은 일종의 '프레임'으로, 인류가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경제와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전환할지를 명시하는 행동 계획"이라고 정의하고 "유럽의 그린딜은 최상위 목표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사회 만들기에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이번 웨비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재단은 추후 영어발표자의 자막을 포함한 웨비나 영상을 에너지정보소통센터에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에너지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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