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일 새로운 대안 ‘개조 전기차’
미세먼지 줄일 새로운 대안 ‘개조 전기차’
  • 신석주 기자
  • 승인 2020.05.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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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경유차 조기폐차 효과 미비…새로운 패러다임 필요성 대두
‘경제성·환경성’ 개조 전기차, 보조금 혜택 등 규제 완화 필수

[에너지신문] 정부는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중·대형 화물차 조기폐차를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대폭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전국 평균 지난해 23㎍/㎥에서 20㎍/㎥로 낮추기 위해 전기차(승용차 기준)에는 최대 1820만원을, 수소차는 4250만원을 지원한다.

▲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모습.
▲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모습.

하지만 화물차업계는 조기폐차에 미온적이다. 보조금이 대폭 늘었지만, 화물차주가 전기화물차로 바꾸기에는 실제적으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교체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조기폐차 보조금의 수혜는 노후경유승용차가 차지하고 있고, 노후경유차에서 전기차로 교체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신형 경유차로 교체를 하는 경우도 많아 그 실효성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전기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고, 기존 내연기관차, 특히 노후경유화물차를 전기차 전환 개조(튜닝)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안으로 떠오른 전기차 개조 ‘가능성은 가성비’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 개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 개발이 이뤄졌으며, 현재는 개조 키트가 판매되는 등 기술적으로도 큰 어려움 없이 개조가 가능한 수준에 이른 상황이므로 이를 벤치마킹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국가적으로 단기적으로는 지역 부품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마련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개조 전기차 관련 업체는 탈(脫)디젤 정책 추진 및 2030년 공공부문 경유차 제로(Zero)화 발표 등으로 미세먼지 주범인 노후디젤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차 보급사업의 보조금 축소로 생계형 운송업자들이 주로 운행하는 노후경유차를 친환경차 구입하는 데 부담이 커져 수용성 미미한 게 사실이다. 또한 대부분 승용전기차를 세컨드카 개념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친환경차의 등록대수가 증가하더라도 미세먼지 저감의 효과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완성차업체에서 생산하는 신차 위주 친환경차 보급사업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실제 경제난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차량 교체가 어려운 자를 대상으로 저비용고효율의 온실가스,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도출할 수 있는, 운행차를 중심으로 전기차로 개조(튜닝)로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미 개조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결과물들이 나와 있다. 지난해 전기차엑스포에서 다양한 차종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기술을 선보인바 있다. 전기차엑스포 현장에서 노후 경유 화물차에 고출력의 얇은 전기 모터를 삽입한 뒤 엔진과 모터의 동력을 융합해 효율성을 높인 하이브리드 전기트럭 개조 기술을 공개했고, 경차 내연기관을 고효율 전기동력계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또한 정부도 지난해 9월 기존 내연기관차를 순수 전기차로 개조하는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개조 타당성 평가 연구’를 진행했고, 평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서 일반 내연기관 중고차를 그대로 유지하며 전기자동차로 바꿀 수 있는 ‘개조 전기차 플랫폼’이 상용화될 수 있고, 앞으로 국내 전기차 개조 시장은 활기를 띌 수 있기 때문이다.

개조 전기차의 강점은 말그대로 ‘가성비’에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모터 구동장치와 배터리 시스템을 장착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신형 전기차 대비 30~50% 저렴한 가격에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주행 시 내연기관차 대비 1/7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전CO₂ 저감 효과도 탁월하다. 이러한 장점을 고려한다면 개조 전기차는 선택사항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 파워프리자 개조전기차 '피스'
▲ 파워프리자 개조전기차 '피스'

허정철 한국튜닝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개조 전기차는 기존에 타던 차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제성이 뛰어난 전기차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이미 파워트레인, 레오모터스 등 국내 몇몇 업체에서 개조 전기차 플랫폼 설계 작업을 완료, 키트화해 시장 규제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키트는 일반 자동차 엔진과 각종 내연기관을 제거한 후 쉽게 교체하도록 모듈 형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선 이미 활성화, 보조금, 세제 혜택 다 받는다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방안 중 하나로 노후화 된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개조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전기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국은 주별로 친환경 전환차 구매 보조금, 인프라 구축에 따른 보조금 지원과 세제혜택을 중심으로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전기 전환차가 포함돼 있다, 특히 유타 주는 전기차 전환사업체 및 전기전환차를 구입하는 개인에게 전환비용의 50%(최대 2500달러)를 지원한다.

뉴욕 주 에너지연구 개발청(NYSERDA)는 청정운송 프로그램(Clean Transport Program)내 ChangeNY Program을 통해 개조 전기차 구매 비용 50%의 소득세 공제, EV 전기 충전요금 할인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운행 시 법규 면제혜택을 부여,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는 전기 전환 자동차에 대해 고속도로 중량제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조지아 주는 HOV 및 HOT 차선 운행 제한 면제 혜택을 준다.

영국은 승용차와 밴에 한정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 전기전환차를 포함해 지원하고 있고, 일본 역시 지역교통 그린화를 통한 전기자동차의 가속도적 보급 촉진 사업으로 트럭·버스·택시 사업자에 대한 전기차 전환에 대한 보조 지원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활발한 지원 덕분에 소형트럭인 우편 택배차량이 미국 및 일본을 중심으로 개조 전기차로 대체되고 있고, 클래식카 등 개조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노후화 된 내연기관차를 재활용함으로써 자원의 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효과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일본은 2만 2000여대의 우편배달차량을 친환경 EV으로 대체했는데, 이중 4000여대를 개조 전기차로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전기차 개조(튜닝) 사업을 진행하고, 또한 개조한 전기차의 등록허가를 넘어 ‘전기차 KIT 모듈 규격화’를 추진 중이다.

▶‘걸음마 단계’ 개조 전기차,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수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적재중량 1톤의 소형택배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미 (주)파워프라자는 자체 기술로 소형 트럭인 라보를 전기차 트럭(모델명 Peace)으로 개조, 17.8kWh 용량의 배터리(LG화학) 장착해 72km를 주행할 수 있다.

레오모터스는 초창기 승용차 및 상용차 모델을 전기차로 개조해 왔으며, 2015년식 라보의 개조 전기차를 공개, 최고시속 140km, 주행거리 260km를 기록했다. 제인모터스 역시 1톤 디젤 화물차의 전기트럭으로 개조한 ‘칼마토’를 출시했다. 다만 운행차가 아닌 신차를 개조 후 판매하고 있으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적은 편이다.

전기차 개조(튜닝)시장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ICT 기술기반 부품이 많아 전자나 화학, 철강 등 국내 유수의 다양한 이종산업 업체들이 있어 앞으로 중소기업의 신성장 동력산업이 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개조산업의 근본 취지가 노후화 된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저감에 있는 만큼 현재 높은 가격을 낮춰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개조차 보급을 위한 보조금, 세금감면 등 정책적 지원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교부를 위해 ‘자동차관리법’,‘대기환경보전법’,‘소음·진동관리법’등 관계법령에 따라 자동차와 관련된 인증을 완료하면 되는데, 개조 전기차는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른 전기차의 평가 항목 및 기준에 적합한 자동차를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신규 제작하는 개조 전기차는 자기인증을 통해 차량의 신규 등록, 신차 개조 후 실증을 위한 인증기관의 시험평가 필요와 개조차량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개조 전기차 역시 전기차와 동일한 신규 차량이므로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을 받도록 함으로써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운행차 전기차 개조의 경우 교통안전공단의 안전성 확인 등을 통해 말소 등록 후 신규 등록하도록 돼 있는데 전기차로 구조승인 후, 친환경 번호판 교환절차 등 자동차관리법 개정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개조 전기차도 인증기관의 시험평가를 통해 인증하도록 기존 전기차와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허정철 사무총장은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은 자동차 생산능력과 자동차 보급률에 비해 규제로 인해 저조하다. 특히 개조 전기차 전기차 시장은 인증기준 및 평가기술 미비로 개조 전기차의 판매대수는 미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마련 중인 인증기준 및 평가기술이 마련되면 개조 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개조 전기차는 양산차 자동차제조사가 아닌 중소기업에서 제작된 전기차 개조(튜닝)차 중심으로 진행돼 시장에 신뢰성을 주기 부족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개조 전기차의 표준기술 개발 및 인증 프로세스 개발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개조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자동차관리법 개조 전기차 관련 법 제도의 실행과 비즈니스 모델 제시를 통해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조 전기차 관련 업계는 정부의 친환경자동차 보조금 신규 배정으로 지급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들은 1톤 디젤화물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노후된 디젤화물차를 운영하는 운전자들이 보조금을 받더라도 신규 화물차 구입이 어렵지만 개조비용을 보조금으로 충당한다면 보다 쉽게 전기차 개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지지부진한 디젤차의 전기차 전환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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