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公社)를 ‘신재생에너지 크리에이터’로
올해 역점사업은 신재생 확대와 마곡열병합 건립
에너지사업, 정치적 논쟁 아닌 논리적·합리적으로

[에너지신문] 2개월 전 취임한 김중식 제2대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한전 출신으로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직전까지 한국플랜트서비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약 41년간 발전소 건설, 운전, 정비 계획 등 전력·에너지전문가로서 그 역량을 쌓아온 김중식 사장은 공사가 지역 에너지공기업에만 머무르는 게 아닌,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성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평가받기를 바라고 있다. 본지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직원들과 늘 머리를 맞대는 김 사장을 만나 많은 얘기를 들었다./편집자주

▶▶▶취임하신지 딱 2개월을 맞으셨다. 공사에 대한 평가 및 향후 경영방침은.
서울에너지공사는 신생 에너지공기업으로서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 공사의 위상. 즉 ‘공사가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공사의 캐릭터를 명확히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신재생 대표공기업’ 하면 떠오르는 ‘신재생에너지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만들 것이다.
중앙공기업의 경우 공익성이 20%, 기업성이 80%인 반면 지방공기업인 서울에너지공사는 공익성이 70%, 기업성이 30%다. 지방공기업이 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너무 생소했다. ‘어떻게 적자를 보면서도 공익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가’에 대해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취임 후 한 달여간 여러 방면으로 공사의 주요 사업 및 재무 상태를 확인한 결과, 보다 질 좋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경영수지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경영적자 탈피 △마곡열병합 건설 △공사의 이미지 메이킹을 경영방침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려 한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조만간 부서를 세분화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공사로서 할 수 있는 수익사업들을 고민할 것이다.

▶▶▶올해 공사의 역점 사업 및 하반기 계획은 무엇인가.
올해 역점사업은 단연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서남집단에너지시설(마곡열병합발전) 건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반기에는 서남집단에너지시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된다. 앞으로 주민설명회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현재로서는 가장 큰 과제인 만큼 하반기에는 큰 무리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서남집단에너지시설 건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신재생에너지는 대세가 됐다. 향후 정권이 바뀌어도 이같은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은 구조적으로 대규모 태양광을 설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에 태양광 발전소를 과도하게 짓는 것도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좋지 않다. 결국 해답은 ‘건물’이라고 본다. 지붕, 창문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 가까운 시기에 건물 자체가 발전소가 될 것이다. 건물이 필요한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는 시대는 약 10년 후에 올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지역의 전력거래를 공사가 담당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바로 ‘서울의 한전’이 되는 것이다. 서울은 아파트단지가 많아 수요측면에서 유리하므로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편 연료전지의 경우 상당히 희망적인 차세대 발전원으로, 태양광과 더불어 전원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만 대규모 설비 건설 보다는 집집마다 자급자족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초창기와 비교해 지금은 크기가 더욱 작아지고 가격도 많이 낮아져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곡열병합의 현재 진행 상황을 듣고 싶다. 아울러 건설의 당위성을 설명하신다면.
마곡열병합발전은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말에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주민설명회가 이뤄질 것이다. 주민설명회가 무난하게 이뤄진다면 착공에 무리가 없을 것이지만 지금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부천열병합발전소로부터 수열받는 최대공급량은 130Gcal/h로 약 2만 6000세대에 공급이 가능한 물량이다. 2018년 마곡지구의 열수요 증가 대비 생산설비 부족으로 서남집단에너지 2단계 시설(열병합발전소)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기준 강서구 열수요 253Gcal/h 대비 자체 열생산은 68Gcal/h, 약 27%에 불과하다. 부족분 185Gcal/h(73%)는 목동 등 외부로부터 수열 중이다. 향후 마곡지구의 지속개발과 지역 난방수요의 급증으로 2024년부터는 약 4만 세대분(197Gcal/h) 규모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발전소 착공이 늦어진다면 향후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 지역난방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원만히 건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주민수용성 문제는 태안화력본부장 재직 당시 많이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서울시 및 강서구와 함께 본격적으로 주민들과 대화를 진행하겠다. 이들을 설득하고, 또 함께 고민 할 것이다.

▶▶▶LNG·신재생 발전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주민갈등 및 환경문제가 숙제다.
먼저 주민수용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은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미세먼지 발생 등이다. 서남집단에너지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LNG 열병합발전소에 대해 잘 모르면 걱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내 눈으로 보이는 곳에 발전소가 들어온다는데 발전소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오해할 수도 있다. 우리 공사가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려고 한다. 최대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대화 창구가 열려야 한다. 환경부가 철저하게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환경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은 올해부터 10PPM으로 강화됐다. 특히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배출기준은 환경부 기준보다 더욱 강화된 4PPM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이미 위례에너지서비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검증된 수치’다.
이는 고효율가정용보일러(콘덴싱)의 환경부 배출기준인 20PPM과 비교하면 1/4도 안 되는 수준이다. 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만 5000세대가 각각 20PPM씩 배출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285MW 규모의 발전소로 4PPM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단순수치가 아닌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열병합발전소가 환경적으로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발전소의 경우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자체관리기준을 환경부에 신고, 적용할 수 있다. 관리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측정시스템을 통해 한국환경공단에 송출되는데 기준 초과 시 환경공단은 공사에 이러한 내용을 통보하게 되며 통보 즉시 가동이 멈추도록 돼 있다.

▶▶▶공사의 태양광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또 이와 관련한 애로사항 및 해결 방안이 있다면.
틀에 박힌 단순보급 형태의 태양광사업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친근감 있는 태양광사업을 하려고 한다. 염료형, 유기성 태양광시범사업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수요측 전력을 판매하고 연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한다. 공사는 현재 소규모 전력중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는 이미 베란다, 주택형 등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은 미니태양광 발전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변북로 태양광, 롯데마트 옥상태양광, 수상태양광 등 다양한 태양광사업을 구상 중이다. 강변북로 태양광발전사업은 사업부지별 타당성조사를 통해 총 1.2km에 설치, 운영 중이며 지난해 약 57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다만 자본회수기간이 11년이고, 지난해의 경우 처음 설치된 시점에서 1년 동안 가동된 수익금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가 지나봐야 정확한 수익창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지금 경제성을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다. 공사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서울시 내에서만 국한하지 않고 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현업부서가 신안군 등 지자체와 협의 중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새만금, 김제, 신안, 광주 등 공사가 참여 가능한 사업들을 찾아보고 협업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특히 김제나 신안, 광주 등은 일조량이 4시간 정도로 사업성도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지 사업은 무엇보다 주민수용성이 가장 큰 과제인 만큼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부터 주민참여형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수익 발생 시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수익공유형’ 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에너지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이슈는 이제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2018년도 기준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분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에너지 분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전력관리차원의 구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공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마곡제로에너지시티(ZEC)’ 과제가 지역단위 스마트그리드 개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지역단위 스마트그리드 시대가 열릴 것이다. 다만 제도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에너지사업은 정치적 논쟁이 아닌 논리적?합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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