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보일러서 나비엔으로 사명 변경 후 청정환기 연구 시작
콘덴싱보일러처럼 청정환기도 에너지효율 높여 친환경성 확보

[에너지신문]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내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공기질 관리를 특별히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미세먼지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 외에도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에 대한 처리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한 실내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환기다. 지난해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컨퍼런스에서 미세먼지가 좋거나 보통인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특히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하루 3번 한 번에 10분씩 짧게 환기하고, 음식물 조리 후에는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로부터 새로운 공기를 들여와야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는 환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름철에는 시원한 실내공기를 겨울철에는 따듯한 실내공기를 외부에 뺏긴다는 단점이 있다.

환기는 전기와 가스보일러로 만든 시원하고 따듯한 공기가 환기를 통해 외부로 나가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최근에는 초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인해 외부 공기가 오염돼 환기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공기청정기 등이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를 할 수 있는 청정환기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기는 우리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 있다. 과거 가옥들은 문풍지나 창호 등을 통해 환기율을 높였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고층 건물이 늘어나고 건축물 내 열이 외부로 새거나 한기가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건물 고기밀화가 진행되면서 환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냉난방 시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유해물질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실내에 머무르는 웃지 못할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대두되면서 아무리 날씨가 따뜻한 날이라고 해도 창문을 열고 직접 환기하는 집을 찾기 힘들어진 것도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공기청정기 한계 극복…청정환기시스템 시장서 주목받아
콘덴싱보일러를 아시아 최초로 개발해 대기질 개선에 기여해 온 경동나비엔은 10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개발한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했다.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기존의 환기 시스템과 공기청정기의 장점을 결합한 기기다. 미세먼지 등 외부의 오염된 공기는 4단계 필터 시스템을 통해 깨끗하게 걸러서 실내로 들어오게 하고 실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청정기능으로 정화한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부터 청정환기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3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말 출시했다. 2006년은 경동나비엔이 사명을 변경한 해이기도 하다. 경동나비엔은 기존 경동보일러라는 상호에서 보일러를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의 길잡이(Navigator)가 되겠다’는 뜻으로 만든 합성어인 ‘나비엔’으로 교체했다. 

겨울철 실내난방을 책임지는 가스보일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경동나비엔은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가스보일러를 생산하기 위해 콘덴싱(condensing) 기술을 보일러에 접목시켜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킨 보일러를 개발했고 동시에 겨울철에 특히 요구되는 환기에서 외부로 뺏기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으로 청정환기시스템도 개발하면서 나비엔이라는 새로운 이름에 걸맞은 기술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동나비엔이 출시한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 공기를 강력한 4단계 필터를 거쳐 깨끗하게 정화해 안으로 들여온다. 기존 환기장치와 공기청정기의 장점만을 결합한 제품으로 깨끗한 공기가 집안 곳곳을 순환하는 ‘숨쉬는 주거공간’을 만들어 준다.

큰 먼지를 제거하는 프리필터,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전자 집진필터, 냄새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탈취필터, 미세먼지를 한 번 더 제거하는 초미세 집진필터를 적용해 일반적인 초미세먼지 기준(PM2.5)보다 10배 작은 작은 0.3㎛ 이하의 먼지를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 청정환기 시스템.

▶설치제약 최소화…기기 하나로도 최대효율도 끌어올렸다
경동나비엔의 청정환기시스템은 공기청정기처럼 각 방마다 제품을 따로 비치할 필요 없이 천장의 디퓨저를 통해 기기 한 대로 생활하는 모든 공간의 공기를 관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2006년 이후 지어진 공동주택 중 전열교환 방식의 환기장치가 설치돼 공기가 배출되는 환기구가 있는 집이라면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의 환기 제품을 경동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으로 교체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제품 설치 시 집안 환기 시스템에 대한 점검 서비스까지 받아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청정환기가 필요한 다양한 순간에 맞는 기능들도 개발했다. 청소 및 급격한 실내 활동 증가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을 때 보다 빠르게 청정환기시스템이 가동되는 터보운전모드와 잠 잘 때 밀폐된 공간에 이산화탄소가 쌓이지 않도록 답답한 공기를 제거하고 깨끗한 공기를 채워 넣는 숙면모드 등이 대표적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만한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질을 ‘에어모니터’를 통해 시각화했다는 것이다. PM10, PM2.5는 물론 PM1.0까지 다양한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내 공간의 이산화탄소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의 농도 역시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 에어모니터는 환경부에서 시행한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 성능등급 평가 1등급을 받을 정도로 세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더욱이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이러한 에어모니터의 측정결과를 다시 제어에 적용, 사용자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공기질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한다.

▶비성숙 시장서 13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제품화 성공
경동나비엔의 주력 상품인 가스보일러에 비하면 청정환기시스템은 다소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층 건물의 증가와 이로 인한 기밀성 강화가 실내 환기 장치의 필요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공기청정기에 비하면 청정환기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경동나비엔은 청정환기시스템 사업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대기업이 철수하는 와중에도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콘덴싱보일러처럼 에너지기기의 효율을 높여 환경을 보호한다는 나비엔의 철학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기 위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막을 청정환기시스템까지 영향을 미쳤다.

30년이 넘은 콘덴싱 기술을 토대로 실내공기를 관리하는 대안 모색에 나선 경동나비엔은 열을 활용해 공기 중의 습도 조절과 냉난방과 동시에 공기질의 관리까지 가능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2012년부터 3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IST)와 함께 열을 사용한 냉방 기술인 제습냉방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으며 2014년부터는 국책과제도 진행해 열을 활용한 습도조절 노하우를 축적했다. 온도제어를 포함해 습도, 공기의 청정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은 2015년부터는 한국지역 난방공사와 함께 실증테스트를 진행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미세먼지나 라돈, 포름알데이드는 물론 이산화탄소 및 일산화탄소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새롭고 효과적인 기기다”라며 “청정환기시스템을 시작으로 온도제어는 물론 습도, 공기의 청정도 등 실내 공기질에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며 소비자 개개인의 기호에 맞춘 최적의 공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제품을 단계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