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발주는 예정대로…국내 조선사에 '희소식'

▲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이자 카타르 페트롤리엄 최고경영자인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가 화상으로 진행된 조인식에서 중국선박공업(CSSC)과의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페트롤리엄 홈페이지]
▲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이자 카타르 페트롤리엄 최고경영자인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가 화상으로 진행된 조인식에서 중국선박공업(CSSC)과의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페트롤리엄 홈페이지]

[에너지신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이 진행하고 있는 North Field LNG 확장 프로젝트의 세계 최대 규모의 LNG선박 수주전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에 선수를 뺏겼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22일(현지 시각) 중국 국영 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의 전액 출자 자회사인 후동중화조선(Hudong-Zhonghua Shipbuilding Group)과 LNG선 슬롯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이자 카타르 페트롤리엄의 최고경영자(CEO)인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Saad Sherida Al-Kaabi)와 CSSC 회장인 레이 판페이(Lei Fanpei)는 화상 서명식을 갖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 예약계약은 정식 발주 전에 건조공간(도크)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후 카타르 정부가 선사와 용선계약을 체결한 뒤 선사가 조선사에 발주를 넣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향후 후동중화조선이 사실상 건조를 맡게 되는 것이다.

이번 계약은 '8척 건조+8척 옵션' 형태로, 총 16척 건조 계약으로 선박 인도 시기는 2024년과 2025년으로 알려졌다. 계약 선박은 약 17만 5000CBM(㎥) 크기로, 가격은 1척당 약 1억 8000만달러(약 2218억원 규모)로 전해지고 있어 16척을 모두 건조하면 28억 8000만달러(약 3조 5429억원) 규모다.

이날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이 합의에 따라 후동중화조선의 LNG선박 건조시설 상당 부분이 2027년까지 카타르 페트롤리엄에 예약됐다고 설명했다.

Al-Kaabi 장관은 “이 계약의 가치는 우리의 요구 사항과 중국의 LNG 선박 건조능력 확장 정도에 따라 110억 카타르 리얄(Qatari Riyals)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를 위해 카타르 석유는 중국의 LNG선 건조 능력 확장을 지원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가까운 장래에 더 많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CSSC의 레이 판페이 회장은 “카타르 페트롤리엄의 174,000㎥ LNG선은 맞춤화된 최신의 LNG선 설계를 적용하며, 후동중화조선은 세계 최고의 효율성, 신뢰성 및 환경 보존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번 계약은 CSSC그룹과 카타르 페트롤리엄간 협력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카타르와 중국의 경제 협력과 전통적 우호성을 강화하는 데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North Field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연간 1억 2600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LNG프로젝트 추진은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질 예정이며, 최소 60∼120척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 카타르 페트롤리엄과 중국선박공업(CSSC)과의 계약 서명식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페트롤리엄 홈페이지]
▲ 카타르 페트롤리엄과 중국선박공업(CSSC)과의 계약 서명식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페트롤리엄 홈페이지]

◆중국의 약진 경계 … LNG선 발주는 국내 조선사에 ‘희소식’

카타르 페트롤리엄의 이번 LNG선박 발주와 관련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와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이 사업제안서를 내고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수주를 싹쓸이해 오다시피했던 국내 조선사들에게는 이번 카타르의 첫 LNG선 수주전에서 중국에 패한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은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가스소비국으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저가 수주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갖춰 국내 조선업계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CSSC의 레이 판페이 회장이 CSSC그룹과 카타르 페트롤리엄간 협력은 물론 카타르와 중국의 경제 협력과 전통적 우호성을 강조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더구나 중국이 이번에 수주한 대량의 LNG선박을 성공적으로 건조할 경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의 LNG선박 건조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LNG선박 수주가 국내 조선업계에는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위협 상대로 등장한 중국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LNG선박 건조기술 수준, 원가 경쟁력 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North Field LNG 확장 프로젝트의 일부 공사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LNG선박 발주는 예정대로 진행돼 올해중 최소 60척의 LNG선박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확인된 만큼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희소식이다.

최소 13조3000억원에서 최대 26조 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중국이 가져가는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약 10조원에서 23조원 가량의 발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카타르와 계약을 체결한 후동중화조선의 건조능력에 한계가 있어 추가 발주하는 LNG선 수주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2004년부터 4년간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 53척을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경험도 있어 향후 발주될 LNG선박 수주전에서 자신감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선박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카타르 LNG선박 프로젝트가 차질없이 진행된다는 점은 국내 조선업계에도 고무적인 일”이라며 “LNG선박 발주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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