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등 24개 산유국 하루 970만 배럴, 미국 하루 30만 배럴 줄인다

▲ 원유생산 자료사진.(사진출처 pixabay)
▲ 원유생산 자료사진.(사진출처 pixabay)

[에너지신문] 미국, 사우디, 러시아 등 '빅3' 글로벌 원유(crude oil) 생산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줄여 원유 가격을 올리는 담합 작업에 5월부터 돌입한다. 이는 최근 급격히 하락한 원유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산유국들의 의지 표현이다. 

사우디를 포함한 13개 산유국 집단, OPEC(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과 러시아를 포함한 11개 산유국 집단이 주도한 생산량 줄이기 담합에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까지 개입하면서 하루 1000만 배럴 가까이 원유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3위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250만 배럴의 원유를 다음달부터 6월까지 덜 생산한다.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외한 22개 산유국이 하루 4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한다.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루에 생산되는 원유를 970만 배럴 줄인다. 하루에 1000만 배럴을 줄이는데 필요한 30만 배럴의 감산은 미국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1000만 배럴에 가까운 원유가 생산되지 않는다고 해도 당장의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시장은 분석한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하루 2500만 배럴의 원유가 초과생산되고 있어 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감산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우디와 러시아는 전체 산유국이 줄여야 할 원유의 양에 대해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5월과 6월에는 하루 1000만 배럴,  7월부터 12월까지는 하루 800만 배럴, 2021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세계 원유 거래시장에서 표준가격으로 활용되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올해 1월 배럴당 60달러대에서 급속도로 하락해 최근에는 배럴당 20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 거래 기준가격인 두바이 원유도 올해 1월 배럴당 50달러대 후반에서 최근 배럴당 20달러대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셰일혁명을 통해 원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한 미국의 영향으로 2016년부터 시작된 공급과잉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발생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원유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간의 의견차를 극복하고 원유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리고 주요 산유국들과 지난 9일(한국시간) 9시간의 화상회의를 통해 생산량을 줄이는 것과 얼마나 줄일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최종판단을 유보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한 산유국 담합은 끝내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원유 생산량을 줄인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우디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과 멕시코의 생각이 같았지만 구체적으로 하루에 줄여야 할 원유 생산량에 있어서는 멕시코와 전체 산유국들과 의견차가 있었다. 멕시코는 하루에 생산하는 원유 중 40만 배럴을 줄이도록 사우디와 러시아에게 요구를 받았지만 하루 10만 배럴 이상은 줄이지 못한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유의미한 양의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 전체가 가담하지 않는다면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에 사우디와 러시아는 멕시코가 줄여야 할 원유의 양을 하루 35만 배럴까지 낮춰줬지만 멕시코는 하루 10만 배럴 이상은 줄이기 어렵다는 입장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멕시코가 줄여야 할 하루 35만 배럴의 원유 중 25만 배럴을 자국이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11일(한국시간) 산유국 카르텔(cartel)을 완성시켰다. 미국은 자국 원유 생산량을 하루에 최대 30만 배럴을 줄이면서 사우디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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