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섬 지역에 ‘친환경 혼소기술’적용하다

[에너지신문] 에너지전환이 국가적 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전 전력연구원. 특히 단순 R&D에서 벗어나 개발된 신기술의 상용화 및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전력연구원 핵심 연구진들이 직접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친환경 혼합연소 가스발전, 섬 지역도 깨끗하고 안전한 전력생산

천연가스(LNG)는 충분한 매장량과 저공해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화석연료다. 특히 고옥탄가와 넓은 연소 한계, 그리고 지구온난화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특성이 있어 디젤엔진과 가솔린엔진 모두에 적용이 가능하며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체연료라 할 수 있다.

국내 섬 지역은 송전선로가 도달하기 힘들어 자체 전력생산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디젤엔진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대기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친환경 가스 혼합연소 발전 시스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 5%씩 증가하는 섬지역 전력 수요…새로운 발전기술 필요

국내 섬 지역에서 디젤엔진을 사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곳은 총 100여곳에 이르고 전기냉방 수요, 수산물 가공시설, 관광, 숙박업소, 건설 등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디젤엔진의 높은 신뢰성으로 대부분의 섬지역 발전은 경유를 이용한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과 국가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사용한 발전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천연가스-디젤 혼합연소 시스템’이란?

혼합연소(혼소) 엔진은 공기와 천연가스 연료가 흡입관 내에서 미리 섞여 연소실 내부로 유입되고, 피스톤에 의해 압축된 후 디젤 연료를 분사해 점화 및 발전하는 시스템으로써,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디젤연료와 천연가스의 양에 따라 출력을 조절하고,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할수록 대기오염물질인 CO2, NOX, SOX 등의 배출 농도가 줄어들게 된다. 또한 천연가스와 디젤을 혼합 연소하는 혼소운전과 디젤만 연료로 쓰는 디젤전소운전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어 연료 확보, 대기환경상태 등 상황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혼소 발전 기술은 환경문제 등으로 천연가스 사용이 필요한 곳뿐 아니라 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지만 신뢰성 있는 전력생산이 필요한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혼소 발전 시스템은 기존 엔진 발전에서 실린더 블록, 냉각?윤활 계통, 제너레이터 등 설비의 대대적인 수정을 하지 않고 천연가스 공급 설비와 운전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현장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MW급 혼소발전 시스템.
▲ MW급 혼소발전 시스템.

전력연구원, 미래 가스혼합연소 신에너지 시스템 개발 성공

전력연구원은 천연가스-디젤 혼소 발전 시스템과 관련, 다음과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첫째, 천연가스-디젤 혼소 발전 시스템의 통합설계 및 최적운영 기술을 개발했다. 천연가스의 인화성 및 폭발성을 고려해 가스누출감지 등 안전설비를 포함한 시스템을 통합 설계함으로써 안전하게 혼소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실시간으로 시스템을 감시 및 분석함으로써 최적 운전과 정비를 제시,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둘째, 천연가스-디젤 혼소발전 시스템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해당 시뮬레이터를 통해 각 변수들의 시스템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다양한 상황을 예측, 설계에 반영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제어패널을 모사, 운전원을 교육하고 훈련함으로써 현장 대응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천연가스 혼소 발전 시스템은 이산화탄소 20%, 질소산화물 50%, 황산화물 80% 이상 저감될 것으로 기대되고, 그에 따라 섬지역에도 적용될 예정인 환경규제 강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원 풍부하나 전력설비 미흡한 동남아 사업 확산 기대

2019년기준 전 세계에 보급된 분산발전은 110GW이며 연간 35%의 성장률을 기록, 2028년까지 349GW 규모로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시장규모 기준으로는 2014년 25조 9200억원에서 연평균 36% 이상 성장, 2025년에는 104조 4000억원으로 급속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백령도 발전소 1.5MW급 디젤엔진을 대상으로 분산전원 기술인 천연가스 혼소 발전 시스템을 적용, 오는 4월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령도에 가스 혼소 발전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영돼 핵심기술 검증 및 장기연속운전 결과가 확보되면 가스는 많으나 섬 지형의 한계로 전력망 구축이 힘든 지역, 특히 천연가스 매립 예측지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당연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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