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전망 보고서 발표…2009년 이후 첫 감소 전망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 중국, 수요 부진 큰 영향

[에너지신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석유시장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의 석유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중 운송 연료 수요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의 석유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중 운송 연료 수요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IEA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영향이 얼마나 될 것인지 유동적인 상황 탓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의 석유 소비 위축이 심하고, 세계 여행과 무역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수요가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수석경제학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는 석탄, 가스,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심각하다. 이는 운송 연료 수요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바이러스의 파장이 세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세계 에너지와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IEA는 현재 세계 석유수요가 2020년에 하루 9억 990만배럴로 전년대비 9만배럴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2020년 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82만 5000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던 2월 전망치보다 크게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편, IEA는 향후 석유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전망은 궁극적으로 세계 각 정부가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사태를 억제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성공하고, 이러한 세계 보건 위기가 경제 활동에 지속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IEA는 에너지 시장이 직면한 극도의 불확실성을 설명하기 위해 올해 전 세계 석유수요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2가지 다른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우선 비관론적인 관점에서 전 세계 대책이 바이러스 억제에 실패한다면 2020년에는 전 세계 수요가 하루 73만배럴씩 감소한다. 반대로, 낙관론적으로 본다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억제되면 전 세계 수요는 하루에 48만배럴씩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비롤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의 석유 공급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장기적인 도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석유와 가스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문제들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이러한 생산국들은 오늘날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해 보다 역동적이고 다각적인 경제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EA는 이 보고서에서 2020년의 감소와 2021년의 급격한 반등에 이어, 운송 연료의 소비가 더디게 증가함에 따라 매년 세계 석유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세계 석유수요는 하루 평균 100만배럴을 밑도는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 IEA의 예측, 이 기간 동안 수요는 하루에 총 570만배럴씩 증가하며, 중국과 인도가 성장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동시에 세계 석유 생산능력은 하루 590만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중 4분의 3 이상이 비OPEC 생산국들로부터 나올 것으로 이 보고서는 예측했다. 다만 미국과 다른 비 OPEC 국가들의 생산 성장은 2022년 이후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보여 중동 OPEC 생산국들이 세계 석유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기 시장 보고서에는 청정에너지 전환이 석유시장 동향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했다.

IEA는 세계 각국이 효율 개선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2019년~2025년 휘발유와 경유 수요 증가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고, 다만 에너지전환이 석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해 많은 회사들이 향후 몇 년 동안 단기 프로젝트를 우선시 한다고 분석했다. 

비롤 박사는 “코로나19 위기는 세계 석유 산업이 새로운 투자와 사업 전략을 고려하면서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기업들에 대한 중압감이 바뀌고 있다. 그들은 경제가 의존하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세계가 기후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