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코로나19 위기에 감산 공조 합의 실패
석유수요↓ 산유국 생산량↑, 국제유가 하락 불가피
정유업계 1분기 손실 불가피…경영환경 더욱 악화

[에너지신문]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온 국제유가가 OPEC+ 감산 합의 결렬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번 합의 불발로 국제유가가 3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 6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WTI는 6일 전일대비 배럴당 4.62달러 하락한 41.28달러로 2014년 1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 6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WTI는 6일 전일대비 배럴당 4.62달러 하락한 41.28달러로 2014년 1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는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OPEC은 특별총회에서 러시아 등 비OPEC의 참여를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배럴, 50만배럴 등 총 150만배럴을 추가 감산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하려 했지만,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반대하며 회의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OPEC, 비OPEC 모두가 4월 1일부터 생산 감축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일할 것”이라며 감산 정책의 반대 의사를 내비쳤고, 이에 대해 사우디는 당장 다음달부터 원유생산을 늘리기로 해 러시아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리 로스(Gary Ross) 블랙골드 인베스터(Black Gold Investors)는 사우디가 생산량을 완전 회복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5~3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WTI는 6일 전일대비 배럴당 4.62달러 하락한 41.2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16년 8월 3일 40.83달러 이후 약 3년7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2014년 1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었다. 브렌트유 역시 전일대비 배럴당 4.72달러 떨어진 45.27달러로 2017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 추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코로나19가 급격한 재고 감소에 빠진 산유국 증산의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시장의 안정화보다 이번 기회에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도 나오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일시적’이라고 전망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소비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대한 공감에 실패하며 오히려 증산을 선택했다. 석유 소비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량까지 증가해 국제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정유업계 1분기 경영실적 손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 정제마진 악화에 이어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발생까지 겹치면서 정유업계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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