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온실가스를 에너지로...‘P2G 메탄화 기술’

[에너지신문] 에너지전환이 국가적 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전 전력연구원. 특히 단순 R&D에서 벗어나 개발된 신기술의 상용화 및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전력연구원 핵심 연구진들이 직접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에너지 저장과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동시에

전 세계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최대 2℃ 이하로 낮추기 위한 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데 국제에너지기구(IAE)는 2040년까지 에너지 수요증가분의 45%, 세계 전력 수요의 41%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통해 충당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20%까지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감축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비중확대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주요 재생에너지원의 출력 변동성에 의해서 전력계통에서의 안정성 및 효율성 저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출력이 과다하게 발생할 때 전력계통에서 받아들일 수 없어 미활용되는 전력을 저장하고, 재생에너지의 출력이 부족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의 에너지저장수단이 요구된다.

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이 높은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의 출력변동성으로 미활용되는 전력을 이용, 물의 전기분해해 수소로 전환하고 이를 직접 사용하거나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메탄을 생산한다. 또한 생산한 메탄을 도시가스용, 차량용, 발전용 연료로 활용하는 'Power to Gas(P2G)' 기술 역시 활발히 연구 중이다.

수소를 메탄화해 이용하는 경우에는 기존에 구축돼 있는 도시가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수소를 직접 이용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저장·이송비용 증가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메탄의 수송비용은 수소수송비용의 1/10정도로 알려져 있다. 필요한 이산화탄소는 발전소등 산업체에서에서 포집하거나 바이오플랜트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P2G 메탄화 기술은 미활용 전력을 가스연료로 변환·저장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의 안정성 및 효율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이와 동시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활용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메탄화 공정 개념도.
▲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메탄화 공정 개념도.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과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이 존재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키는 촉매의 종류에 따라 니켈 기반의 고체 촉매를 사용하는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과 미생물을 이용하는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로 구분된다.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은 높은 운전 압력(2-30 기압) 및 온도(300~550℃)로 반응속도가 빠르고 기존의 기반산업과 타 분야 촉매기술을 활용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기술성숙도 및 조기 대용량화에 따른 상용화 가능성이 있다.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수소 반응을 위해 메탄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촉매로 활용하는 기술로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운전 압력과 온도(20~70℃) 등의 운전 특성으로 인해 에너지효율이 높고, 지속적으로 증식하는 미생물의 특성상 장기 운전에 성능 및 수명저하 문제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또한 낮은 운전 압력으로 인해 반응기 등 주요 시스템 구성 및 공정이 단순해 분산형 마이크로그리드에 적용이 용이하다.

유럽서 주도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에는 약 30여 개의 P2G 플랜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14개의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약 70%는 수소 생산, 30%는 메탄 생산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 메탄화와 관련, 수행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에는 ‘SRORE&GO’ 프로젝트가 있으며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각각 열화학적 메탄화 기술, 생물학적 메탄화 기술 그리고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메탄화기술에 대한 실증 연구가 수행 중에 있다.

그 외 대표적인 메탄화 기술 관련 연구로는 ‘Bio-Cat’ 프로젝트가 있는데 덴마크에 1MW급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생물학적 메탄화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재생에너지로부터 알칼라인 수전해 기술을 이용, 연간 약 150톤의 수소로 전환하고 전환된 수소는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생물학적 메탄화 방식으로 메탄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메탄은 도시가스 배관망에 직접 연결, 도시가스 연료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전력연구원의 5kW급 생물학적 메탄화 테스트베드.
▲ 5kW급 생물학적 메탄화 테스트베드(사진제공: 한전 전력연구원)

전력연구원, 국내 최초 생물학적 이산화탄소 메탄화 설비 구축

한전 전력연구원은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 한양대학교,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2017년부터 생물학적 메탄화 연구에 착수,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미생물이용 이산화탄소 메탄 전환 테스트베드 설비를 구축했다.

전력연구원은 해당 연구를 통해 한전 고유의 메탄화 미생물 ‘Methnothermobacter.sp. KEPCO1’을 확보하고 100% 국내 기술력으로 연간 36톤의 이산화탄소를 활용, 12톤의 메탄을 생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메탄화시스템의 설계 및 운영기술을 확보했다.

전력연구원은 확보된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정부 연구사업으로 진행하는 ‘재생에너지 장주기저장 및 전환을 위한 Power to Gas 기술개발’에서 메탄화기술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향후 해당 연구를 통해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의 신뢰성 및 기술 사업화를 위한 추진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온실가스 저감과 재생에너지의 대용량 장주기 저장을 통한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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