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미국 첫 공장 가동, 글로벌 배터리 시장 강력한 위상 구축
첫 전진기지로 시너지 기대…韓‧美간 성공적 협력 모델 주목

[에너지신문] 전기차 확대는 저탄소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미국, 중국, 유럽 정부의 중점 사안이다. 때문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더구나 2024년 배터리가격이 1kWh 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기존 내연기관차와 맞붙을 경쟁력도 갖춘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 SK이노베이션과 조지아주 간 투자로 설립된 SKBA(SK Battery America, Inc.) 조감도.
▲ SK이노베이션과 조지아주 간 투자로 설립된 SKBA(SK Battery America, Inc.) 조감도.

최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이러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0만대 수준인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매년 17%씩 성장해 2030년 7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612만대에서 2025년 2213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8년 미국 내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첨단 E-모빌리티(Mobility) 산업 혁신을 통해 세계 전기차 산업을 리딩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는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업체로의 강력한 위상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도약의 전초기지 ‘美 조지아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8년말, 美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Commerce, Jackson County, GA-US)에 9.8GWh/년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기공식 이후, 커머스 시 일대 약 34만평의 부지에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2022년초 양산 공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조지아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2년, 올해 상업 생산에 들어가는 중국, 헝가리 공장과 함께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완성하게 되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도 현재 19.7GWh(순수 전기차 40만대분)에서 60GWh(순수 전기차 120만대분)까지 확대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즉, 조지아 배터리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로 거듭나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감안해 단계별로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SK의 밤’ 행사에서 “사업이 잘되면 50억달러까지 투자 확대하고 6000명 채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1차 투자에 버금가는 수준의 연내 추가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팔리게 될 전기자동차를 추가 수주했다. 최 회장이 밝힌 50억달러 투자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 최첨단 배터리 기술 집약…, ’3세대 전기차’ 시대 연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최첨단 배터리 기술을 접목해 본격적인 ‘3세대 전기차’ 시대를 열 계획이다.

1회 충전만으로 500km이상을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주행에도 중간에 충전을 할 필요가 없는 수준으로, 내연기관차와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즉, 본격적인 전기차 보급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중순부터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2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thium-ion Battery Separator, LiBS)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해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분리막을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

또한 분리막 등 소재 전문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해 배터리 사업과의 협업을 더욱 고도화 시키고 있다. 특히 셀 생산 방식에서도 차별화된 방식을 도입했다. 전극을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Zigzag Stacking)으로 셀을 생산해 접착 공정을 없애면서 생산 단계가 줄어 성능 및 마진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및 배터리를 적층한 ESS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적이 없다는 차원에서 안전성도 보장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에서 단일 규모 최대 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시켰고 국내 서산과 중국, 헝가리, 미국 등 글로벌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10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시장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동시에 미국 중심의 모빌리티 시장에서 배터리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기간을 사업 플랫폼화하는 ‘BaaS(Battery as aService) 모델’을 개발,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 ▲ SKBA는 2021년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 SKBA는 2021년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 韓-美 성공적 협력 모델 주목 받다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결정하는데 SK이노베이션은 최종 부지 선정에만 6개월 이상 공을 들였고 미국 첫 전진기지로 시장 확대 가능성과 기업 친화적 환경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조지아주를 낙점했다.

무엇보다 조지아주가 보여준 적극적인 투자유치 계획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지아주는 뛰어난 세제혜택과 더불어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투자 시 우려하는 고용 문제에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같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는 등 각종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재정적인 측면과 동시에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조지아주는 지역 인재를 뽑아 배터리 산업에 특화된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퀵스타트(Quick Start) 프로그램’을 SK이노베이션 조지아 배터리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제공하기로 했다.

조지아주 입장에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유치는 ‘역대 최대’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순수 해외 자본 기준으로 총 1조 9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일자리도 2000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추가 투자가 현실화되면 후방 효과까지 고려해 실제 조지아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수십년간 수십 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유일의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게 되면 인근에 위치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인근 테네시(Tennessee)주 채터누가(Chattanooga) 소재의 한 전기차 회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조지아주 간 투자로 설립된 SKBA(SK Battery America, Inc.)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성공적인 투자 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SKBA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시 미 국무부가 발표한 ‘미국 투자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기공식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고,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역시 “SK이노베이션의 투자는 조지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열심히 사는 조지아 주민들에게 정말 신나는 날”이라고 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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