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2조 1300여억 투자…2025년 20만㎘급 4기 건설
2031년까지 1~4단계 순차적 20만㎘급 10기 증설 계획

[에너지신문]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제5 LNG 생산기지가 건설된다. 평택, 인천, 통영, 삼척기지에 이은 제5 LNG생산기지다. 제주LNG기지는 수입기지가 아닌 위성기지 성격이어서 당진기지를 제5 LNG생산기지로 칭한다.

한국가스공사의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은 천연가스 수급 안정성 제고와 유연한 수급관리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최종 계획이 승인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제5기지 조감도.

LNG 직도입 확대와 민간 LNG터미널 건설이 늘어나면서 투자 효율성과 민간의 가스 인프라 활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는 등 정부의 고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은 국내 천연가스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5 LNG생산기지의 추진 경위와 의미, 기대효과 등을 진단한다.

▶우여곡절 겪은 제5 생산기지

2015년 12월 29일 제12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20만㎘급 저장탱크 10기를 증설하는 제5기 건설계획이 공고된 이후 포스코건설이 2016년 4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제5 LNG생산기지 입지조사 용역을 시행해 전국 17개 지역을 조사하고 5개 협상대상후보지를 선정했다.

2018년 3월 27일 충청남도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부지를 최종 입지로 선정하고 가스공사, 충청남도, 당진시간에 인허가, 민원, 주민보상 상호협조 등을 주요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제5 LNG기지 건설사업 최종입지가 확정됐다.

이후 2018년 4월 6일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또 다시 건설계획이 공고됐다. 제12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 당시와 마찬가지로 20만㎘급 저장탱크 10기를 증설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의 투자 효율성 및 민간의 가스 인프라 활용 제고를 위해 JV설립 등 민간참여 방식으로 제5기지를 건설, 운영하는 내용이 제안됐다. 

이어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맡아 2018년 10월 18일부터 2019년 8월 17일까지 10개월간 진행됐다.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없이 가스공사 이사회에서 기본계획을 확정할 수 없기에 사실상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없이는 사업을 한발짝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종합평가(AHP) 결과 사업추진이 타당하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편익과 비용분석을 통한 공공성 평가에서 경제성은 B/C 1.08, NPV 2359억원, IRR 5.11%를 받았고 정책성은 기관의 설립 목적과의 합치성, 정책 일관성 및 지역균형발전 등 모든 항목에서 우수를 받았다.

수익성 평가에서 사업의 재무성은 PI 1.01, NPV 2281억원, IRR 5.25%로 평가됐고, 재무안정성에서는 기관의 재무상태는 매우 미흡하나 재원조달 가능성 우량 및 추가 재원조달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공공성과 수익성에 대한 종합평가(AHP 평가, 계층분석기법) 결과 0.613으로 사업추진 타당성을 확보했다. AHP(Analytic Herarchy Process) 평가결과 0.5이상인 경우 사업추진이 타당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은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결과 타당한 것으로 확정됐다.

LNG 직도입 및 민간 LNG 터미널 사업 추진 영향줄 듯
벙커링, 트레이딩 등 연관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이같은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결과는 가스공사 제5 LNG생산기기 건설에 돛을 달았다. 가스공사는 11월 15일 이사회에서 20만㎘급 저장탱크 4기와 부대설비 등을 설치하는 ‘제5 LNG생산기지 건설(1단계) 기본계획(안)’을 상정, 의결하고 2020년 1월 제5기지 건설부를 신설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와 인허가 절차 등 본격적인 공사 준비에 착수한다.

‘제5 LNG생산기지 건설(1단계) 기본계획’에 따르면 1단계 투자비는 예비비 1645억원을 포함해 2조 1332억원에 달한다. 2019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6년 1개월 동안 충청남도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약 89만㎡(약 26.8만평) 부지에 20만㎘급 저장탱크 4기의 저장설비와 1560톤/시간당(해수식 180톤/시) 4기, 연소식 120톤/시 7기)의 기화송출설비를 건설한다.

아울러 27만㎘급 LNG선 접안시설 1식과 언로딩 암 등 하역설비 1식, 유틸리티 및 부대설비 1식도 설치한다. 특히 당진 제5LNG 생산기지에는 기존 네 곳의 생산기지(평택·인천·통영·삼척)와 달리 최근 주목받고 있는 LNG 벙커링 사업을 위해 벙커링선 접안시설과 로딩암 등 1식과  LNG 트레이딩 사업을 위한 재선적설비로 LNG 리로딩 펌프(2000㎥ × 4기) 등도 함께 건설한다.

송출배관은 제5기지~부곡GS(2열), 평택기지~안산GS(1열), 평택기지~ 오산GS(1열) 구간에 30인치 주배관 약 121㎞와 공급관리소 VS 6개소, BV 4개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송출배관은 인허가 등 현장여건과 세부설계 조건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제5 LNG생산기지의 1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2단계로 2027년까지 저장탱크 2기, 3단계로 2029년까지 저장탱크 2기, 4단계로 2031년까지 저장탱크 2기 등 1~4단계 동안 20만㎘급 저장탱크 10기를 증설할 계획이며 총 투자비는 3조 3265억원 규모다.

▶LNG직도입과 민간 터미널 변수

제5 LNG생산기지의 건설은 저장설비 확충을 통해 천연가스 수급 안정성 제고 및 마케팅·트레이딩 등 유연한 수급관리 기반 확충에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직수입 활성화 및 온실가스 감축정책 강화 등에 가스공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간의 자유로운 접근권 보장을 통해 국내 천연가스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도 고려됐다. 저장시설의 국제적 활용도 증가 및 트레이딩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아시아 LNG 허브(Gas Hub)’로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제5 LNG생산기지는 2018년 4월 6일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당시 JV설립 등 민간참여 방식으로 제5기지를 건설,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었다. 투자 효율성 및 민간의 가스 인프라 활용 제고를 위해서다.

결국 제5 LNG생산기지의 민간참여 형태는 ‘임차방식’으로 확정됐다. 가스공사는 2018년 8월부터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최적의 민간참여 방식을 검토해 왔다. 2019년 3월 천연가스 직수입 예정 기업을 대상으로 민간참여 사업 설명회 및 의향조사를 시행하고 관련기관과의 세부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했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임차방식’은 가스공사가 5곳 인수기지를 대상으로 민간에 자유로운 접근·이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천연가스 수급 안전성 제고 및 국내 가스 인프라 통합 운영을 통한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제 5 생산기지 1단계 준공시점부터 저장탱크 100만㎘ 용량에 대해 우선적으로 시설 이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스공사와 민간기업이 JV를 설립하는 방안으로 진행됐을 경우에는 JV설립에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결정은 민간 및 발전회사들의 LNG직도입 및 LNG터미널 확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가스공사 외에 LNG터미널을 상업운전 중인 곳은 포스코의 광양LNG터미널과 GS와 SK E&S가 합작한 보령LNG터미널 2곳이다. 이들 회사들은 LNG직도입 물량 확대와 더불어 LNG저장탱크 증설을 통한 임대사업도 확충하고 있다.

여수 묘도에 LNG터미널과 LNG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는 한양, 울산에 ‘친환경 가스복합 발전소’를 건설하는 SK가스, 통영에 LNG발전소과 터미널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등 LNG터미널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열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제5 LNG기지는 이들 기업의 사업방향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공기업과 민간기업간 LNG터미널 이용 및 발전소 건설을 위한 전략적 제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요금제와 LNG기지 대여

특히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제시하고 있는 개별요금제 도입은 발전공기업과 민간기업의 LNG직도입 뿐만 아니라 LNG 터미널 확충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은 개별요금제와 깊은 상관성을 갖고 있다. 가스공사는 개별요금제 선택시 가스공사의 Buying Power를 활용해 저렴한 LNG 구매 뿐만 아니라 LNG 원료비에 이윤을 추가하지 않음으로써 전기 및 가스요금 인하에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가스공사의 평균 도입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는 국가 전체 중장기 수급관리를 위해 가스공사가 LNG 가격이 고가로 형성된 시기에도 LNG 구매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라는 것. 가스공사의 현재 평균 도입가격은 직수입 대비 높지만 직수입자의 동일시기 도입계약 비교시 가스공사 도입가격이 직수입 대비 저렴하다는 것. 특히 가스공사는 개별요금제 소비자가 가스공사의 시설을 이용함에 따라 설비 효율이 증가되고, 이는 평균소비자의 공급비 인하로 직결된다고 주장한다.

2019년 총괄원가에 직수입 물량은 민간 LNG기지를 이용하고 발전용 직수입물량 50%를 개별요금제를 적용할 경우를 가정해 보면 개별요금제 도입시 직수입물량 이탈 대비 공급비용은 8~10% 인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LNG 시장가격이 높을 경우 직수입 대신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로 편입하는 것을 차단해 평균요금 인상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신규발전사는 LNG 공급자 선택권이 강화되고, 소규모 발전사도 발전단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가스공사는 분석하고 있다.

개별요금제는 소비자가 직접 직수입을 추진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직수입(개별요금제)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선택권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또한 직수입 추진이 어려운 소규모 발전사가 개별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전력시장에서의 발전단가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는 것.

특히 가스공사는 통합수급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개별요금제에서의 비축의무와 재고관리 수단으로 안정적 수급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설비의 운영 노하우와 축척된 수급관리 경험을 가진 가스공사와 개별요금제 수요자와의 통합 수급관리가 가능함에 따라 급격한 전력수요의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개별요금 소비자에 대한 비축의무로 비상대응 역량을 제고하고 사업자간 공동저장, 탄력적인 저장탱크 운영 등 효율적인 수급관리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향후 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 도입시 제5 LNG생산기지는 투자 효율성과 가스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제5기지 배관 노선도.
▲ 제5기지 배관 노선도.

▶기대효과 및 풀어야 할 숙제

제5 LNG생산기지 조성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충남지역의 생산유발효과는 약 4조 1747억원에 이르며, 고용유발효과는 약 3만 3000명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당진시의 경우 기지 건설기간인 2031년까지 연간 투입인원이 약 10만~75만명에 이르는 인구유입 효과가 예상되고, 기지가 운영되면 2025년 이후부터는 상주인력이 약 250여명, 가족 포함시 약 500~1000명에 이른다.

천연가스생산기지 주변지역 지원사업 목적에 맞는 LNG기지와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및 협력사업이 예상되며, 지역발전 및 주민 협조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는 제5 LNG생산기지 건설로 인한 지방세원 확보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5 LNG생산기지는 LNG 벙커링 사업을 위해 벙커링선 접안시설과 LNG 트레이딩 사업을 위한 재선적설비가 건설되기 때문에 LNG연관 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연구 수행 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LNG벙커링 수요는 2030년 약 140만톤, 2040년에 약 350만톤에 이를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따라서 제5 LNG생산기지는 향후 LNG 추진선박 도입 활성화 및 국제 환경규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서해권역의 LNG벙커링산업 전초기지 역할도 기대된다.

LNG 재선적설비가 설치로 LNG 마케팅 및 트레이딩을 위한 기반도 갖춘다. 27만㎘급 LNG선 접안시설과 하역(Unloading) 설비를 설계단계부터 반영해 아시아 LNG 허브 구축 가능성도 모색한다. 벙커링 산업과 연계해 유연한 물량과 수송망 확보로 동북아 LNG허브를 구축할 경우 금융, 거래, 법률 서비스 등 부대산업도 발달할 수 있다.

LNG냉열을 활용한 냉동창고, 아이스링크, 폐타이어 분쇄, 초저온 소재산업 등 연관산업도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 이를 통해 석문산업단지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8차 전력수급계획(안)에 따르면 당진 에코파워 1,2호기는 발전용량을 기존 1.2GW에서 1.9GW로 확대해 LNG발전으로 전환한다. 또 지난 1999년 6월 준공한 당진 1호기 (500MW)와 1999년 12월 준공한 2호기(500MW)의 조기 폐지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천연가스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은 당진의 해양시설 확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인천LNG생산기지 준공으로 인천 송도의 신항이 개발된 바 있다.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을 계기로 항로·정박지 등의 수역시설, 방제제·수문·갑문·호안 등의 외곽시설, 도로· 철도·교량·운하 등의 임항 교통시설 등 당진시가 구상하는 해양 인프라 확충시 개발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제5 LNG생산기지를 건설하는데 있어 풀어야 할 숙제와 넘어야할 난제는 넘쳐난다. 우선 제5기지 건설을 위해 LNG선박 입출항 항로 준설 및 항로 어업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주변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지역 주민설명회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제5 LNG 생산기지 건설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건설기간과 운영기간 동안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제5 LNG생산기지는 국가 에너지 미래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중 하나다. 국가의 에너지 미래는 물론 당진의 미래이기도 하다. LNG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과 먹거리를 창출하는 제5 LNG생산기지 건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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