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에너지’로 전남의 미래 그린다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한전공대 설립 확정’
8GW 신안 해상풍력, 전국 최대 잠재량 활용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은 6대 미래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블루 이코노미’ 가운데 첫 번째로 에너지사업을 집대성한 ‘블루 에너지’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광주·전남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만나 올해 도의 에너지정책을 들었다.

▶▶▶ 지난해 전남도는 6개 프로젝트로 이뤄진 미래 비전 ‘블루 이코노미’를 제시했다. 이 중 첫 번째인 ‘블루 에너지’란?

‘청정 전남 블루 이코노미’는 전남의 섬, 바다, 하늘, 바람, 황금들녘 등 풍부한 청정자원과 유서 깊은 역사·문화 등 전남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자원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전남만의 새로운 혁신전략이다.

블루 이코노미는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수도(블루 에너지)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블루 투어) △바이오 메디컬 허브(블루 바이오) △드론, e-모빌리티 등 미래형 운송기기 산업(블루 트랜스포트) △전남의 근간인 농수산업을 미래 생명산업으로 탈바꿈(블루 농수산) △미래 스마트 신도시(전남형 스마트 블루 시티)의 총 6개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

이중 첫 번째인 블루 에너지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전남을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수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시장의 누적 규모를 약 23조달러(3경원)로 예측할 만큼 에너지산업은 유망산업이다. 세계 에너지산업은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에서 수소,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바뀌고 있다.

전남은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은 1일 평균 일사량이 전국 평균보다 약 7% 높고 해상풍력 잠재량은 국내 총 잠재량의 37%를 차지, 전국 1위에 이른다. 또 부생수소 생산량 역시 전국 2위(33.8%) 규모다.

이와 함께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는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인 한전을 비롯해 다수의 에너지기업, 연구기관이 위치해 클러스터 구축기반이 탄탄하다. 현재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430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233개 기업이 투자 실행하고 있다.

전남도가 가진 이러한 장점을 살려 세계적인 에너지밸리를 구축, 2030년 23조달러 규모의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공대를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만들어 혁신적인 연구·개발과 에너지 특화 인재 배출을 통해 에너지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랜드마크 연구시설(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과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강소연구개발 특구를 조성해 벤처 창업과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에너지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안군 해상에 원전 8기에 맞먹는 8GW급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 풍력산업 시장을 창출하고 약 12만명의 ‘전남형 일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 규모만 45조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약 11만 75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나주에 한전공대 설립이 확정됐다. 이에 대한 평가는?

한전공대 설립 확정은 지난해 전남도 에너지 분야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는 광주·전남이 상생발전을 위해 공동 조성한 빛가람 혁신도시가 진정한 에너지신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성공한 해외 선진 클러스터에는 우수한 대학이 존재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는 스탠포드 대학이 있고,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에는 니스 대학이 있다. 또 실리콘 밸리에 이어 세계 제2의 정보통신 특화산업단지로 성장한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에는 스웨덴 왕립공대가 자리잡고 있다.

한전공대는 이와 같이 광주·전남 에너지밸리가 세계적인 산학연 클러스터로 성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다. 특히 에너지 선도기술 개발 등 혁신적인 연구·개발과 에너지 특화 인재 배출을 통해 에너지산업 전반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R&D 확대에 따라 기업 투자 연계를 통한 지역 내 대기업 및 연구소 유치, 기술창업 활성화 등 산·학·연 생태계 기반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는 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 가속화로 이어지고, 일자리가 늘면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신산업의 경우 미래 유망산업으로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아 청년 인구 유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목포대·순천대·동신대 등 전남권 소재 대학뿐만 아니라 GIST·전남대 등 광주권 소재 대학과의 공동연구 등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전공대 설립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현재 대학설립심사위에서 한전공대 법인 설립을 심사하고 있으며 1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한전공대 법인 설립 이후에는 캠퍼스 착공을 위한 건축계획을 확정하고, 총장 및 교직원 공모·채용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남도에서는 한전공대가 2022년 3월 정상 개교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국가재정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올 상반기에 개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 중이다. 특별법도 신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정치권 등과 지속 협의해 나가겠다.

▶▶▶ ‘전남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해상풍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은?

전남의 해상풍력 잠재량은 12.4GW로 국내 총 잠재량 33.2GW 중 37.3%를 차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 신안군 일원에 8.2GW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48조 5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해상풍력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전남형 일자리 모델로 구축해 지역과 국가경제발전의 동력으로 만들겠다.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해 40개의 기업을 유치하고 상시일자리 4006개를 포함한 총 11만 7506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신안군, 한전, 전남개발공사 등과 함께 전남형 상생일자리 TF를 구성, 3GW 발전사 컨소시엄 구성, 송전선로 연결, 해상풍력 지원부두 및 배후단지 개발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송전선로 구축과 지원부두·배후단지 조성은 국가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송전선로는 한전이 선투자해 구축하고 나중에 기업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정부, 한전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풍력설비·부품업체 관계자 초청 간담회를 통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확인했으며 두산중공업, 유니슨 등 설비업체들을 개별방문, 필요부지 면적 등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신안군, 한전, 전남개발공사와 신안지역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한전 주도 1.5GW 규모 해상풍력 사업개발과 3GW 규모 공동접속설비 구축, 전남 소재 부품·설비 제조기업의 생산제품 구매 협조 등에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한전과 민간발전사가 참여하는 3GW 발전사 컨소시엄을 구성, 세부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구축도 추진한다고 하셨다. 방사광 가속기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 것인지 설명해달라.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 할 때 나오는 빛을 이용해서 물질의 기본입자를 관찰하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태양광보다 1억배 밝은 빛을 내는 3세대 방사광 가속기보다 100억배 이상 밝은 광원을 만들어낸다. 물질의 구조를 관찰하고 성질을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대형 연구시설로 화학, 생물, 반도체, 의학 등 기초연구는 물론 에너지신소재, 바이오신약, 친환경배터리 등 모든 기초과학 분야에서 활용된다.

광주·전남 에너지밸리가 한전공대와 연계해 세계적인 에너지 연구단지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한전공대의 글로벌 경쟁력과 연구역량을 배가시키고 지역 벤처기업들이 스타기업으로 도약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은 가속기 연구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에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방사광 가속기 구축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방사광 가속기 외에 핵심사업은 무엇인가?

2만 5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국제회의인 ‘202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에 힘을 모을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197개 회원국, 2만 5000명이 참가하는 회의로 유엔 기후변화협약을 이행하는 최종 의사결정 회의다.

현재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남중권 10개 시·군이 공동으로 협력해 여수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으며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수 개최 지지 발언도 이어져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경남과 함께 구성·출범한 COP28 유치위원회를 통해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총회는 여수 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과 마이스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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