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한계, 기술 아닌 제도의 문제”
“재생에너지 한계, 기술 아닌 제도의 문제”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9.11.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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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 모색’ 토론회
전문가, 태양광 REC 급락·풍력 기술력 부족 지적
내수시장 한계 극복 관건...수용성 확보 가장 중요

[에너지신문]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성장이 어려운 이유는 기술적 한계가 아닌 제도적인 문제 때문이다. 현재의 보급정책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40년까지 35%를 한계치로 제시한 것에 따른 반박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보급 확대 노력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낮은 주민수용성 및 각종 규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보급 늘었으나 산업기반 여전히 미흡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보급 확대 중심의 정책으로 규모는 커졌으나 내수시장의 한계와 저가경쟁(태양광), 기술력 부족(풍력) 등으로 산업육성 기반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태양광은 내수확대를 통한 육성기반 마련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며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RPS와 같이 특정 제도에 편중된 생태계 구조로 단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보다는 REC 가중치 등 비용보전에 치중하는데다 중국산 저가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기술력이 강점인 국내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풍력의 경우 두산중공업 등 소수 대기업과 중소 부품기업군으로 산업이 형성되고 있어 기술축적이 부족하고 가격경쟁력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풍력의 강점인 대규모 프로젝트는 부지확보, 민원 등의 벽에 부딪혀 추진이 지연되고 있으며 외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가 부족하다.

특히 내수시장 자체가 작아 국산 터빈 및 핵심부춤의 가격과 기술경쟁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타워 등 기타 부품의 경우도 생산이 감소하며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상훈 소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태양광은 내수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민간주도의 투자여력을 증대하고 고품질·친환경 제품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시장을 재편해야 하며, 풍력은 안정적인 내수시장 확보 및 국산제품 활용 강화, 단기와 중장기의 ‘투-트렉 전략’으로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RE100 제도 및 리파워링 도입 등을 통해 정부보급과 별개로 민간투자 환경 조성(태양광) △공공주도형 사업, 계획입지 도입, 전담조직 신설 등을 통해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확보(풍력) △단기적으로 해외기업과의 M&A 지원을 통한 터빈설계 등 핵심기술 확보, 중장기적으로 핵심부품 조기 국산화 R&D 추진(풍력) 등이 포함된다.

▲ 정부,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 모습.
▲ 정부,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 모습.

◆ 입지규제, ‘과학적 근거’로 풀어야

패널토론에서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고효율 제품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REC 현물가가 급락하면서 소규모 태양광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산품이 보다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최근 퍼지고 있는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해 정부가 적극 나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또한 “BIPV 등 ‘기능성 태양광’ 시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 태양광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국책 차원의 기술개발, 인력양성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풍력산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진종욱 두산중공업 상무는 “국내 해상풍력산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제조업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 상무는 “꾸준한 실적과 평가, 안정성을 갖춰야 세계적인 풍력기업이 나올 수 있다”며 “두산중공업의 주력인 발전설비 분야는 진입장벽 크지만 이를 넘어서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풍력은 기술 격차를 좁히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으로, 선진국 대비 약 20년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작업물량 확보가 어렵지만 기회는 많다는 게 진 상무의 설명이다. 다만 인허가 및 주민수용성 문제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확실히 조율해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종욱 상무는 “풍력터빈은 가스터빈과 비교해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기에 (두산중공업은) 충분히 글로벌 풍력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소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정부 정책 및 국내 전력시장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3차 에기본에서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35%로 정한 것은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러나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력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술적인 한계라는 것은 결국 제도의 한계이며, 현재 산업부의 규제 및 진흥정책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변호사는 “신재생 계통연계로 한전이 얻는 인센티브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기업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인요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입지규제와 같은 문제의 경우 중앙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통해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지자체 조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주민들의 민원만을 이유로 사업을 반려하는 것은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부, ‘주민수용성’ 재차 강조

마지막으로 심진수 산업부 재생에너지산업과장은 “현재 재생에너지는 보급목표를 초과달성하면서 순항하고 있다”며 “다만 태양광은 빠르게, 풍력은 느리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 과장에 따르면 태양광은 잉곳·웨이퍼 등 소재부품 분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셀·모듈 등 제조분야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수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풍력의 경우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정부가 업계와 함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진수 과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수용성임을 재차 강조했다. 해상풍력의 경우 수산업과 공존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주민들과 어떻게 이익을 공유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아울러 태양광은 효율 35%, 투명전지와 같은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당장 상용화는 불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미리 선점하기 위함이다.

또 두산중공업을 필두로 8MW급 터빈의 개발 및 실증을 최대한 빨리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풍력으로 꼽히는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개발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심 과장은 “에너지공단 내 풍력발전 추진지원단을 설치하는 등 정부가 직접 지원에 나서고, 내년 풍력 관련 예산도 크게 늘렸기 때문에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낙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REC 가격 급락에 대해서는 “한국형 FIT 적용 등을 통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정부가 막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격은 시장가격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업자들이 잘 파악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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