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국내외 풍력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창간기획] 국내외 풍력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9.09.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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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유럽·미국에서 아시아로 성장축 이동
우리나라 올해 300MW 이상 단지 완공 예정

[에너지신문]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풍력발전시장은 기후변화와 기존 화석연료 대체 필요성으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외 풍력발전 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 풍력발전의 역사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세계 풍력발전의 역사

인류는 약 5500여년 전부터 바람에너지를 널리 사용해왔다. 바람에너지는 물을 퍼 올리고 곡식을 빻으며, 바다를 항해하는데 두루 쓰였다.

본격적으로 바람에너지를 이용한 사례는 기원전 200여년 경 페르시아가 풍차를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비슷한 시기 알렉산드리아의 과학자 헤론이 풍차를 개발했다는 기록이 있다. 7세기에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천과 갈대 매트로 풍차 날개를 만들어 옥수수 분쇄나 양수(揚水), 제분과 설탕 제조 등에 이용했다. 풍차로 유명한 네덜란드는 14세기경 라인강과 뫼즈강, 쉘드강의 삼각주 지역에서 간척사업 시 물을 배출하는데 바람에너지를 활용했다.

바람에너지를 전기 생산에 활용한 최초의 발전기는 1887년 스코틀랜드에서 제임스 브리드가 제작한 배터리 충전용 설비다. 이듬해 1888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찰스 F 브러시(Charles F. Brush) 가 백열등 350개를 켤 수 있는 세계 최초 자동운전 풍력발전기를 20년간 운용했다.

20년 후 미국에서는 5~25kW급 풍력발전기 72기가 전력을 생산하게 됐다. 세계 1차 대전 당시에는 매년 10만대의 농장용 풍차를 제작했다. 1930년대까지 미국은 전력공급을 위한 배전시설을 충분히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분산전원으로서 농장용 풍차를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본격적인 수직축 풍력발전기는 1920년대 프랑스 G.J.M. 다리우스가 개발했다. 이후 수직축 풍력발전기는 1922년 핀란드에서 개발한 시보니우스형 풍력터빈을 비롯해 헬리컬형 등 다양한 모델이 제작됐다.

근대식의 수평축 풍력발전기는 1931년 구소련 얄타에 건설됐다. 설비용량은 100kW, 타워 높이는 30m였으며 6.3kV 지방 배전계통에 연계 운전됐다. 이용률은 32%로 현재 풍력발전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10년 뒤인 1941년 미국 버몬트주에는 세계 최초 MW급 풍력발전기인 스미스 풋남(Smith Pupnam) 발전기가 세워졌다. 풍력터빈 설비용량은 1.25MW로 전력계통 연계가 이뤄졌으나 전쟁에 따른 자재 부족으로 정비가 불가해 가동시간은 1100시간에 불과했다.

전력생산용 풍력발전기 개발로 풍력발전단지 역시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1980년 미국 뉴햄프셔주에는 전력생산을 위해 30kW급 풍력발전기 20기로 이뤄진 세계 최초 육상풍력발전단지가 세워졌다. 1980년대 덴마크가 미국에 약 7000기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하는 등 본격적인 상업화가 시작됐다.

또 1991년 덴마크 빈데비 해상에는 450kW급 풍력발전기 11기 세워졌다.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였다. 한편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풍력발전설비 누적 설치량은 590.9GW에 달한다. 2014년 이후 매년 50GW 이상 신규 설비가 건설되고 있다.

세계 풍력발전시장은 현재 신규 설치 상위 10개국 중 7개국이 1GW 이상, 누적 설치 상위 10개국 중 9개 국가가 10GW 이상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GWEC(Global Wind Energy Council)에 따르면 2023년까지 매년 55GW 이상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성장이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동남아시아와 해상풍력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해상풍력은 작년 연말 기준 전체 풍력발전설비 설치량의 4%에 불과하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육상풍력은 9% 성장했으나 해상풍력은 20%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연말 기준 신규설치용량만 4.49GW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24% 많은 설치용량이다. GWEC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7~8GW 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초기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됐던 경향과 달리 최근에는 아시아,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중국은 작년 기준으로 신규 설비만 전 세계 풍력시장의 45%에 달하는 23GW를 설치했다. 현재까지 누적 설치량만 211GW에 달한다. 2013년 이후 중국은 세계 최대 풍력발전설치 국가 자리(전 세계 대비 35%)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풍력발전 개발 역사와 현황

우리나라는 1975년 3월 22일 한국과학원에서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어도(엇섬)에 세운 2kW급 풍력발전기가 공식적인 국내 최초 풍력발전기로 기록돼있다. 이 풍력발전기는 어도 마을 내 37개 가구에 전기를 공급했다. 국내 최초 상업용 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행원풍력발전단지는 1997년 600kW급 풍력발전기 2기를 설치해 1998년 8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4월까지 225kW급 1기, 660kW급 7기, 750kW급 5기 등 추가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모두 10MW 규모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 역시 제주도에 자리했다. 2017년 9월 상업 운전을 개시한 30MW 규모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다.

본격적인 풍력발전 분야 연구가 시작된 건 잇따른 석유파동으로 인해 에너지자급이 절실해진 1988년부터 2000년 초반이라 볼 수 있다. 당시 동력자원부는 ‘대체에너지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풍력발전 분야 연구는 비단 유럽이나 미국 등 풍력 선진국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이긴 하나, 세계 추세에서 볼 때 그리 늦은 편이라 볼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1988년 전국 64개 기상관측소와 일부 섬, 내륙지역에서 관측한 풍황 자료를 토대로 국내 풍력 자원 특성을 분석했다. 이후 1993년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제주 월령에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조성해 처음으로 전력계통에 연계해 풍력발전기 100kW 1기와 30kW 2기를 운영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이 20kW급 소형 풍력발전기를 연구·개발했고, 1992년부터 1996년 사업 기간 한국화이바가 300kW급 수직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중·대형급 풍력발전기 개발이 시작됐다. 이후 유니슨과 효성이 750kW급 풍력발전기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했고, 2001년 한국화이바가 750kW급 풍력발전기용 풍력 날개를 개발했다.

2005년에는 해상풍력 실증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가 시작됐으며, 이듬해 두산중공업이 3MW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실증에 착수했다. 올해에는 유니슨이 4.2MW 풍력발전기를, 두산중공업이 5.56MW 풍력발전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형 풍력터빈제품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1998년 국내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약 1.3MW 수준이었다. 이후 2002년 약 11MW, 2006년 약 176MW, 2013년 약 573MW, 2016년 약 1032MW, 작년 연말 기준 약 1300MW까지 확대됐다.

올해 우리나라는 영광풍력(79.6MW), 영양 양구풍력(75.9MW),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60MW), 울진 현종산풍력(53.4MW), 수망풍력(21MW), 귀네미풍력(19.8MW), 청송 노래산 풍력(19.2MW), 완도산지풍력(17.25MW) 등 약 347MW 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될 예정이다.

풍력시장 확대, 정확한 이해가 중요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풍력발전시장은 분명 성장세에 있지만 세계 풍력시장 (지난해 기준 59만MW)의 가파른 성장세와 비교할 때 분명 손색이 있다.

국내 풍력발전시장의 더딘 성장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이는 비단 작은 국토의 문제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며 “오히려 국민의 인식 영역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풍력발전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으며, 이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우선 오래된 풍력발전기나 단지는 버려지는 게 아니라 리파워링 사업 등을 통해 더 좋은 발전기로 교체되며, 풍력 날개를 제외한 대부분 구성품은 철재로 재활용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저주파의 경우 미국 매사추세츠주 환경부와 보건부 위탁 수행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저주파가 인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저주파는 도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다.

또 산과 강, 바다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또 소음의 경우, 환경부가 시행하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국가의 소음·진동관리 기준을 준수하는지 철저히 평가받고 있다.

화재 위험에 대한 대비 역시 하고 있다.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과속회전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와 과열방지를 위한 온도 센서, 낙뢰를 방어하기 위한 피뢰기, 사고 발생 시 원거리에서 설비를 멈출 수 있는 원격정지장치 등을 풍력발전기에 갖추도록 하고 있다.

또 법적으로 발전기 내부에 자동 소화장치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설치된 발전기 중 0.5%만 화재사고가 발생했으며, 큰불로 번진 사례는 없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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