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 그 서막을 열다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 그 서막을 열다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9.09.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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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총 1조원 투자...6년만에 완성 ‘눈앞’
2030년까지 약 10조원 규모 수입대체 효과 기대

[에너지신문]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두산중공업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 조립 행사를 18일 창원 본사에서 개최한 것.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현재 제조 공정률은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세계 다섯 번째 국가가 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는 그간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표로 진행된 과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약 600억원을 투자했으며 두산중공업도 자체적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이번 국책과제에는 두산중공업과 함께 21개 국내 대학, 4개 정부출연연, 13개 중소·중견기업 및 발전사가 함께 참여해 산학연 협업을 통한 R&D의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 18일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국산 대형 가스발전 터빈 DGT6H S1. 95% 공정으로 시험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계공학의 꽃’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고효율 가스터빈이다. 총 부품 수만 4만여개에 이르며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다. 이 블레이드 1개의 가격은 중형차 1대와 맞먹는다.

가스발전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발전의 1/8,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1/3 이하 수준으로 친환경 운전이 가능하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기술’ △대량의 공기를 24:1(최신 압축기모델 기준)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 등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의 기계기술 복합체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의 이종욱 박사(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으나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500℃ 이상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과 같이 이번에 개발된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한 국책과제 모델은 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에 공급, 오는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 최신 사양을 갖춘 380MW급 후속 모델과 신재생발전의 단점인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0MW급 중형모델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국내 가스터빈, 전량 수입 의존에서 벗어난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조 1000억원, 유지보수 및 기타 부대비용 약 4조 2000억원 등 약 12조 3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화력, 석탄발전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화력은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이를 전량 국내산 가스터빈으로 공급할 경우 약 10조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kW당 480달러, 1달러당 1150원 기준)

여기에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IHS 켐브릿지에너지연구소(CERA)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018~2028년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매출 3조원, 연간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 사업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전경.
▲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전경.

독자모델 무기로 서비스시장 공략까지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R&D센터를 설립했으며 1000억원 이상을 투자, 창원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을 준공했다. 이곳에서 3000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진동, 응력, 압력, 유체와 금속의 온도를 모니터링하는 등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도 선제적으로 준비 중이다.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기기 공급뿐만 아니라 공급 후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정비, 부품교체, 성능개선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인수한 바 있다. DTS는 현재 국내 상업운전 중인 대부분의 가스터빈 모델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회장은 “이번 가스터빈 개발은 국내 23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며 “지속적인 변황와 혁신을 통해 타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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