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고] 김신종의 에너지 이야기-⑮차세대 대안에너지의 모색
[연재기고] 김신종의 에너지 이야기-⑮차세대 대안에너지의 모색
  • 김신종 고려대 에너지 환경대학원 교수
  • 승인 2019.09.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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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김신종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행정고시 22회 합격 이후 산업자원부 및 환경부 등에서 오랜 기간 공직에 몸담았던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다. 본지는 에너지의 기원에서부터 미래 에너지 전망에 이르기까지 김신종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겨 있는 ‘김신종의 에너지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주

▲ 김신종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 김신종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불의 발견으로 고대 인류는 혹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날짐승의 고기를 익혀 먹게 됐는데, 외부 에너지가 인류문명에 개입된 시작이었다. 원래 에너지(氣)는 우주공간과 삼라만상의 생성소멸을 가능케 하는 힘(元氣)으로서 창세부터 존재했지만 고대 인류는 이것을 몰랐거나 어렴풋이 느꼈을 것이고, 많은 세월이 흐른 고대·중세에 동·서양의 석학들이 세계 작동의 이론으로 구명하기에 이르렀다.

역사시대 5000년을 살펴보면 인류는 몇 차례 주종(主宗)에너지를 바꿨다. 47세기 동안 나무, 2세기 동안 석탄, 1세기 동안 석유를 사용했다. 석유를 주로 사용해온 20세기는 그 앞의 모든 세기보다 더 큰 폭의 변화와 혁신을 이뤘는데, 이중 전기와 원자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특히 원자력과 핵(核)기술은 인류는 물론 지구 자체를 소멸시킬 수도 있는 강력하고 위험한 이기(利器)로, 인류는 이를 현실화시키고 말았다.

오늘날의 상황을 요약하면 18세기부터 근 3세기 동안 주종에너지의 위치를 점유해온 화석에너지가 비판에 직면했으며 저공해에다 효율성이 최고인 원자력에너지도 도전에 당면했다는 것이다. 산성비에 이어 CO2 과다배출에 기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는 더 이상 지구 환경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됐으며, 원자력에너지는 연이은 대형사고로 불안과 저항을 불러왔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에너지시장은 화폐시장의 기형적 발달로 실물시장과의 균형을 상실하고 있고, 질서유지자가 부재할 가능성이 점증하면서 기존 질서가 모종 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장차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더 이상 주종(主宗)에너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무엇으로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21세기의 인류가 직면한 현실은 만만치 않다. 에너지정책학의 관점에서 인류가 차세대를 위한 대안에너지를 선택해야 할 경우 반드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변수를 정리해 본다.

첫째, 양(量)의 문제. 지구촌의 에너지시장은 이제 더 이상 지역으로 나뉘어 각자 살아갈 수 있는 Multi-Market이 아니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이유로 에너지가 부족하면 온 세계가 공급부족이 되며, 가격상승을 피할 수 없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 단일시장이다. 따라서 대안에너지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만한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환경문제. 인류가 화석에너지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다면, 이는 양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문제 때문일 것이다. 셰일가스 등 비전통 에너지의 개발, 극지개발 및 심해저개발 등으로 양(量)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으나, CO2의 과다발생으로 지구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에너지는 환경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분쟁유발이 없는 에너지. 대안에너지는 석유·가스와 같이 지역 편재에 기인한 분쟁요인이 없어야 한다. 세계에 고루 분포되어 있거나, 공급원이 무한한 에너지여야 한다.

넷째, 기술개발. 대안에너지는 현존하는 에너지이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거나, 아직 여건이 덜 성숙한 유아단계의 미성숙 에너지이거나, 아예 모르는 미지의 에너지일 수도 있다. 화석에너지의 위기와 원전불안, 지구환경문제, 기형적이고 불완전한 에너지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부단한 기술개발과 과감한 R&D 투자만이 인류와 우리가 살 길이다.

화석에너지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예컨대 올림픽 육상 경기 중 400M 계주를 보라. 달려온 선수와 이어 달려야 할 선수들은 대기선에서 바로 바통터치를 하지 않는다. 달려온 선수는 다음 선수가 가속이 붙을 때까지 일정거리를 같이 뛰다가 바통을 넘긴다.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주종에너지의 교체’도 이와 같을 것이고 같아야 한다. 유력한 대안에너지가 제 구실을 다할 수 있을 때까지, 즉 제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한동안 함께 달리다가 바통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ramp-up).  따라서 대안에너지 후보군은 ‘과도기적 대안에너지’와 ‘최종적 대안에너지’로 구분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과도기적 대안에너지로는 비전통에너지, 청정석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거론될 수 있으나 비전통에너지도 청정석탄도 본질은 화석에너지에 다름 아니며, 재생에너지는 기후조건과 입지문제로 공급한계의 문제를 안고 있어 나라마다 수용가능성이 다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최종적 대안에너지로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핵융합에너지 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료전지는 전력 부문에서 입지 난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자동차 부문에서는 기존 주유소들과 제휴하는 등 인프라 문제만 해결되면, 진정한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에너지는 태웠을 때 발생하는 열량이 크고, 연소 반응 후에 생기는 물질이 물 뿐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으며, 원료공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일반연료, 수소자동차, 수소비행기, 연료전지 등 현재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용 가능할 것이다. 공해를 유발하는 탄소보다는 우주 전체 모든 물질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수소가 차세대 주역이 될 개연성이 크다.

핵융합에너지는 무거운 원자를 분열시켜 에너지를 얻는 핵분열과는 달리 수소나 중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의 핵이 2개 이상 결합, 하나의 원자핵으로 바뀔 때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태양이 엄청난 양의 열과 빛을 내는 것도 핵융합반응 때문이며, 바닷물 1L로 휘발유 300L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이 기술을 상용화 할 수만 있다면 인류는 드디어 에너지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보게 될 것이다.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은 몇 차례 전환을 거쳤고 미래에도 연속될 것임을 인류의 집단의지와 물극필반(物極必反)의 관점에서 믿으며 태극기의 문양을 보며 더욱 그러한 심정에 젖는다. 우주 모든 존재의 근원인 무형의 태극, 즉 리(理)가 음양(陰陽) 두 기(氣)와 서로 연대하며 만물을 생성하려는 역동과 활기의 동태를 다시 주목하며, 에너지원의 지속과 변화, 조합과 증식을 추동하는 운화(運化)로도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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