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범 기자
권준범 기자

[에너지신문] 전국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붐이 일어나면서 태양광발전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정부의 보급 목표치는 1.63GW를 이미 지난달 돌파했으며 지금 현재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태양광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태양광은 풍력이나 연료전지 등 타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비교해 건설기간이 짧고 설비 구축에 드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아 소규모 사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신규 설치된 물량의 약 92%가 1MW 이하 중소형 설비다.

일단 중소 사업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제도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으면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중소 발전사업자들은 자본력이 낮기 때문에 리스크에 취약하다. 즉 중소 사업자들이 많이 몰리는 산업은 분명 메리트가 있으나, 산업이 위축되면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태양광 발전소의 급증은 최근 들어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격 폭락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REC 평균가격은 9만 7000원 선이었으나 올해 8월 현재는 그 절반보다 조금 높은 5만 9000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2022년 2.1GW 규모의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단지가 새만금에 들어설 예정이고, 전국적으로 수십MW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소들이 계속 건설될 예정이어서 REC 가격 하락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태양광 공급과잉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REC=수익’이다.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은 낮아진 REC 가격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수익은커녕 투자비 회수도 어렵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목표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태양광 보급 사업을 전개한 것이 현재의 상황을 불러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치상 목표에 집착하기 보다는 건전한 시장 생태계를 우선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의 의미를 생각해 볼 시점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