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이사회, 8일 한전공대 설립 및 법인 출연안 의결
이채익 의원 "경영상태 일촉즉발...6천억 떠안겠다? 비상식적"

▲ 한전 나주 본사 전경.
▲ 한전 나주 본사 전경.

[에너지신문] 한전이 8일 이사회를 열고 ‘한전공대(가칭) 설립 및 법인 출연안’을 의결한 가운데 현 상황에서 한전공대 설립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은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학교법인 설립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전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산업은 글로벌 기후변화 적응과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 속에서 저탄소‧디지털·탈집중화 등 대전환 시대가 도래하며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전공대는 에너지기술을 혁신할 ‘새로운 연구 플랫폼’으로서 인적‧물적 핵심역량과 자원을 제공,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 산업의 확장을 통해 한전의 미래 신사업 및 신시장 창출을 선도할 것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IAEA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신시장은 2030년까지 23조달러(한화 약 3경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산업 기술은 선진국과 약 4.5년 격차로 추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전은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대학 설립을 주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정부, 지자체의 안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에 성과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전공대의 연구개발 성과 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 기업과 주주의 가치 제고 등 한전의 장기적 이익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전공대가 한전 전력연구원과 상호보완적 운영을 통한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 한전의 기술 및 인재 역량 확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연구원이 응용기술 개발 및 적용을, 한전공대가 대형과제 중심의 기초연구 및 적용을 각각 담당한다는 것이다.

한전은 “학생수 1000명 수준으로 대학원생 600명, 학부생 400명인 ‘작지만 강한 연구형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며 “학과간 벽을 허물기 위해 단일학부로 개설하고 문제해결형 프로젝트 중심의 융복합 교과과정을 운영, 에너지 산학연 클러스터에 특화된 대학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이 설립비용 약 6200억원, 운영비용 연간 약 64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 올해 1분기 6299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부채가 115조원에 이르는 한전은 올 여름 전기요금 감면으로 약 3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한전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김종갑 사장 등 이사진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한전공대 건설은 국회 논의를 거쳐 정부 재정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옳으나 정부는 한전에게 그 비용을 떠넘겼고 한전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남 나주에 공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며 “한전의 경영상태가 일촉즉발의 사면초가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약 6000억원에 달하는 공대 건설까지 떠맡겠다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미 국내에는 카이스트, 유니스트를 비롯한 이공계 특성화대학이 5곳에 이르며 각 대학마다 에너지 관련 학과가 존재한다. 여기에 저출산 지속으로 향후 5년간 대학 입학 가능 인구가 15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한전공대 건립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이 든다는 것.

이채익 의원은 “한전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기업”이라며 “한전공대 건설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 및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고 나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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