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재생에너지는 단순히 화석에너지와 다른 하나의 에너지원이 아니다. 더욱이 에너지믹스 중에 하나는 더욱 아니다.

재생에너지에는 에너지라는 물리적 개념 외에 인류문명, 사호관계 및 국제질서, 청년세대 등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구조와 의미가 함께 내포되어 있다.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주류가 되는 세상에서는 혁명적인 변화가 함께 할 것이며 국가 간에도 지금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에너지 전환이 가져올 인류와 우리민족의 미래를 꿈꾸고자 한다.

첫째, 재생에너지는 문명이다. 재생에너지는 이미 우리 인류 문명을 가슴 벅차게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2015년 터키 안탈리아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있었다. 여기서 채택된 정상선언문 중에는 현대 문명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Recognizing that globally over 1.1 billion people lack access to electricity and 2.9 billion rely on the traditional use of biomass for cooking...”

G20 정상선언문 중에서 발췌한 일부인데, 아직도 세계 70억명의 인구 중에서 11억명이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29억명은 조리를 위해 땔감 같은 전통적인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를 쓸 수 없다는 것은 단순히 에너지소외 문제가 아니다. 냉장고가 없어 신선한 음식 보관이 불가능한데 따른 영향문제를 비롯해 의료문제, 교육문제 등 그야말로 인류 문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행이 G20 정상들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러한 지역의 사람들의 에너지 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자발적으로 협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우리가 재생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화석에너지와 비교한 경제성이 주된 이슈다. 하지만 전기가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11억명의 인류에게는 전기는 단순히 경제성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인 것이다.

현재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대부분의 지역은 전력 수요밀도가 낮아 석탄이나 오일 발전소와 같은 화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송전망을 확보하여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에 태양광, 소수력, 소형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독립형 시스템으로도 적합하여 전력 수요밀도가 낮은 곳에서 유용한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태양에너지와 바람에너지는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11억명의 인류에게 불을 밝혀주고,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여 인류가 발전시켜온 문명을 모두가 공유하게 할 것이다. 이는 또 하나의 인류 문명의 진보라 하겠다.

둘째, 재생에너지는 민주주의다. 에너지를 이야기하면서 민주주의를 논하면 흔히들 에너지와 민주주의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한다. 그렇다. 에너지의 물리적 개념이 물체가 가지고 있는 일을 하는 힘이나 능력을 말하는데, 여기에 민주주의를 가져다 붙이니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산업사회의 출발점인 산업혁명이 증기라는 에너지를 만들고 소유한데서 비롯되었음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증기라는 상상을 초월한 힘을 가진 에너지가 나타나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새로운 사회관계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회관계에서 에너지를 단순히 물리적 개념만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은 에너지가 노동, 생산력을 규정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국가와 민족의 독립, 그리고 생존 문제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동에서의 전쟁들은 대부분 석유라는 에너지 자원의 지배를 두고 일어난 것이다. 이는 에너지가 국가관계까지 규정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세상은 다르다. 어느 거대 자본이나 국가도 재생에너지를 지배할 수는 없다. 이는 햇빛이나 바람과 같은 재생에너지 자원의 존재와 분포가 가지는 특성 때문이다. 화석에너지는 저장(STOCK) 형태로 존재하며 에너지밀도가 높고 일부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지배나 독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국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즉 거대자본과 강력한 국력을 가진  국가만이 화석에너지를 소유하고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재생에너지는 흐름(FLOW) 형태로 존재하며 에너지 밀도가 낮고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거대 자본도, 초강대국도 햇빛이나 바람을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화석에너지 세계에서는 에너지 자원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자 또는 국가가 늘 부를 지배하고 대물림하였지만, 재생에너지 세상에서는 누구나 소규모의 자본으로도 햇빛과 바람 에너지를 이용할 수가 있다. 자원 빈국이나 에너지 소외계층이 없다. 이것이 바로 재생에너지가 민주주의이고 에너지 독립인 이유이다.

셋째, 재생에너지는 청년의 미래이다. 지난달 중순에 런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당장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로 시내 곳곳이 마비된 것을 목격한 바가 있다.

그런데 그 시위를 주도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라는 것에 놀랐다. 젊은이들은 “나의 지구는 나의 미래다(MY PLANET, MY FUTURE)!”라고 외치며 기성세대에게 당장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Action을 요구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의 외침을 보면서 산업화의 과일만 따먹고 기후변화, 핵폐기물, 부동산버블 등 온갖 비용은 젊은 세대에게 미뤄둔 기성세대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위해 잘한 것이 있다면 재생에너지 세상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기후변화에 대한 희망을 같을 수 있게 하였으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인류의 진보와 평화를 꿈꿀 수 있게 한 것이다. 더욱이 에너지의 95%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서는 재생에너지는 젊은 세대에게 민족부흥의 기회이자 에너지 독립을 가져다줄 미래 희망이 될 것이라 믿는다.

에너지 전환은 넘어야할 산이 아니라 민족과 국가 부흥의 기회이며,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미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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