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준비하는 수소시대
수소충전소·연료전지 구축 사업에 적극 나서
수소에너지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 활성화
인프라 구축 시간 걸려…기술 리더십 강화에 역점

[에너지신문] 올해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핵심 사업은 수소차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발표에 앞서 지난해 12월 ‘수소전기차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선언하며 수소시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의 ‘FCEV 비전 2030’을 보면, 2030년에 국내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FCEV)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이다. 이를 위해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총 누적 7조 6000억원을 투자하고, 5만 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정부 못지 않게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수소전기차 개발에 나서는 완성차업체들이 늘고 있어 보다 확고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2030년 전세계 수소전기차 시장 내 리더 자리를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판매처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IAA Commercial Vehicles 2018)에서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이하 H2E)와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차량을 공급하며, 최종적으로 1000대의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을 H2E사에 납품하게 됐다.

현대차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H2Energy와 MOU 체결을 통해 현대차의 대형 수소트럭이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이번 MOU를 발판으로 앞으로 유럽 시장 내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수소시대를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여기고 있다.

▲ 현대차는 수소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사진은 수소전기하우스.
▲ 현대차는 수소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사진은 수소전기하우스.

▶▶▶ 수소 인프라는 수소시대 구현의 핵심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울산광역시·울산테크노파크와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 및 수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는 “수소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소전기차 보급뿐 아니라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소차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인프라 구축은 현대자동차에게도 꼭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가장 밀접한 충전소부터, 연료전기 기술, 그리고 인재 발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부분은 수소충전소다. 현대차는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경기도 안성휴게소에 국내 최초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를 열었다. 경부고속도로 내 휴게소 중 통행량과 이용고객이 많아 교통요지로 꼽히는 휴게소로, 고속도로에서 수소전기차를 운행하는 고객들의 충전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자 충전소를 구축한 것이다.

현대차는 오는 6월까지 △중부고속도로의 하남휴게소(경기도 하남시 소재) △남해고속도로의 함안휴게소(경상남도 함안군 소재)에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개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계자는 “현대 차는 단순히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넘어 수소사회로 가기 위한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 사업에도 적극 동참했다. 현대차는 한국동서발전㈜와 ㈜덕양과 손잡고 수소연료전지에 뛰어들었다. 울산 화력발전소 내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현대차는 연료전지 시스템 구축, 동서발전은 설비 운영 및 전력 판매, 덕양은 수소 공급 등의 역할을 맡는다.

이 사업은 해외 기술이 잠식하고 있던 국내 연료전지 발전 시장에 국내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된 발전 설비가 새롭게 보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가 올해 하반기에 착공되면 연간 8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약 2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차는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친환경부품 전용공장 내 여유 부지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을 신축해, 오는 2022년까지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4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자동차분야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타 산업으로 확대함에 따라 △원가 경쟁력 확보 △관련 분야 고용 창출 및 연관 산업 확대 등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인재발굴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Hyundai Motor Group Global Top Talent Forum)’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재 발굴과 영입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오는 8월에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새롭게 신설된 수소·연료전지 세션이 주목받고 있다. 수소전기차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미래 수소산업을 이끌어 나갈 우수 인재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해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  수소를 이해하는 것이 수소사회의 첫걸음
“수소 에너지를 이해하는 것이 수소 사회를 맞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현대차가 수소 알리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이유다.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현대차는 ‘수소로 밝힌 미래’ 이벤트를 열었다. 수소 에너지의 원리를 보다 쉽게 알리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인 수소차를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구 서울시청 외벽에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영상을 투사해 수소에너지의 이미지를 약 1시간가량 선보였다.  △수소가 만들어지기 전 물의 단계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단계 △전기 분해로 생성된 수소 분자가 운동에너지를 갖는 단계 △수소 분자가 다시 물이 되는 단계 등 수소의 순환 과정이 형상화돼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 가능성을 그렸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수소전기하우스’를 열어 수소전기차의 기술과 친환경 수소에너지가 만들어 갈 미래 수소사회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가 만든 에너지로 사는 집’이라는 콘셉트로 한 이 공간은 현대차가 수소전기차를 통해 생성된 에너지를 일반 가정의 동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현, 수소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3월, 부산 벡스코에 열었던 수소전기하우스는 △그린존 △클린존 △키즈존 △익스피리언스존 등을 구성, 수소와 관련된 친환경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그린존에서는 수소전기차에서 배출된 깨끗한 물로 재배한 방울토마토, 상추, 블루세이지 등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라이브 팜(Live Farm)’이 마련돼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또한 익스피리언스존에서는 수소전기차 절개 모형, 수소 충전 체험 등 수소차의 안전성과 친환경성, 경제성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수소전기하우스는 수소에너지가 미래를 얼마나 깨끗하고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상용차.
▲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상용차.

▶▶▶ 수소차 청사진을 밝히다
현대차는 무공해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플랜을 가동했다. 단기간의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지속적인 저가화 방안을 수립, 장기적으로 미래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인식 등을 고려할 때 시장이 형성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생각이다. 

때문에 관계자는 “연료전지시스템 소형화, 경량화, 고출력화 등에 주력하면서 기술 리더십 유지와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현재 운영 중인 13차종의 친환경차를 대폭 확대해 2025년까지 38차종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이는 그룹에서 생산 중인 차량의 절반 이상을 친환경차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특히 수소전기차의 경우 당분간 차량에 따른 재료비 최적화 등을 고려해 중대형 SUV ALC 대형 상용차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인프라 확산에 맞춰 투입 모델과 판매 물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판매 중인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9km를 주행하며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수소전기차 중 가장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경쟁자인 토요타 미라이 502km보다 100km 더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넥쏘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모터, 감속기, 배터리 등 모든 부분을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99%의 국산 제품으로 완성한 세계 최조의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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